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칭찬 - 아이의 인생을 좌우하는 칭찬의 기술
정윤경.김윤정 지음 / 소울하우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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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책 덕분인지 이제 칭찬의 힘을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정도다. 많은 육아서에서도 칭찬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막상 아이에게 칭찬을 하려고 보면 도대체 어떻게 칭찬을 해야 좋을지 막막하기만 하다. "우와, 멋지다," "대단한데~," "잘했네" 정도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결과보다는 과정을 칭찬하라는 글을 많이 읽기는 했지만 과정이 보이지 않는 일에 대해서는 어떻게 칭찬해야 할 지 더 막막했다. 그래서 항상 제대로 칭찬하는 법에 대해 목말라 하고 있었던 터에 이 책을 만났다.

 

이 책에서 칭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어떻게 칭찬하느냐에 따라 칭찬이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아이들에게는 '나는 뭐든지 잘할 수 있다.',

'나는 성공할 수 있다.', '이번에도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다.'라는 막연한 자신감보다는

'나는 무엇을, 어떠한 이유로 잘할 수 있을 것이다.'와 같은 명확하고 구체적인

자기효능감이 필요하다.

p.18

 

아이가 실패나 성공을 경험했을 때, 그 원인을 통제 가능한 것으로 귀인하면 아이들은 새로운 노력을 하려는 경향을 보이지만, 원인을 통제 불가능한 것, 즉 능력이나 지능에 귀인하면 쉽게 좌절하고 어려운 것에 도전하지 않으려는 무기력감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귀인하는 방법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격려와 꾸중, 그리고 칭찬에 의해서 형성된다. 즉, 명확하고 구체적인 자기효능감은 부모의 칭찬으로 키워줄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가 어떤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했을 때 '넌 정말 똑똑하구나.'라는 칭찬보다 '어려운 문제를 열심히 잘 풀었구나.'라고 칭찬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가 수학 시험에서 100점을 맞았다면 어떻게 칭찬해주면 좋을까? "네가 노력한 만큼 수학 점수가 잘 나왔네. 정말로 기쁘구나."라는 한마디면 충분하다.

 

미국의 사회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알피 콘(Alfie Kohn)은 '칭찬은 그냥 아무 말할 필요 없이 보기만 하면서 본 그대로 설명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아이가 그림을 그릴 때 "꽃을 그렸구나. 보라색으로 칠했구나."라고 있는 그대로 말하면 된다.

p.77

 

아이가 자신이 그린 그림을 가지고 올 때마다 어떤 말을 듣고 싶어서 그러는 걸까, 어떤 말을 해줘야 하나 고민이 됐었는데 이제는 아이의 그림 그대로 설명을 해주면 된다는 것을 배웠다. 더 나아가 "꽃잎을 왜 보라색으로 칠한 거야? 보라색을 좋아해서? 꽃잎의 모양을 왜 이렇게 동글동글하게 그린 거야?"하고 질문을 던지면 더 좋다고 한다.

 

구체적인 칭찬은 자신이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하고, 이것을 계속 반복하여 강화할 수 있도록 한다. 더불어 부족한 점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만들어 부족한 부분을 조금씩 발전시키도록 동기화할 수 있다.

p.97

 

책에서 구체적이고 자세한 칭찬의 예가 몇 가지 나와 옮겨본다.

♪ 암기 과목에서 좋은 점수를 얻었을 때는 "기억하는 방법이 좋다."

♪ 그림을 잘 그렸을 때는 "노란색을 쓰니 그림이 한결 밝아보이고 봄의 느낌이 나는구나."

♪ 성격에 대한 측면을 칭찬 할 때는 "양보를 잘 했다.", "다른 사람을 잘 배려했다.", "센스 있게 잘 대응했네."

♪ 아이가 처음 두발자전거를 타는 데 성공했을 때는 "이번에는 중심을 잘 잡아 두발자전거 타는 데 성공했네."

