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이십대의 내가 읽은 책과
2020년 삼십대의 내가 읽은 책은
같은 작품이지만 다르게 읽혔다.
같은 작품을 이렇게 긴 시간의 공백을 두고 읽은 경우는 잘 없어서, 처음의 기록 남아 있지 않아 아쉽긴 하지만 그때는 은희경 작가를 알지 못하고 책으로만 만났다.
안 다고는 할 수 없지만, 얼마 전 만나뵌 적이 있어서 책 읽는 내내 작가님의 얼굴이 겹쳐졌다.
질문도 독자가, 답도 독자가 가지게 하는 작품이다. 비유로 뒤섞인 작품을 읽으며 작가님은 어떤 생각으로 각각의 작품을 탄생시켰는지 무척이나 궁금하지만, 아름다운 미소로 웃으실 것 같다.
각각의 단편마다 내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 떠오른 걸 보면 10년 넘은 세월동안 만나고 본 사람이 좀 더 늘었나보다. 다른 작품은 떠오르는 누군가가 생각나는 소설이라면, '날씨와 생활'의 여자 아이의 공상은 내가 어릴 적 자주 하던 일이라 깜짝 놀라며 읽었다. 내가 거기에 있었다. 나도 이런 현실 말고 다른 진짜가 있을거라고 늘 상상하며 반전을 기대하며 하루를 견뎠던 적이 있어서 그 시절이 환기되어 왔다. 그렇게 철저한 현실을 외면하며 새로움을 기대했던 아이는 이렇게 어른이 되어 이제는 반전 같은 건 없다며 하루를 억척스럽게 살고 있다.
작품 마다 주인공은 어쩐지 외로워 보이고, 연민이 느껴진다. 그 주인공들은 끊임없이 삶의 이유를 묻고 답하며 살아간다. 읽는 우리가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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