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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을 지키고 싶은 엄마를 위한 안내서 - 인터뷰집
마티포포 지음, 정유미 외 엮음 / 포포포 / 2021년 4월
평점 :
책 제목을 보자마자 내가 읽어야 할 책이라는 직감이 들었다. 나부터가 내 일을 지키고 싶은 엄마이기 때문에. 정확히 말하면 나는 '내 일을 찾고 싶은'에 가깝겠지만, 일하는 엄마라면 혹은 일을 하고 싶은 엄마라면 그 누구라도 고민과 포기하고 싶은 상황들을 마주칠 수 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기에 다른 엄마들은 어떻게 자신의 일을 지켜가고 있는지 너무나도 궁금했다.
이 책은 인터뷰집이다. 10명의 워킹맘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각자 다른 직군, 배경, 환경에 놓여있는 엄마들이지만 그들의 일과 육아 사이의 줄다리기는 누구 하나 쉽지 않았다. 아니 어렵고 힘겨웠다. 나는 아이들이 어릴 때는 일을 포기하고 전업맘으로 지냈음에도 힘겨웠는데 어린아이를 기르면서 일을 한다는 건 얼마나 힘든 일일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아이들이 다니던 어린이집 엄마들이 대부분 워킹맘이었는데 일하고 싶어하는 나를 이해하지 못했던 그들의 마음을 이 책을 읽으며 느끼게 된다.
"하고 싶은 건 많은데 물리적으로 매이니까 자꾸 아이들 탓하게 되고 자책하게 되더라고요." p.64
회사에 남아 커리어를 이어간다 해도 애도 잘 못 보는데 회사일도 못 하는 것 같은 자괴감, 육아휴직 후 복직할 때의 싸늘한 반응, 복직 후에도 야근으로 인한 육아공백, 절대적인 시간 부족, 일은 하고 싶지만 아이들의 육아를 맡아줄 사람의 부재,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엄마라는 이유로 거부되는 재취업 등등 내 일을 지키고 싶은 엄마들 앞에 놓여진 장애물은 너무나도 많았다. 그런 상황에서도 내 일을 지켜낸 엄마들은 일-육아를 병행하기 위한 방법으로 어떤 것들을 이야기할까?
·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나를 돌아볼 시간 갖기
· 필요한 손을 죄책감 느끼지 말고 도움받기
· '다 괜찮다'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주기
· 너무 혼자 책임지고 혼자 떠안지 않기
· 일과 육아 모두 잘해야 한다는 죄책감에서 벗어나기
· 잘 쉬기, 쉬기 위해서는 도움을 받는 것에 익숙해지기
· 아이와 나, 일과 가정의 균형을 지킬 수 있는 일을 시작하기
· 생각하는 게 있다면 작게라도 해보기
· 조바심 내지 말고 아기와 함께 있는 시간을 즐기면서 틈틈이 자신을 위한 계획과 준비하기
· 자책하지 않도록 마음가짐을 단단히 하기
롤모델이 없어서, 엄마가 되면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이야기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혼자서 고군분투했던 엄마들. 그들은 비록 힘겹게 자신의 일을 지켜냈지만 그들의 뒤를 잇는 엄마들은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일 할 수 있도록 엄마들이 뭉치고 우리의 어려움을 알려야 할 필요성을 이야기한다. 엄마들이 더 자주, 더 많이, 더 크게 자기 목소리를 내서 우리의 환경을 바꿔가야 한다는 말, 그리고 엄마들의 연대가 필요하다는 말이 가슴을 울렸다.
내 일을 지키고 싶은 엄마라면 이 책을 꼭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긴다.
그냥 힘을 좀 빼라고 얘기해요. 둘 다 잘하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 P25
회사에서 제가 오게 되면 ‘굉장한 모험이고 리스트‘라면서도 제게 기대하는 건 굴곡을 정통으로 맞았던 사람이 집단에서 구심점이 되어주지 않겠냐는 거였어요.
내가 나를 가장 잘 안다고 풀어온 방식이 100% 정답은 아닐 수도 있다는 것. 또 하나 배운 거죠. 다음부턴 너무 참지만 말고 도움을 청해볼 것 같아요. - P38
일하면서 아이를 돌보는 건 어떤 식으로든 손이 필요해요. 절대 혼자 다 못 하죠. 필요한 손을 죄책감 느끼지 말고 도움받았으면 좋겠어요. - P39
저도 돌아, 돌아왔지만 어쨌든 제 꿈이 있었고, 계획이 있었어요. 그렇지만 그 모든 꾸러미 속의 마지막 방점은 ‘다 괜찮다‘예요.
자영님에게 일이란 무엇인가요? "내 이름으로 생활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 P54
‘물론 그럴 수 있지. 하지만 부정적인 시각이 아니라 이런저런 방법을 써서 채워나가자‘ - P55
저는 고민을 별로 안 하는 편이어서 이렇게 하면 어떨까 고민할 시간에 바로 행동을 해요. 그런 면이 시간 단축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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