♪ 아이가 독후감에서 우수상을 받았을 때는 "우수상을 받았다니 정말 기쁘네. 책을 꼼꼼히 읽고 독후감을 열심히 썼구나."

 

구체적으로 칭찬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그래서 아이가 어떤 일을 성취해 나가는 과정에 대한 세심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부모가 나의 노력에 관심을 갖고 지켜본다는 것 자체가 그 어떤 칭찬의 말보다 효과적인 칭찬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칭찬의 횟수보다, 그리고 칭찬의 내용보다

더 중요한 것은 칭찬하는 마음이다.

그러니 아이를 칭찬할 때는 진심을 담아야 한다.

p.89

 

칭찬의 기술을 익히기 전에 내 아이가 이루어가는 과정을 애정어린 눈으로 바라보고 진심을 다해 칭찬하려는 마음을 보여주는 것이 먼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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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품은 여행 - 여행만 있고 추억은 없는 당신에게
최선경 지음 / 프로방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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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가족과 함께 대만 여행을 갔을 때,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그 소녀>의 배경이 되었던 '스펀'을 일정에 넣었다. 스펀은 타이페이에서 1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작은 도시인데 그리 멀지 않아 아직 어린 아이도 소화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었다. 하지만 택시가 큰 도로를 벗어나 시골길로 접어들 때만 해도 그녀는 알지 못했다. 스펀 가는 길이 꼬불꼬불한 산길을 넘어가야 하는 멀고도 험한 길이라는 것을.

 

그녀와 아들이 택시 안에서 나눈 대화가 재미있다. 당사자들은 정말 힘들었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스펀에서 천등에 소원을 적고 하늘로 날리며 멀리 때문에 고생했던 기억도 함께 날아갔다. 아이는 천등이 하늘로 높이 날아가는 모습에 좋아 어쩔 줄 모르며 팔짝팔짝 뛰었고 스펀은 그녀와 아이가 대만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가 되었다.

 

스펀에서의 경험을 통해 그녀는 '아는 게 힘'이라는 말이 있지만,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도 있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녀는 이야기한다. 인생을 살다 보면 뭣 모르고 시도해 본 일들에서 의미있는 경험을 할 때가 많다고.


저자의 여행기를 읽으며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현실에서 대리만족을 한다. 그리고 나는 이런 여행을 해야지 하는 상상을 하며 현실을 잊어본다.

 

저자는 여행을 하는 도중에도 기록을 남겼고 여행이 끝나면 꼭 기록을 남겼다. 기록을 통해 스물 아홉의 자신을 만나며 '서른을 앞둔 당시의 나는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추억을 소환한다.

 

인도원정대 후기를 쓰며 인도 여행을 한 번 더 다녀온 느낌이었다. 눈과 마음으로 여행지를 담아오고, 후기를 쓰면서 또 한 번 가슴에 담았다.

p.147

여행을 떠나기 전에 일정을 기록하고 여행지에 대해 조사해 보는 것, 그 자체가 여행에 색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의식이 된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p.194

여행을 가기 전이나 다녀와서 갑자기 기록을 잘 하게 되지는 않는다. 평소에 기록하는 습관을 쌓아야 한다.

p.195

실제로 글을 쓰면 쓸수록 쓸거리가 많아지는 경험을 한다.

p.209

기록은 관찰을 부른다고 했다. 일상을 기록하겠다는 의도가 있으면 특별한 순간이 더 자주 눈에 들어온다.

p.210

 

저자도 그랬지만 여행을 하다보면 많은 삶의 교훈들을 체험으로 알게 된다. 하지만 깨달음은 그때뿐, 기록하지 않으면 날아간다. 하지만 저자는 기록을 남겼고 덕분에 필요할 때마다 그 때의 추억, 감정, 그리고 깨달음도 소환해낸다.

