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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생각이 많을까? - 머릿속의 스위치를 끄고 싶을 때 보는 뇌과학 이야기
홋타 슈고 지음, 윤지나 옮김 / 서사원 / 2021년 7월
평점 :
생각이 많아도 너무 많다. 쓸데없는 생각을 하느라 쉽사리 잠들지 못한다. 무언가에 도전하기도 전에 이 생각 저 생각 하다가 결국 하지 못한다. 생각을 비워보려 명상을 시도해보지만, 계속 떠오르는 생각에 명상 시간이 괴롭다.
그런데 나는 왜 생각이 많을까?
그저 엄마 닮아서 생각이 많다고만 생각했지, 한 번도 그 이유를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일까? 《나는 왜 생각이 많을까?》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도대체 나는 왜 생각이 많은 건지 궁금해졌다.
우리는 20만 년 전 지구에 출현한 호모사피엔스이다. 사람을 둘러싼 환경은 20만 년 전과 크게 달라졌지만, 우리를 움직이는 행동원리는 사소한 일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환경에 노출되어 있었던 수십만 년 전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여전히 그때와 같이 '불안'에 의해 움직인다.
저자는 생각을 많이 하는 이유를 다룬 1장에서 계속해서 불안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마도 불안이 생각을 많이 하는 이유라고 생각하기 때문인 듯하다. 하지만, 불안한 마음이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든다라고 정확히 설명하지는 않는 점이 아쉽다.
1장에서 불안을 이야기하는 저자의 의도가 '생각을 많이 하는 이유는 불안 때문이다'라고 주장하기 위한 것이라면, 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은 불안감이 높은 사람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불안은 어떻게 잠재울 수 있을까? 저자는 '불안해하지 말아야지'가 아니라 '불안과 더불어 살아가야지'라고 생각하라고 말한다. 흔히 말하는 성공한 사람들조차 불안을 느끼지 않을 수는 없다. 다만, 그들은 불안의 에너지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소화해 다른 사람들이 하지 않는 것을 해내는 사람들인 것이다.
저자는 '불안'이라는 마음의 기능과 잘 타협하는 다양한 방법을 연구결과에 근거해서 알려준다. 그중에서 나에게 와닿았던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 뇌 구조에서 보면 의욕의 스위치는 '그래, 해 보자!'는 생각만으로 켜지지 않는다. 일단 일을 해야 한다. 일을 하면 의욕의 스위치는 자동으로 켜진다. (p.33)
· 우선순위를 정하고 자잘한 것에 신경 쓰지 않는(잊는) 습관은 불필요한 사고를 없애고 신속하게 행동할 수 있게 해 준다. (p.47)
· 결단을 내려야 하는 문제는 어떻게 결정할지가 아니라 '결정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어떤 것이든 하겠다고 결정하든 하지 않겠다고 결정하든 일단 결정할 마음을 먹는 것이 결국 인생의 만족도를 크게 좌우한다. (p.50)
· 소원이나 고민을 글로 쓰면 좋다고 한다. 혹자는 이 말이 근거 없는 정신론이라 생각하겠지만 실제로 '인지행동요법'으로 쓰이는 방법이며, 특히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p.85)
· 자신이 옛 생각에 잠기거나 '이렇게 되면 어떡하지?'하고 불안한 상상만 하는 편이라면 가능한 생각하는 시간을 줄이고 행동과 경험에 시간을 쓰도록 해보자. (p.118)
· 잠깐 휴식을 취할 때는 생각하지 말고 멍하니 있는 게 좋다. (중략) 그러려면 여유롭게 차나 커피를 준비하는 것도 좋다. 이때 모래시계를 준비해 놓고 차를 끓이는 동안 모래가 떨어지는 모습에 집중하며 멍하니 있으면 더욱 도움이 될 것이다. (p.123)
· '난 못 해', '나 같은 게 뭐…'라는 자학적인 말 대신 가능한 긍정적인 표현과 긍정적인 사고로 바꿔나가자. (p.143)
결국 불안이란 생각에서 나오는 것이기에, 계속해서 떠오르는 생각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그리고 그 방법을 요약하자면, 적고 멍 때리고 행동하는 것이다.
책 뒤표지에 나온 꼬리에 꼬리를 물며 떠오르는 생각에 잠 못 이루는 사람,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생각하다가 시도조차 하지 않는 사람, 생각하느라 일의 능률이 떨어지는 사람이 모두 내 이야기이다. 지금까지는 적고, 멍 때리고 행동하는 것이 나와는 거리가 먼 일들이었지만, 이제는 이 세 가지 방법과 친해져서 생각의 고리를 끊고 불안을 줄여, 단순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해당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