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리마스터판) 창비 리마스터 소설선
은희경 지음 / 창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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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이십대의 내가 읽은 책과 

2020년 삼십대의 내가 읽은 책은 

같은 작품이지만 다르게 읽혔다. 


같은 작품을 이렇게 긴 시간의 공백을 두고 읽은 경우는 잘 없어서, 처음의 기록 남아 있지 않아 아쉽긴 하지만 그때는 은희경 작가를 알지 못하고 책으로만 만났다. 

안 다고는 할 수 없지만, 얼마 전 만나뵌 적이 있어서 책 읽는 내내 작가님의 얼굴이 겹쳐졌다. 


질문도 독자가, 답도 독자가 가지게 하는 작품이다. 비유로 뒤섞인 작품을 읽으며 작가님은 어떤 생각으로 각각의 작품을 탄생시켰는지 무척이나 궁금하지만, 아름다운 미소로 웃으실 것 같다. 


 각각의 단편마다 내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 떠오른 걸 보면 10년 넘은 세월동안 만나고 본 사람이 좀 더 늘었나보다. 다른 작품은 떠오르는 누군가가 생각나는 소설이라면, '날씨와 생활'의 여자 아이의 공상은 내가 어릴 적 자주 하던 일이라 깜짝 놀라며 읽었다. 내가 거기에 있었다. 나도 이런 현실 말고 다른 진짜가 있을거라고 늘 상상하며 반전을 기대하며 하루를 견뎠던 적이 있어서 그 시절이 환기되어 왔다. 그렇게 철저한 현실을 외면하며 새로움을 기대했던 아이는 이렇게 어른이 되어 이제는 반전 같은 건 없다며 하루를 억척스럽게 살고 있다. 


작품 마다 주인공은 어쩐지 외로워 보이고, 연민이 느껴진다. 그 주인공들은 끊임없이 삶의 이유를 묻고 답하며 살아간다. 읽는 우리가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아름다움이나를멸시한다#은희경#창비#야외에서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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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김수현 지음 / 놀(다산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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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동안 상담 프로그램을 받은 기분이 들었다. 마지막 작가의 말에서 소리내어서 읽었다.

"당신이 행복하게 살면 좋겠다.

당신이 사랑하며 살며 좋겠다."

정말 얼굴도 모르는 작가님이 나에게 진심으로 하는 말 처럼 들렸다.

모든 일들이 운명처럼 다가오는 상황들이 있는데, 그 일들 중 하나가 이 책을 읽은 것과 내가 상담을 받고 있는 것이다. 별 연관없는 일처럼 보이지만 갑자기 뜬금없이 상담을 받기 시작했고, 그 와중에 이 책이 선물로 왔다. 평소에 에세이집은 잘 읽지 않는데 전작이 워낙 유명한 베스트셀러라 궁금하기도 했다.

상담을 받아야 했던 작년은 오히려 그럴 정신이 없이 이 악물고 버텼고, 요즘은 아무런 이유가 없는데 상담을 받는다. 그래서 상담 선생님이 내게 "왜, 상담을 받으려고 하는지? "에 대해 2회기를 했다. 그러면서 이미 알고 있었지만 보고 싶지 않았던 나를 참 많이 보았다. 상담 말미에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

"애쓰고 싶지 않고, 편안하고 느긋한 삶을 살고 싶어요. 그래서 상담을 받고 싶어졌어요."

상담 선생님은 묵묵히 내 묵은 이야기를 들어주셨고, 내 감정을 잘 살펴봐주셨다. 그리고는 "지혜씨는 긴장속에서 살아오셨군요. 꽉 닫힌 3중 냄비에 밥을 짓고 있는 사람이었어요."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랬다. 나는 초조하고 긴장된 삶을 살고 있었다. 그것도 외부의 요인이 아니라 내 스스로가 말이다. 아- 주 어릴 때 부터 그랬다. 그런 내가 싫었지만 나도 나를 어찌할 수 없었다. 아마 앞으로도 어찌할 지 모를지도 모른다. 그러나 종종 그런 일이 있을 때, 아.. 내가 어떤 상태구나 진단을 내릴 수 있다는 점이 좀 달라진 점일지 모른다.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가서, 책의 챕터마다 떠오르는 일화나 사람이 매번 있었다. 그래서 다시 그 상황을 생각해보고, 그 사람을 떠올렸다. 내 이야기를 하고, 글을 읽는 것 같아서 마치 초록이 가득한 정원에서 향기좋은 차를 마시는 기분이 들었다.

#1.교육관

내가 아이들을 가르칠 때 다짐하는 일 , 이제는 자식을 키우면서 가지고 싶은 마음

세상에 태어날 때 이미,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씨앗인 우리 아이들. 과도한 무언가를 투여하는 순간 그 씨앗은 원래 피워야 할 자연스러운 꽃이 아닌 , 다른 것이 되거나 아무것도 피지 못할 수 있다.


