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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무엇이 될 수 있는가 - 세계적인 뇌과학자가 우울한 현대인에게 보내는 감동과 희열의 메시지
게랄트 휘터 지음, 이상희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예전에 어떤 영화를 본 것이 기억이 난다.
배경은 머나먼 우주. 그 너머 어느 별에서 온 외계인을 한 남자가 만나게 된다.
그 외계인은 너무나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여성이었다.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되고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다.
하지만 외계인은 우주로 다시 돌아가야 될 시간이 되어 돌아가게 되고, 혼자 남은 남자는 돌아온다는 그 외계인의 말을 믿고 기다리게 된다.
많은 시간이 흘러 우주에서 그 외계인이 지구를 찾아오게 된다. 너무 기쁘고 설레이는 마음으로 그 남자는 그 여자 외계인을 반기러 나가지만 눈 앞에는 여자 외계인이 아닌 남자 외계인이 서 있다.
믿을 수 없는 현실이었다. 그녀는 어디로 가버렸단 말인가?
좌절하고 있는 그에게 그 남자 외계인이 말을 건다.
'나 돌아왔어'
둘이서 같이 나눴던 이야기, 추억들을 그 남자 외계인이 기억하고 있었다. 알고 보니 진짜 외계인은 머리 속안에 있었고, 아름답던 여자 형체는 껍데기에 불과 했던 것이다. 그래서 껍질에 문제가 생겨 남자의 형체로 바꿔타고(?) 지구를 찾은 것이다.
남자는 혼란스러웠다. 내가 사랑했던 것은 그녀의 몸인가? 그녀의 의식(머리)인가? 몸은 바뀌었으나 의식(머리)은 그 여자 였기에 사랑하는 이었다고 인정해야 되는 것일까? 아니면 육체가 그 여자가 아니기에 인정을 하지 못하는 것일까?
이 영화를 보고 많이 고민을 했던 적이 있다. 나의 뇌가, 의식이 나 자신일까? 아니면 눈에 보이는 나의 겉모습이 내 자신일까? 이것은 예부터 많은 철학자들이 고민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나는 아직 그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아니 내리지를 못하겠다. 어찌 되었든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에 한 곳이라 생각 드는 곳이 바로 이 뇌라는 곳이다. 이 뇌라는 것이 어떻게 구성되고 형성되어서 지금의 나를 만드는 것인지 너무나도 많은 궁금증을 가지게 하는 아직도 밝혀야 할 것이 많은 비밀 많은 곳이 바로 뇌이다.
이 책은 뇌 과학자가 때론 객관적으로 때론 주관적으로 우리들에게 건내는 이야기이다. 처음에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사실들로 가득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이 책을 접했다. 하지만 나의 예상과는 다르게 주관적이고, 철학적인 내용들로 가득했다. 가장 객관적이어야 하는 과학자가 주관적이고, 자기해석적인 내용들로 책을 쓰다니.. 너무나 신기하고 호기심을 가득안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다른 동물의 뇌와 구별되는 뇌 부위는 타인과 관계를 맺는 경험들이 쌓이면서 형성되고 구조를 갖추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의 뇌는 사회적 산물이며, 사회적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데 최적화되어 있다. 뇌는 사회적 기관이다. -P54
인간의 사고와 행동을 좌우하는 것은 풍부한 지식이나 달달 외운 명제들, 닳도록 읽은 안내 책자며 교과서 따위가 아니라 각자가 품고 다니는 표상, 내적 확신, 세계 및 인간상이다. -P89
과학자로서 어쩌면 위험한 발언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돌려 생각해 보면 과학이 전부라고 맹신하는 다른 과학자들보다 오히려 더 믿음이 가고, 설득력을 갖추었다고 생각이 든다. 인간이 어떻게 유전만으로 만들어 지겠는가? 많은 경험과 지식 등등 모든 환경적인 요소들과 같이 결합했을 때 우리라는 모습이 나오는 것이 아니겠는가?
우리는 왜 진작 깨닫지 못했을까 경쟁의 압력에 짓눌린 이들은 계속해서 발전하거나 잠재력을 발휘해 나갈 수 없으며, 오히려 경쟁을 부추긴 결과는 심화되는 전문화에 불과하다는 점을 말이다. 경쟁으로는 자기 분야밖에 모르는 바보와 운동 선수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모르지만 다양한 교양을 쌓고, 다방면에 유능하며, 사려깊고, 멀리 생각하고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 , 안정되고 침착하면서, 강인하고 사교성 좋은 사람을 배출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경쟁의 압력이 짓누르는 환경에서 그런 인간으로 자라기란 힘들거나 아예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P102
이 책에서는 간단히 뇌라는 분야에 대한 객관적 사실만 다루고 있지만은 않다. 사회적인 의식, 삶, 가치 등등 철학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접근을 하고 있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폭력이라든지 우울증, 자살 등 정신적인 문제들은 어쩌면 우리 자신들이 초래한 결과 들일 지도 모른다. 과도한 경쟁의 불구덩이 속으로 우리들 스스로를 밀어 넣었기에 살이 타는 아픔을 지금 겪는 것이라 생각이 든다. 누군가는 그렇게 말한다. '어떻게 경쟁을 안하고 사니?' 맞는 말이다. 경쟁은 필요하다. 하지만 너무도 과도한 경쟁과 경쟁만이 답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 생각이 든다. NO.1 만이 살아남는 구조가 아니라 ONLY.1 이 많아 지는 사회 그래서서 , EVERY ONE이 행복해지는 사회가 좋은 사회라는 생각이 든다. 나혼자만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다같이 살아 갈 수 있는 방법을 간구해야 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우리 몸속에서 폐와 간이, 창자와 췌장이, 혹은 뇌와 심장이 경쟁을 벌이며 누가 더 뛰어난 성과를 낼지 다툰다면 하나의 온전한 유기체로서 당신과 나는 과연 얼마나 더 오래 살아남을 수 있을까? -P104
사회를 하나의 유기체로 본다면 유기체 몸속의 기관인 우리들은 하나하나가 소중하고 귀중한 존재인 것이다. 각자만의 특징적인 기능이 있고 그 기능을 다른 기관들은 대체하지 못하는 즉 각자가 각자만의 기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창의적이라는 것은 1차적으로 새로운 것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지만 서로 분리되어 있던 지식을 새로운 방식으로 서로 연결함을 뜻한다. -P228
이제 인간의 뇌 안에서 벌어지는 현상, 즉 측정 가능한 뉴런 활성 패턴을 해석할 때에는 개인의 주관적 판단, 정신적 소화 과정, 당사자의 주관적 경험 등이 가지는 의미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 분명해진 것이다. -P236
이 책에서 계속 이야기 하고 있는 점이지만 주관적, 객관적 이분법 적으로 때어 내어서 누가 옳고 그르다가 아니라 서로 연결하고, 통합하고, 다루어야 우리의 문제 혹은 인간, 사회, 뇌 등등의 문제들에 접근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는 듯했다. 무언가 과학적이고 사실적인 지식을 바라고 읽었던 책이었으나 왠지모르게 헛점을 찔린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한번쯤 생각해보아야 될 내용들을 읽어볼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