 

나는 기록하고는 거리가 멀다. 천성이 게을러서인지 급한 성격에 글을 쓰는 것보다 말로 하는게 빠르고 편해서인지 사진을 정리하고 글을 쓰는 건 연애할 때나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아이들 사진도 10년 넘게 핸드폰과 컴퓨터에 저장된 채로 방치되어있다. 그나마 블로그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조금씩 일상을 올리는 것이 나의 기록의 전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도 여행할 때, 혹은 여행을 다녀와서 기록을 남겼으면 어땠을까? 나도 이렇게 여행을 통해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고개를 든다. 그리고 다음부터는 꼭! 기록을 남기겠다고 다짐해본다.

 

그리고 저자처럼 여행을 떠나기 전, 일정을 기록하고 여행지에 대해 조사하며 여행지에 관련된 영화나 책도 읽어봐야지. 새로운 여행법도 배운다.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라 함께 떠나는 추억서라는 책표지의 문구에 이 한 마디를 더하고 싶다.

'여행기록에 대한 기록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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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스마트폰 생활 - 버럭 화내지 않고 아이와 함께 만드는
문유숙 지음 / 물주는아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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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비롯한 내 주변의 엄마들이 아이들의 스마트폰 사용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이 시대에 아이를 키우를 가정이라면 거의 대부분 스마트폰 때문에 고민이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거기다 코로나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온라인학습을 위한 스마트 기기 사용시간까지 더 해지면서 가히 스마트폰 전쟁이라고 부를만 하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화내지 않고 스마트폰을 올바르게 사용하도록 할 수 있을까?

 

저자는 스마트폰을 금지하는 것이 답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아이의 반발심을 불러일으킬 뿐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는 '하지 마!' 대신 '어떻게'를 고민해야 할 때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자녀의 스마트폰을 관리하고 바른 사용법을 찾을 수 있을까?


저자가 제안하는 방법은 '선택 A와 B의 기술'이다. 두 가지의 선택지 중에 한 가지를 고르게 하는 방법으로 충돌을 협조로 바꾸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예를 들어, 저녁 준비를 할 때 아이에게 "아들! 저녁을 먹어야 하는데, 오늘 저녁상은 네가 다 차려줄래? 아님 수저 놓고 밥만 떠줄래?"라고 두 가지의 선택지를 주는 것이다. 선택지를 받은 아이는 당연히 자신에게 유리한 것을 선택하게 된다.


이 방법으로 유튜브를 보고 있는 아이에게 제안을 한다면 "유튜브를 지금 바로 마칠래? 30분 후에 마칠래?"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만약 아이가 A와 B 둘 다 싫다고 한다면 어떻게 할까? 처음에는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고 아이가 해결방안을 제안하도록 해준다.

"아, 그렇구나. 둘 다 싫은 걸 보니 오늘은 유튜브로 볼 게 많은가 보구나. 알았어! 그럼 네가 우리 둘 다 만족할 만한 방법을 제안해줄래?"

아이의 의견을 듣고 조율을 하는 상황에서 아이가 계속 무리한 요구를 하면 그때는 다시 단호하게 한계를 정해줘야 한다.

 

아이와 실제 갈등 상황에서 오갈 수 있는 대화를 기반으로 설명이 되어있어 이해하기 쉬웠다. 다만, 실천에는 반복적인 훈련과 연습이 필요하다고 한다.


'선택 A와 B의 기술'을 활용할 때 가장 핵심이 되는 기술도 꾸준한 시도와 실천 노력이고요. p.35

부모 자신부터 '자꾸 하면 된다!'라는 용기와 희망을 가지세요. 실제로 해보면 온갖 시행착오의 벽에 부딪히지만 결국엔 '됩니다!' p.35


처음부터 되지는 않지만 꾸준히 하다보면 된다고 이야기 해주니 훨씬 신뢰가 간다. 그리고 한두번 해보고 포기할 게 아니라 꾸준히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된다.


