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이 ㅣ 그림책이 참 좋아 77
서지현 지음 / 책읽는곰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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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귤이> 그림책은 이름이 주는 따스함과 주황이 주는 따스함, 또 제주라는 장소가 주는 따스함까지 한 권의 책이 가지는 힘이 대단한 그림책이다. 작가님은 아마 이런 작품을 만드신 것을 보면 생명을 사랑하고 그들이 평화롭게 살기를 간절히 바라시는 분일거라 생각이 된다.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고 굶주리고 아픈 이름 없는 고양이는 어떤 마을에서 너무나 특별한 경험을 한다. 자꾸만 자신에게 웃어주고, 불러주고, 맛있는 음식을 나누어 주고 환대하는 마을 사람들을 만난다. 처음에는 두려워서 숨지만 어느새 그들 곁을 맴도는 길고양이. 이름없는 존재는 '귤이'라는 따스함 가득한 이름을 갖게 된다. 

 수채화풍의 그림은 전체적인 마을의 모습을 보여준 후에 한 사람 한 사람씩 귤이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이야기한다. 고등학생 언니와 쌍둥이, 귤 농사를 짓는 아줌마를 순차적으로 어떻게 귤이를 환대하고 있는지 표정과 행동으로 보여주며 심지어 고된 물질을 한 해녀들의 넉넉함도 빼놓지 않았다. 

 길고양이에 대한 사람들의 따스함을 보는 즐거움도 있지만, 항상 가고 싶고 그리운 제주의 모습도 그림으로 대신 느낄 수 있다. 제주의 돌담과 동백꽃, 바다, 반딧불이. 아름다운 마을이 그림책 속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첫 면지에 인색한 사람들이 주는 상처가 마지막 면지에 회복되어 함께 살아갈 집과 이름을 얻은 귤이를 보며 세상에 놓여진 작은 생명이 잘 살아가기를 기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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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돌 미역국 - 2022 아침독서신문 선정, 2021 문학나눔 선정, 2021 한국학교사서협회 추천, 2021 KBBY 추천, 2021 월간 책씨앗 선정 ㅣ 바람그림책 109
권민조 지음 / 천개의바람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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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이야기 형식을 빌러 따뜻한 주제가 담긴 창작 그림책 <몽돌 미역국>을 만났다. 그림 전공자가 아닌 선생님이 이런 멋진 그림책을 내신 것에 한 번 감탄하고 신선하고 재미있으며 감동까지 있는 이야기에 한 번 더 감탄한 작품이다. 

 용궁에 사는 용이 임신한 딸에게 좋은 것을 먹이고 싶어서 수소문하여 동물들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호랑이가 '사람들은 끓이고 볶고 지져서 음식을 만드는데 침이 꼴깍꼴깍 넘어가는 맛'을 듣고 용은 사람사는 마을로 찾아간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음식을 얻으러 온 용에게 아무것도 나누어 주지 않자 꾀를 내게 된다. 옛이야기의 더하고 더하고 더하는 풍요로운 이야기처럼 없던 인심도 술술술 나와서 세상에서 가장 맛난 미역국이 완성되고 용의 딸은 잃었던 입맛을 찾게된다. 

 딸을 생각하는 아버지의 정도 감동스럽지만, 인색했던 마을 사람들이 집에 있는 귀한 것을 한 곳에 모으고 모으고 모아 세상에서 가장 맛난 미역국을 만든 것도 풍요로운 옛 정을 느끼게 하고, 또 함께 나누어 먹는 장면이 이 그림책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글 없는 그림으로만 펼친면 가득히 나오는데 표정과 몸짓에서 그 맛이 어떤지 상상하게 된다. 

 마지막 결말에서 마치 '미역국의 전설' 같이 우리가 아이를 낳고 먹는 미역국의 의미를 알려주는 따스한 유머가 그림책을 보는 독자를 웃게 만든다. 

 아이들이 보아도 재미있지만, 세상 모든 엄마들이 보아도 공감할 수 있는 그림책이다. 작가님의 다음 작품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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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에 번쩍 서에 번쩍 귀신 잡는 감찰 궁녀 ㅣ 파란자전거 역사동화 8
손주현 지음, 정은선 그림 / 파란자전거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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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들에게 역사를 가르칠 때, 그 시대에 중요한 키워드를 외우는 암기가 아니라 시대를 공감할 수 있는 '공감 능력'을 중심으로 수업을 구성한다. 나 역시 역사를 암기 과목이라고 생각할 때는 와닿지 않았던 많은 사실들이 어른이 되어 상상하고 이해하면서 다시 보게 된다. 

 역사 동화는 그런 '공감' 능력을 가질 수 있게 도와주는 좋은 자료가 된다. 

