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 소녀 파랑 소년 푸른숲 그림책 6
패트리샤 피티 지음, 양병헌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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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태어날 때는 성별의 구분없이 그저 어린아이일 뿐인데, 아마 주변 환경에 의해 성에 관한 구분이 더 생기는 것 같다. 물론 본능적인 것도 있겠지만.. <분홍 소녀 파랑 소년>은 여자다움과 남자다움에 대한 편견에 대해 물음표를 던지는 그림책이다. 신생아 선물을 고르러 가게에 가면 여자코너와 남자코너가 있다. 남자코너는 푸른계열, 여자코너는 붉은 계열이다. 여자화장실 앞의 표지판은 분홍, 남자화장실 앞의 표지판은 파랑.. 또 장난감 코너도 남녀로 구분되어있다. 언제부터 분홍은 여성의 색, 파랑은 남자의 색이 되었는가? 이것 뿐만 아니다. 분홍, 파랑으로 구별짓는 현상은 주변을 조금만 둘러보아도 너무나 많다. 

 이 작품의 주인공 남자아이는 이것에 질문을 던진다. 브루너는 파랑으로 가득쌓인 세상이 답답하게 느껴지고, 그 곳에 갇혀 살고 싶지 않다. 늘 알록 달록 색깔이 뒤섞인 세상을 꿈꾸었다. 그리고 어느날 분홍 소녀가 아닌 알록달록한 색을 가진 친구 '로사'를 만난다. 둘은 다양한 색을 찾으며 살아간다. 

 우리 세계의 성에 대한 다양함을 인정하자는 메시지가 분명하게 나타나있다. '주장'하는 문장으로 선명하게 표현한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을 읽고 독자들은 이야기 할 내용이 많다. '내가 경험한 분홍색과 파랑색' , 그 점에 대해 불편했던 점은 없었는지? '당연' 하다는 것으로 부터 벗어나 의문을 제기하는 것부터 다양성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시작점이 된다. 그 시작에 이 작품이 함께 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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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얘기해도 - 5.18민주화운동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
마영신 지음,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기획 / 창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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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을 쓰기가 매우 어려운 마음이다. 읽는 내내 너무 아팠다. 무서웠고 참 많이 울었다.

아직도 아무것도 모르는 이들에게 조용히 권하고 싶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5.18만 들어도 알지도 못하면서 알려고 하지도 않으면서 인상을 찌푸리는 사람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대학 새내기때 선배들을 따라 광주 집회에 갔었다. 그 때 주먹밥을 먹었고, 노래를 따라불렀다. 그게 내가 처음으로 만난 5.18이다. 5.18을 가르치는 사람이 되어서 비로소 더 많이 알게 되고, 알면 알 수록 불편한 마음이 생겼다. 불편함의 근원은 그 억울함이 아직도 풀리지 않았지만 아무일 없다는 듯 살아가는 내 자신이었다.

아이들에게 서진선 작가님의 ‘오늘은 5월 18일’을 주제로 한 달 넘게 공부한 건 이 곳 경상도에서 얼마나 위험(?) 한 수업이 었다는 걸 온전히 이해하는데는 몇 년의 시간이 걸렸다. 그 때 나에게 준 많은 사람들의 모멸감은 평생 잊지 않을것이다. 그것은 나에게 오히려 불씨가 되어 더 역사를 공부하고 내가 살아가는 이 지역사회를 비판하는데 힘을 주었다.

다시 이 책으로 돌아가서 <아무리 얘기해도>는 ‘일베’가 말하는 5.18의 가벼움이 중심에 있다. 역사적 조롱을 일삼는 청소년들이 중심에 있다. 이런 아이들이 있다는 건 사실이다. 나 역시 우리 교실에서 만나보았다. 그들은 이미 사이버 세계에서 세뇌(?)작업이 이루어졌기에 ‘민주화’를 가르치는 선생님 따위를 꼰대로 밖에 보지 않는다. 역사적 사실도 중요하지 않다. 그들이 옳다고 믿고 싶은 곳으로 아이들은 더 쉽게 빠져든다.