자녀가 게임하는 시간을 효과적으로 컨트롤하는 방법은 자녀가 적당히 게임을 하다가 멈출 수 있게끔 도와주는 아군이 되는 것입니다. p.44

부모의 사랑과 존중을 받고 자란 아이가 스마트폰 때문에 패륜아가 된 사례는 없습니다. p.53


결국 아이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제한하는 것에 앞서 부모가 아이에게 사랑과 존중을 주며 아이의 아군이 되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저자는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길다, 짧다' 또는 학습에 방해가 되니 '압수하느냐, 마느냐'에 집중해 허용과 제한을 반복하는 것은 새로운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양육법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보다는 자녀가 디지털 세상에서 잘 지낼 수 있도록 관련 능력을 키워주고 주도적 사용자가 될 수 있게 돕는 것, 더 나아가 함께 어우러지는 디지털 문명 시대를 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이다.


스마트폰을 개발하고 스마트폰에 깔리는 수많은 어플들을 개발하는 실리콘밸리에서는 아이들의 핸드폰 사용을 엄격히 제안한다고 한다. 학교에서도 핸드폰 사용이 금지된다고 한다. 그래서 나도 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 상반기 때까지 스마트폰을 사주지 않았다. 엄마아빠의 핸드폰을 이용하는 것도 시간제한을 두었다. 그랬더니 큰아이가 친구들은 다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고 무제한으로 스마트폰을 이용하는데 나만 스마트폰이 없다며 울음을 터뜨렸고 몰래 화장실에 핸드폰을 들고 들어가 몰튜브를 보기도 했다. 무조건 막고 부모의 기준만을 들이댄 제한시간이 답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 후로는 이렇게 했다가 저렇게 했다가 계속 시행착오의 반복이었다. 그리고 이제 아이에게 사춘기가 와서 자꾸 부딪히다 보니 너무 늦은 거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라는 명언처럼 지금부터 3개월간 꾸준히 실천하면 자녀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고 믿음 가득한 태도로 부모에게 응답하는 순간이 옵니다. p.185


라는 저자의 말대로 이제부터라도 아이와 함께 슬기로운 스마트폰 생활을 만들어 나가야겠다. 아이에게 사랑과 존중, 공감을 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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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에 되지 않는 사람 - 쉽게 얻은 사람은 모르는 일의 기쁨에 관하여
김경호 지음 / 허밍버드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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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재수해서 대학에 들어갔고 방송기자는 3년 동안 여덟 번 시험을 치른 뒤에 가까스로 합격했다. 뉴스 앵커는 세 번의 오디션 만에 맡게 되었는데, 첫 오디션부터 앵커가 되기까지 꼬박 10년이 걸렸다. 무엇이든 매번 도전할 때마다 실패를 거듭하다가 '이제 그만해야겠다' '포기할 때가 됐다'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다'라고 결심한 뒤에야 원하던 것이 주어졌다.


그렇다면 저자는 그 긴 기다림의 시간을 어떻게 견디어냈을까?

기다림을 위해 필요한 건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다.

p.9


저자는 프로야구의 '찐 팬'이다. 야구 경기를 보다 보면 종종 이런 생각을 하곤 한다고 한다. '나는 지금 우리 회사에서 몇 번 타자 혹은 어떤 투수일까.' 아마 대부분의 사람은 가장 빛나는 4번 타자나 맨 앞에 이름을 걸고 나서는 선발 투수를 꿈꿀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뒤에 있는 간판타자들이 안타를 쳐 타점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그들이 적시타를 쳤을 때 열심히 홈으로 뛰어들어 팀이 점수를 낼 수 있게 해야 하는 1번 타자에 가장 끌린다고 한다. 투수로는 팀의 에이스인 선발 투수와 마무리 투수 사이에서 실점을 막으며 둘을 연결해 주는 셋업 맨에 마음이 간다고 한다. 자신의 역할을 열심히 함으로써 팀의 성장을 위한 발판이 되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누구나 4번 타자, 선발 투수가 될 수는 없다. 그렇다면 나에게 가장 알맞은 역할,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일까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 나에 대한 고민 없이 남들 보기에 좋은 역할만 고집하다가 그렇게 되지 못하는 자신을 자책하고 잘나가는 동료와 자신을 비교하며 우울해하고 그들을 시기하고 질투하다 조직에서 자신을 찾지 못한 채 시간을 다 보내고 있지는 않은가 나를 돌아본다.