#2.알아차림

상담을 하면서 내 감정을 알아보면서 내가 그토록 미워하는 감정에는 -의존이라는 쌍둥이 감정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표현이 서툰 나는 아주 폭력적인 언어로만 내뱉고,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와 마음은 혀 끝에서 맴돌고만 있다.


#'열심히 살아야 한다.

열심히 살면, 복이 올 것이다. 그래서 지금의 고통은 다 참아야 한다 ' 이 논리로 30년을 넘게 살았는데, 아! 아니지.. 오늘 지금 행복하면 되지. 이렇게 아주 서서히 바뀌고 있다. 아직 느긋하고 편안한 상태가 되려면 좀 더 걸리지 싶지만 말이다.


# 모성애와 함께 생긴 '죄책감'

무얼해도 내 탓같이 느껴지고, 다 부족하게 생각되고는 엄마라는 자리.

내가 우리 엄마를 좋아하는 이유가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살아내는 모습을 봐서기에

나도 우리 딸이 날 좋아하는 이유가 엄마가 엄마 삶을 사랑하는 모습이 아닐까.


오늘, 이 책을 읽으며 큰 수확이 하나 더 있다.

내 이름을 가만히 찬찬히 보았다. 너무 흔하고 흔한 이름이라 싫었는데

내가 지혜라는 좋은 이름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보게 되었다.

내가 살고 싶은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이름이 내 이름 '지혜'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우리 엄마가 지어준 '지혜'로 '지혜롭게' 살려고 한다.



늘 행복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려면
자주 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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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교사의 삶으로 다가오다 - 교사에게 그림책이 필요한 순간
김준호 지음 / 교육과실천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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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책, 교사의 삶으로 다가오다' 는 치유적인 힘을 가진 책이다. 그림책 에세이가 수도 없이 나오는 중에 교사의 삶에 초점을 맞추어 그림책을 교사의 이야기를 가지고 온 김준호 선생님이 대단해 보인다. 단순히 다양한 그림책을 소개 받기 위해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그게 아니라 모든 그림책의 메시지가 선생님들을 향해 있다니..

 같은 교사로서도 저 멀리 있는 빛나는 별 같은 김준호 선생님에게도 고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유능한 교사, 많이 알고 책도 쓰시고 강연도 하시는 선생님은 분명 나와는 다른 사람이라는 이질감이 있었다. 하지만 책 속에 쓰인 선생님의 고민은 우리 주위의 보통 선생님들이 모두 하는 고민이었다. 그 고민들을 그림책을 통해 치유받고 있었다니!

 내가 좋아하는 많은 그림책들이 겹쳐지는 부분도 좋았다. '중요한 사실', '고래가 보고 싶다면', '세가지 질문' 같은 철학적인 그림책들을 좋아한다. 결국 위로 받는 지점은 '괜찮아. 잘 하고 있어. 조급해 하지마. 너대로 너만의 색을 가지고 지금 이순간을 살아!'라는 메시지다. 

 교사들은 늘 공부하고 도전하고 나아간다. 어떤 부분에서는 엄마들과 비슷하다. 이렇게 해도 부족해 보이는 것 같고, 잘 못하는 것 같고.. 그런 초보 엄마들 처럼 선생님들도 아이들과 만나며 시행착오를 겪고 살아간다. 그 속에서 육아서적에서 늘 이야기 하는 하나!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들이 행복하다 처럼 선생님이 행복하면 그 교실의 아이들도 행복할 것이다. 선생님들 모두! 그림책 한권으로 위로 받을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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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오묘한 심리학 - 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고, 그 누구도 말해주지 않는
김소희 지음 / 센세이션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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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재우고 스탠드 켜고 책을 읽었다. 세상에.. 내가 글을 썼나? 라는 생각이 들 만큼 내 이야기를 하는 듯 했다. 누군가의 육아일기를 날것으로 훔쳐보는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좋았다. 비밀일기가 마치 내가 쓴 것 처럼 나를 위로해 주고 토닥여 주었다.

'나만 이렇게 복잡하고 힘든건가 , 내가 정말 부족한 엄마인가 생각했던 게 좀 위로가 되었다. 나만 그런건 아니구나..'

아이를 낳고 맞은 세상은 이전과는 정말 다른 삶을 선물받았다. 아이는 예쁘고 사랑스럽지만 나는 사라진 것 같은 기분과 직장과 가사의 불균형, 엄마로서도 제대로 못하고 직장에서도 부족한 내 자신을 바라보는 나. 거기다 언제 사이가 좋았는지 기억나지 않은 남편. 자꾸만 눈물이 나고 , 극단적인 생각을 했던 그 시절을 산후 우울증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이제야 든다.