  "늘 보고 듣던 대단한 역사뿐만 아니라 그냥 지나쳤던 수많은 윤이와 공보의 평범한 일상을 찾아보면서 역사에 더욱더 흥미를 갖게 되기를 바랍니다." 라는 작가의 말이 와닿는다. 작가님은 임금이나 장수처럼 영웅에 대한 기록 중심의 역사가 아니라 묵묵히 자신의 직분을 수행하며 역사의 물길을 내었던 수많은 이들의 노력을 작품을 통해 살아나게 하셨다. 


 <귀신 잡는 감찰 궁녀>는 아버지에게서 의도적으로 버림 받은 윤이가 등장한다. 가난했던 그 시절 지금으로는 초등학생정도 나이인 어린 윤이가 궁녀가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부모님께 버림받았다는 외로움과 낯선곳에 대한 두려움도 이겨내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윤이의 성장에 마음이 두근거린다. 눈이 잘 안보이는 대신에 냄새와 소리를 잘 느껴서, 궁궐의 귀신을 잡는데 큰 역할을 하게된다. 

 

 윤이를 시샘하고 모함에 빠뜨리려는 위기 상황에서도 좋은 조력자들이 윤이를 도와주고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작품은 갈등상황과 해결과정을 긴박하게 구성하고 있어서 읽는 내내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게 한다. 역사에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멋진 작품이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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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쇠 ㅣ 생각하는 분홍고래 20
줄리아 와니에 지음, 성미경 옮김 / 분홍고래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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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학년 국어 교과서에 '동물원이 필요한가?'에 대한 찬반토론이 나온다. 학생들은 저마다의 의견을 들어서 동물원이 필요한지, 필요하지 않은지 열띤 토론을 했었다. 교사로서 중립적인 입장으로 사회자를 했었지만, 한 학생이 개인적인 의견을 물었던 기억이 난다. 

 그림책 <열쇠>라는 작품은 독자들에게 이와 비슷한 질문을 던진다. 여기 동물원의 우리를 열 수 있는 열쇠가 있고, 나는 그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나는 동물원을 좋아하지 않고, 동물이 갇혀 있는 것을 보는 것을 무척 괴로워하는 사람이라 열쇠 끼워서 열어주고 싶지만, 그 동물원이 자연을 둘러싼 곳에 있지 않는 이상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동물들은 더 험한 무언가를 만날지도 모른다. 

 이 작품에는 들쥐, 산토끼, 여우원숭이가 열쇠를 발견하게 되는데 그 열쇠로 문을 연 곳에는 새와 거북이 심지어 호랑이까지 있었다. 문을 열자마자 그들은 저 멀리 달아나 버린다. 평생을 좁은 우리에서 수동적으로 외롭게 살아가는 동물원의 동물들을 원래 고향으로 되돌려주고 싶다. 사람의 흥밋거리를 위해 귀한 생명을 그렇게 해도 된다고 누가 허락하였나? 

 경제적인 논리 말고, 세상에 그 무엇보다 소중한 '생명'을 생각하여 동물원이라는 단어도 없애기를 바라는 나의 생각은 너무 극단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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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정원의 비밀 ㅣ 빨간콩 그림책 11
폴린 칼리우지니 지음, 박언주 옮김 / 빨간콩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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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시절에는 누구에게나 정원이 하나씩 있다. 

색은 더욱 빛나고, 공기는 한층 부드러우며,

아침은 그 어느 때보다 싱그러운 매혹의 공간이다. "


<장미 정원의 비밀> 속 표제지에 쓰인 글이다. 우리 안에 있는 어린 시절의 그곳은 나만의 정원을 품고 있다. 그 정원은 나만이 가꾸는 내가 주인인 정원이다. 누구도 대신 할 수 없는 나만의 고유한 색깔, 향기, 모양을 가진 정원을 누구나 가지고 살아간다. 어른이 되면서 정원은 '고유함'이 사라지고 다른 사람들에 의해 흔들리고 변하게 되어 내가 잘 가꾼 그것들이 사라지기 시작한다. 어른이 된 우리는 아이들이 그러지 않게 스스로가 자신의 정원을 지켜갈 수 있도록 침범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 작품은 많은 것을 비유하고 있다. 한 소녀가 태어나서 살아가며 "나는 누구인가?, 무엇을 원하는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하고 있다. 여러 꽃들이 자신의 색을 좋아해야 한다며 유혹하지만 소녀는 흔들리지 않는다. 장미, 라넌큘러스, 해바라기, 아티초크, 엉겅퀴 등.. "나를 선택해줘!"라며 이야기하지만 '소녀는 꽃들 사이로 이리저리 돌아다녔지만, 자기만의 색깔을 찾지 못했어요.' 


 소녀가 꿈꾸던 색깔과 너무나 좋아하는 꽃을 발견하게 되는데 오래전부터 바로 그곳,장미 정원의 사과나무 곁으로 되돌아 오게 된다. 자기 곁에 원래부터 있었지만 발견하지 못했던 무언가를 발견하게 된다. 각종 꽃들을 헤매고 다녔던 그 순간들은 자신을 탐색하는 시간이었고, 그런 경험을 통해 소녀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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