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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품 - <좋은생각> 정용철 에세이
정용철 지음 / 좋은생각 / 2011년 12월
평점 :
한손에 쥐어지는 가볍고 얇은. 수첩처럼 항상 들고 다녔던. 나의 고등부 생활의 일부를 차지했던 책이 있다.
감동적인 글들과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던 나의 학창시절을 같이 했던 책 '좋은생각'.
크기는 작고 두께는 얇았지만 내용만큼은 크고 두터운 글 모음집 이었다.
좋은 생각을 읽고 있노라면 어떤때는 글쓴이가 되기도 하고, 어떤때는 글을 전달받는 입장이 되기도 하여 글쓴이와 서로 공감하고 서로 느끼며 다양한 감동을 느끼기가 다반사였다.
매 달마다 기다려오며 발간되면 먼저 달려가 손에 쥐었던 그 월간지를 창간하고 발행한 발행인의 글을 모아 만들어 낸 책이 바로 '불량품' 이라는 책이다.
시들과 짧은 산문들이 많아 부담도 없고, 가볍게 읽을 수 있었으나 좋은 생각을 읽을 때처럼 가볍지만은 않은 듯한 느낌이었다. 주위에서 접할 수 있는 이야기를 쉽고 편하게 전달하는 글이니 만큼 조금은 무게감이 떨어진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좋은 글, 좋은 책은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는 도종환 시인의 생각에 나도 동의 한다. 다른 이들이 읽지 못하고 어려워하는 글은 이미 죽은 글로서 그 의미를 잃어버린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가 쓴 글들은 무게감 없고, 어딘가 부족한 불량품이 아니라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고, 감동을 전할 수 있는 명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작가의 글은 읽는 사람들에게 많은 생각과 감정을 느끼게 해준다.
간단하지만 군더더기가 없는 글, 쉽게 접할 수 있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글을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이 접하게 되었다. 인생의 기쁨, 슬픔, 희망, 행복 등등 다양한 인간사들을 짧고 담백하게 속삭이듯이 들려주고 있다. 작가가 넌지시 건네는 우리네 행복들을 보고 있노라면 왠지 모르게 가슴이 뭉클해 지기도 했다.
스스로를 불량품이라 일컷는 사람, 가볍고 쉬운 글이 좋은 글이라 생각하며 우리 주변의 이야기로 감동을 이끌어 내는 사람, 그런 그가 있기에 좋은 생각으로 가득 찬 세상에 한걸음 나아갈 수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자주 삐거덕거리고 멈추고 흔들거리는 불량품일 지라도 명품보다 편하고, 익숙한 느낌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담뿍 전해주기를 기도해본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