저자는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 하니?>에서 유재석 씨가 오랜 세월 무명으로 버티고 있는 개그맨 후배들에게 한 말이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달리는 말에 너무 채찍질을 하면 말도 아파요.


나는 이 말을 나에게 해주고 싶다. 오랜 경력단절, 나를 관리하고 계발하지 못했던 시간들이 아쉬워 늦었다는 생각에 나를 몰아치고 재촉했다. 그러는 동안 나도 모르는 사이에 번아웃이 찾아왔고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말았다.


저자는 다양한 삶의 무게를 지닌 오늘날의 청년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한다.

젊은 시절 미래를 위해 열심히 사는 건 분명 가치 있는 일이지만, 다시 돌아오지 못할 젊음을 무언가를 위해 준비하는 것만으로 다 써버린다면 그건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내일을 위해 오늘이 꼭 고달플 필요는 없다.

p.45


저자는 재수 생활과 3년 동안 취업에 실패하며 열등감과 '난 해도 안 돼'라는 좌절감에 빠졌다. 입사 시험에서 떨어질 때마다 모든 걸 내려놓고 싶을 때 저자를 붙잡아준 건 한 작은 회사에서의 취업 성공 경험이다. 그 경험이 '어쩌면 내가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라는 기대감을 놓지 않게 해주었다.

언제나 실패로 주저앉은 나를 다시 일으켜 세워준 건 수많은 실패의 경험이 아니라 한 번의 작은 성공 경험이었다.

p.71


저자는 '만약 에디슨이 성공의 경험 없이 계속 실패만 거듭했다면, 그래도 계속 도전할 수 있었을까?' 의문을 던진다. 생각해 보면, 에디슨도 실패 속에서 작은 성공 경험이 있었기에 계속을 도전을 할 수 있었지 않았나 싶다. 그러니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갈 때는 그것이 비록 작고 보잘것 없을지라도 성공 경험이 필요하다. 나는 어떤 성공 경험을 만들어 이 보이지 않는 길을 끝까지 갈 것인가 고민해 본다.


저자는 《한 번에 되지 않는 사람》을 통해 18년간 직장 생활을 하며 터득한 인간관계와 직장 생활의 노하우, 그리고 기자 생활을 하며 파악한 사회의 문제점도 따뜻한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개인적으로는 1장 한 번에 되지 않는 사람 이야기가 조금 더 길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저자의 실패와 도전 이야기에서 용기와 희망을 얻을 사람이 많을 것이기에 다음 기회에 조금 더 저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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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을 지키고 싶은 엄마를 위한 안내서 - 인터뷰집
마티포포 지음, 정유미 외 엮음 / 포포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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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을 보자마자 내가 읽어야 할 책이라는 직감이 들었다. 나부터가 내 일을 지키고 싶은 엄마이기 때문에. 정확히 말하면 나는 '내 일을 찾고 싶은'에 가깝겠지만, 일하는 엄마라면 혹은 일을 하고 싶은 엄마라면 그 누구라도 고민과 포기하고 싶은 상황들을 마주칠 수 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기에 다른 엄마들은 어떻게 자신의 일을 지켜가고 있는지 너무나도 궁금했다.


이 책은 인터뷰집이다. 10명의 워킹맘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각자 다른 직군, 배경, 환경에 놓여있는 엄마들이지만 그들의 일과 육아 사이의 줄다리기는 누구 하나 쉽지 않았다. 아니 어렵고 힘겨웠다. 나는 아이들이 어릴 때는 일을 포기하고 전업맘으로 지냈음에도 힘겨웠는데 어린아이를 기르면서 일을 한다는 건 얼마나 힘든 일일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아이들이 다니던 어린이집 엄마들이 대부분 워킹맘이었는데 일하고 싶어하는 나를 이해하지 못했던 그들의 마음을 이 책을 읽으며 느끼게 된다.