난 아이들에게 색깔론을 펼치고 싶은 마음은 하나도 없다. 내가 역사를 가르칠 때 눈물까지 흘려가며 가르치는 건 ‘생명의 소중함’이다. 이념과 사상 이런 것에 앞서서 소중한 생명들에 대한 희생에 슬퍼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죽어 마땅한 사람은 없다. 그냥 일상을 살아가고 싶었고, 행복하고 싶었던 아이부터 학생, 임산부, 누군가의 아버지, 어머니 누군가의 자식들이 국가에 의해 무참히 죽었다는 것에 분노하고 슬퍼하기를 ...

창비에서 책을 출간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학교 밖에서 라도 배우고 느끼고 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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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창 - 제주4.3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
김홍모 지음,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기획 / 창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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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에 쓰인, 선생님이 가르쳐 주시는 걸로 역사를 '알았다'라고 할 수 없다. 그 시절 역사를 '풀었을'뿐이었다.

내가 온 몸과 마음으로 역사를 배운건 아이러니하게도 역사를 가르치면서였다. 교과서의 한 두줄 나와있는 심지어 아예 서술하지도 않은 역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였다. 한 줄안에 많은 사람의 희생과 눈물과 고통을 알고 나니 더이상 아이들에게 건조하게 문제를 푸는 수업을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5.18을 20대에 마주했다면, 30대는 4.3과 마주했다. 정확하게는 20대 올레길에서 4.3을 스쳐지나가긴 했었다. 알뜨랑 비행장 (올레 10코스)에서 생애 처음으로 4.3을 보았다. 깊게 파인 구덩이에 들어가 보고 어안이 벙벙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본격적으로 4.3은 그림책 작가 '권윤덕'선생님을 좋아하면서 알게 되었다. 선생님이 쓰신 <나무도장>을 통해서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었다. 그림책은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기에 읽어내려 갈 수 있었다. 하지만 4.3의 실제 역사를 공부할 때는 강연장에서도 몇 번이나 밖으로 나갔고, 영상을 보다가 몇 번이고 눈감았었다. 믿을 수 없고 믿고 싶지 않은 역사였다.

2018년에는 아이와 제주에 내려가 북촌리 너븐숭이에서 사탕을 놓고 기도를 하기도 했다. 제주 곳곳에 4.3의 흔적을 돌아보았다. 나에게는 그저 슬픔이고 괴로움이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더이상 못 본 척 외면하는게 아니라 꺼내어 놓고 학생들과도 이야기 나누고 주변 사람들과도 이야기 나누었다는 점이다.

창비에서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 책이 나왔다. 4.3은 김홍모 작가님이 그리셨다. 좀 더 역사를 쉽게 읽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출간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다. 기획의 말에 "직접 경험하지 않은 젊은 세대에게 좀 더 다가가기 쉬운 방법은 없을까?" 고민으로 시작되었다라고 나타나있다. 그러한 역할을 해 주는 출판사나 작가분들에게는 감사한 마음이 든다. 자꾸만 아래로 내려가는 것들을 붙잡아 알리고 바로 설 수 있게 해 주는 통로가 있다는 것이 독자로서.. 또 교사로서 짐을 나누어 갖는 기분이 든다.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인데도 빗창을 읽는 동안 3-4번은 멈추었다. 관덕정에서의 횡포에서, 또 일제가 패망하고 미군정이 들어온 부분에서도 마음이 울렁거려 이어나갈 수 없었다. 그리고 끊임없이 소용없는 질문이지만 "왜!? 도대체 왜?"

우리가 바랐던 해방은 이런 것이 아니었다

빗창 165페이지

일제로부터 겨우 벗어났는데, 친일파들은 그대로 그 자리에서 핏박받는 국민을 괴롭혔다. 우리나라의 역사에서 바로 잡고 싶은 부분이다. 아무리 권력과 돈이 탐나지만 인간이 가지는 잔인성은 어디까지인지도... 끔찍하다. 가장 마음 아픈 건 일상의 평화를 지키고 소소하게 살아가던 제주 시민이 희생되었다는거다. 가족을 잃고 자식을 잃은 사람들을 우리가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

이미 지나간 역사 꺼내어 무엇하겠냐고? 그 역사는 현재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지금도.