난 , 한명의 아이를 낳고 인생이 바뀌었는데 작가는 무려 셋을 낳으셨다.첫 번 째로 울컥 하며 울었던 부분은 바로 둘째가 되어 쓰신 가상 일기.. 둘째가 엄마 사랑을 고파하는 그 일기에 내가 엉엉 울어버렸다.

아토피로 아픈 셋째의 이야기에도 공감하며 울었다. 우리 아이는 엄청 심한건 아니어도 아토피가 있어서 긁고 아파할 때 마다 내가 무엇을 잘 못 먹였나, 유기농이 아니어서 그런가, 과자를 먹어서 그런가 하며 끊임없이 나를 죄책감으로 몰아넣는다.

이렇게 엄마들의 심리를 잘 정리해 준 에세이다. 어떤 조언하는 육아서적이 아니라 편안했다. 이렇게 키우세요! 라고 명령하지 않는 책이다. 이렇게 아이를 만났고 이렇게 서툴게 시행착오를 겪으며 키우고 있다는 담담한 고백을 담고 있었다.

이렇게 초보 엄마들은 완벽하게 무엇을 할 수 없구나. 엄마가 처음이라서 서툴고 부족하고 사랑하지만 화도 내고 아이에 대한 죄책감과 미안함이 마음한구석에 늘 있구나. 나만 그런건 아니구나.

또 사회생활을 하는 직장맘으로서 그 사실도 늘 미안한데, 그런 마음도 이 책에서 많이 헤아려 주었다. 다른 사람과의 비교.. 나만 뒤쳐지는 것은 아닌지 조급함 말이다.

"아이를 잘 키워보려고 그 모든 것을 포기한 채 최선을 다했음에도

내 손에 잡힌 건 아무것도 없는 느낌이었다.

나란 인간의 바닥을 보게 됐다.

너무 허무하고 한심한 느낌이 들었다."(p39)

작가님과 내가 비슷한 점은 아이를 대하는 양육태도다. 아이에게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나의 행복과 너의 행복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것.. 무조건 아이와 나를 동일시 하지 않는 점에서도 공감이 많이 갔다. 서로 각자 책을 읽거나 할 일을 하는 저녁 시간 .. 그 시간이 너무 행복하다.

"힘들고 슬픈 감정도, 느끼고 경험해야 할 우리 삶의 일부다.

내가 개입해 경험할 시기를 늦출 수 있을지언정

언젠가 아이 스스로 직면해야 할 문제들인 것이다.

그저 나는 아이가 필요로 할 때 최소한의 개입만을 하며

옆에서 지켜보고 응원해 줄 수 밖에 없다."(p90)

'엄마의 오묘한 심리학'의 '오묘한'은 하나로 정의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표지에 적힌 '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고 그 누구도 말해주지 않는' 수식어는 사실은 초보 엄마가 겪은, 그리고 겪고 있는 날것 감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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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이의 초강력 수련기 1 - 머니맨 어벤저스, 건방이 시즌2, 제2회 스토리킹 수상작 후속작 건방이의 초강력 수련기 1
천효정 지음, 이정태 그림 / 비룡소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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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비룡소 서평단 신청에 당첨 되면서 처음 마주한 '건방이의 초강력 수련기'는 나만 뒤늦게 안 작품이었던 것이다. 이미 학교 도서관에도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시즌 1이 시리즈로 있었다. 2014년도 부터 꾸준히 작품이 5편까지 시리즈로 나왔다는건 나만 몰랐던건가!

전편을 보지 않아서 이야기를 이해 못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이 한 권만으로도 스토리에 몰입은 충분했다. 마치 한편의 무협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생활 소설 보다 판타지를 좋아하는 반 아이들에게 적극적으로 권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또 아이들이 은근 관심이 많은 '사랑'이야기가 스토리 내내 전개되기 때문에 더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누군가에게 힘으로 당해서 복수심을 가진 이들에게 '적귀'는 그들의 나약한 마음을 이용해 조종을 한다. 이들을 막고 적귀를 물리치기 위해 힘을 합친 '머니맨 어벤저스'의 활약이 돋보인다.

이 작품이 매력적인 이유는 우선 캐릭터가 가진 힘이 크다. 각 캐릭터 마다 사연이 있고 다른 힘을 가졌다. 또 다른 이유는 대립하는 인물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이번 편에서는 '적귀'를 중심으로 한때는 피해자였던 더벅머리, 또 호길이의 라이벌 명왕성 같은 '악'으로 보여지는 캐릭터가 등장한다. 그렇게 선과 악의 구도는 어린이 독자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이다.

"책 재미없어요." 하며 학습만화만 만지작거리는 남학생들에게 딱! 내미는 순간 그 다음편이 언제나오냐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을 기대하며 학급문고에 잘 보이게 전면으로 꽂아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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