"하고 싶은 건 많은데 물리적으로 매이니까 자꾸 아이들 탓하게 되고 자책하게 되더라고요."  p.64


회사에 남아 커리어를 이어간다 해도 애도 잘 못 보는데 회사일도 못 하는 것 같은 자괴감, 육아휴직 후 복직할 때의 싸늘한 반응, 복직 후에도 야근으로 인한 육아공백, 절대적인 시간 부족, 일은 하고 싶지만 아이들의 육아를 맡아줄 사람의 부재,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엄마라는 이유로 거부되는 재취업 등등 내 일을 지키고 싶은 엄마들 앞에 놓여진 장애물은 너무나도 많았다. 그런 상황에서도 내 일을 지켜낸 엄마들은 일-육아를 병행하기 위한 방법으로 어떤 것들을 이야기할까?


·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나를 돌아볼 시간 갖기

· 필요한 손을 죄책감 느끼지 말고 도움받기

· '다 괜찮다'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주기

· 너무 혼자 책임지고 혼자 떠안지 않기

· 일과 육아 모두 잘해야 한다는 죄책감에서 벗어나기

· 잘 쉬기, 쉬기 위해서는 도움을 받는 것에 익숙해지기

· 아이와 나, 일과 가정의 균형을 지킬 수 있는 일을 시작하기

· 생각하는 게 있다면 작게라도 해보기

· 조바심 내지 말고 아기와 함께 있는 시간을 즐기면서 틈틈이 자신을 위한 계획과 준비하기

· 자책하지 않도록 마음가짐을 단단히 하기


롤모델이 없어서, 엄마가 되면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이야기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혼자서 고군분투했던 엄마들. 그들은 비록 힘겹게 자신의 일을 지켜냈지만 그들의 뒤를 잇는 엄마들은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일 할 수 있도록 엄마들이 뭉치고 우리의 어려움을 알려야 할 필요성을 이야기한다. 엄마들이 더 자주, 더 많이, 더 크게 자기 목소리를 내서 우리의 환경을 바꿔가야 한다는 말, 그리고 엄마들의 연대가 필요하다는 말이 가슴을 울렸다.


내 일을 지키고 싶은 엄마라면 이 책을 꼭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긴다.



그냥 힘을 좀 빼라고 얘기해요. 둘 다 잘하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 P25

회사에서 제가 오게 되면 ‘굉장한 모험이고 리스트‘라면서도 제게 기대하는 건 굴곡을 정통으로 맞았던 사람이 집단에서 구심점이 되어주지 않겠냐는 거였어요.

내가 나를 가장 잘 안다고 풀어온 방식이 100% 정답은 아닐 수도 있다는 것. 또 하나 배운 거죠. 다음부턴 너무 참지만 말고 도움을 청해볼 것 같아요. - P38

일하면서 아이를 돌보는 건 어떤 식으로든 손이 필요해요. 절대 혼자 다 못 하죠. 필요한 손을 죄책감 느끼지 말고 도움받았으면 좋겠어요. - P39

저도 돌아, 돌아왔지만 어쨌든 제 꿈이 있었고, 계획이 있었어요. 그렇지만 그 모든 꾸러미 속의 마지막 방점은 ‘다 괜찮다‘예요.

자영님에게 일이란 무엇인가요? "내 이름으로 생활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 P54

‘물론 그럴 수 있지. 하지만 부정적인 시각이 아니라 이런저런 방법을 써서 채워나가자‘ - P55

저는 고민을 별로 안 하는 편이어서 이렇게 하면 어떨까 고민할 시간에 바로 행동을 해요. 그런 면이 시간 단축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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