4.3에 대해 이야기했던 우리반 아이들 중 한명이 이런 이야기를 했다. " 더 이상 제주가 아름다운 곳으로만 보이지 않아요 선생님. 그 속에 슬픔이 가득하네요. 왜 우리는 몰랐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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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원피스
니시마키 가야코 지음, 황진희 옮김 / 한솔수북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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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러운 그림책

작은 토끼는 어느 날 하늘에서 떨어진 천을 발견한다.

토끼는 재봉틀로 그 천을 원피스로 만든다. 하얀색 원피스 말이다.

꽃밭을 사랑하는 토끼의 하얀 원피스에는 꽃무늬 원피스가 생겨나고,

비가 내래면 물방울 무늬가 생겨난다.

풀밭에 가면 노오란 풀 무늬가 생기고,

그걸 보고 반가운 참새가 달려오면 참새 원피스로 변한다.

참새의 기운으로 하늘 높이 오르게 된 토끼의 원피스는 그 후로도 노을 원피스, 별 원피스를 담아낸다.

그냥 이런 저런 원피스를 입게 되는게 아니다.

다음 원피스에는 항상 연결고리가 존재한다.

꽃에는 비가 따르게 되고, 비를 맞은 땅에는 풀들이 자란다.

풀에는 참새가 따르게 되고, 하늘 높이 오른 그곳에는 무지개와 노을과 별을 만날 수 있다.

'나의 원피스'는 눈으로 보기만 해서는 안된다. 꼭 소리내어 읽어야 더 상쾌함을 느낄 수 있다.

일본 작품에는 어떤 의태어가 쓰여 있는지는 모르지만 '랄랄라 룰루룰루'를 소리내어 읽는 반복에 너 행복감이 느껴진다. 토끼도 좋아하고 원피스도 좋아하는 우리 딸아이는 '정말로 아름다운 책이다' 라며 몇번이고 읽어달라고 했다.

함께 동봉된 종이인형을 가지고 다시 읽으며 금세 인형극을 한다.

"어때요? 어울려요?"

"네, 너무 이뻐요!"

종이인형에 없는 옷은 만들어서 가지고 놀았다.


나의 하이얀 원피스에는 어떤 무늬가, 내 삶에는 어떤 무늬가 비춰질까?



#한솔수북#나의원피스#니시마키가야코#황진희#그림책#토끼#원피스#상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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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랑말과 나
홍그림 글.그림 / 이야기꽃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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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랑말과 나' 그림책은 나와 운명처럼 만난다. 이번에 '이야기 꽃' 출판사 이벤트에 당첨이 되었는데 출판사에서 발간된 수많은 책 중에 이 그림책과 만났다. 더군다가 이 시기에. 우연이라기에는 운명같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작년에 우리반에서 모두와 함께 읽고 서로의 꿈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고, 또 그림책 동아리 아이들과도 깊게 다시 읽어보았다. 또 연말에 여러 선생님들에게 그림책  힐링 연수를 하면서도 이 책을 읽어드렸다. 그렇게 나 자신을 다독일 때, 또 여러 사람을 다독일 때 마다 '조랑말과 나'는 늘 내곁에 있었다. 


 그렇게 오늘 비밀스런 봉투 속에서 이 책이 나왔을 때 지친 퇴근길에 환하게 웃었다. 그리고 글을 노래처럼 외우는 딸 아이와 신나게 이 책을 읽었다.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아요"를 신나는 리듬에 맞춰서 말이다.


 요즘 부쩍 '이상한 녀석'이 자주 등장한다. 그러나 나의 조랑말을 상처가 난 채로 나와 손을 꼭 잡고 걸어가고 있다. 때로는 내가 조랑말을 안아주고, 때로는 조랑말이 나를 안아주면서 나와 상처받은 나와는 친구가 되고 있다. 모두가 그럴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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