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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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3
P.549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프레드릭 배크만-
<서평단>

오베라는 남자로 이름을 알린 프레드릭 배크만의 장편 소설이다. 오베라는 남자도 신선하게 읽었던 터라 기대감이 컸다. 빨간머리 앤을 연상시키는 귀엽고 조금은 엉뚱해 보이는 소녀가 있는 핑크빛 표지부터 내 마음에 쏘옥 들었다. 그리고 책을 읽기 전에 내가 신경써서 보는 차례를 보려는 순간 어머나 차례가 나오기 전에 아파트 입주민들의 소개부터 먼저 나와 있었다.

할머니네집, 엘사네집, 브릿마리와 켄트네 집, 까만치마를 입고 다니는 여자네 집, 레나트르와 마우드네 집, 알프네 집, 무슨 증후군을 앓는 아이네집, 괴물네 집, 그리고 마지막으로 워스네 집까지 아파트 입주민에 대한 소개가 나오는데 여기부터 참 다른 별의 신선한 공기가 지구로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주인공 엘사에 대한 소개는 다음과 같다.
엘사는 조금 있으면 여덟살이 되는 일곱살이다. 그리핀도르 목도리를 두르고 빨간 사인펜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다가 누가 맞춤법을 틀리면 사인펜으로 고쳐준다. 사람들은 나이에 비해 조금 성숙하다고 하지만 사실 "어마무지하게 짜증나게 군다"는 뜻이라는 걸 안다.
캬~~ 이런 자기 소개는 들어본 적이 없기에 설레고 상상의 나래 속으로 날아 들어가고 말았다. 다른 인물들도 나의 궁금증을 자극 시키는 인물들이었다. 한참을 책장을 넘기지 못하고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주인공들끼리의 연관 관계는 어떻게 될까를 상상한 후 뒷 장의 차례를 보았다.
차례 역시나 상큼했다.

차례
1.담배
2. 원숭이
3. 커피
4. 맥주
5. 백합
6. 세정제
7. 가죽
8. 고무
9. 비누
10. 알코젤
11. 단백질 바
12. 민트
13. 와인
14. 타이어
15. 대팻밥
16. 먼지
17. 시나몬 번
18. 담배 연기
19. 스펀지케이크 믹스
20. 옷 가게
21. 양초 기름
22. 오보이
23. 꿈
24. 가문비나무
25. 피자
26. 멀드 와인
27. 감자
28. 스위스 머랭
29. 향수
30. 땅콩 케이크
31. 유리
32. 아기
33. 할머니

처음에는 생소한 단어들로 된 차례가 낯설기만 했는데 책을 다 읽고 나니 이것들이 핵심이고 이야기를 이끌고 가는 것임을 알고 나니 작가가 더 위대해 보였다. 짧지만 굵은 힘있는 단어들이었던 것이다.

'세상의 모든 일곱 살짜리에겐 슈퍼 히어로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한다.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정신과에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라고 말하는 할머니! 조금은 특이한 할머니 덕분에 엘사는 참 행복한 손녀이다. 싸우기도 많이 싸우지만 일곱 살로 지내는 데 별로 재주가 없다는 걸 아는 엘사를 있는 그대로 봐주고 그녀에게 슈퍼 히어로가 되어 주는 할머니
나에게 할머니에 대한 추억은 참으로 무섭고 남아 선호사상이 강하셔서 나한테는 웃어주지도 않고 손자들만 좋아했던 기억 뿐이라 엘사의 할머니가 부럽고 진짜 우리 할머니가 그랬다면 나는 조금 더 상상력이 풍부하고 창의적인 아이가 되지 않았을까? ^^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 달라는 편지를 사람들에게 전달하면서 할머니에 대해 엄마에 대해 그리고 이웃 사람들을 이해하고 사랑해 나가는 과정을 참 진솔하고 따스하게 묘사해 놓은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가슴이 참 따뜻하다. 그리고 우리 가족들과 내 주변 지인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게 더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프레드릭 베크만 작가님, 전 오베라는 남자보다 이번 작품이 더 마음에 드네요. 한 편의 동화 같기도 하고 한 편의 그림 같기도 하고 한편의 마법 이야기 같기도 한 따스한 이야기,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좋은 책을 서평단으로 할 수 있게 된 것에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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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하여 공부하는가 - 새로운 시대를 위한 교육 프로젝트
에르빈 바겐호퍼 외 지음, 유영미 옮김 / 생각의날개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제목과 표지를 보니 누구를 위하여 공부하는가?에 대한 화두에 대하여 학교가 창의력을 죽인다라는 한 문장으로 아~~ 이 책은 이 시대의 교육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책장을 펼쳤습니다.

 

이 책의 작가인 에르빈 바겐호퍼는 오스트리아 방송국에서 카메라 연출자로 장편 영화 및 다큐멘터리 작업을 하였고 최근에는 이 책의 바탕이 된 다큐멘터리 영화'알파벳(2013)'을 제작하여 교육과 사람에 대해 고민하고 닮을 찾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학교교육의 가능성과 교육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장을 마련해 주었다고 합니다. 알파벳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도 무척 보고싶어진다.

 

연구에 따르면 우리는 모두 태어날 당시에는 재능이 매우 뛰어난 존재들이었다. 그러나 우리가 계속해서 "no"를 선언하는 사이 재능을 발휘할 기회를 잃으면서 자신에게 부여된 창조성의 25퍼센트를 바루히하는 사람이 성인의 약 2퍼센트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조지 랜드와 베스 자먼에 따르면 그 이유는

"자라면서 우리는 환경을 통해 미리 정해진 의견, 가치 판단, 답변, 도그마를 받아들인다는 것이죠. 환경이 끊임없이 우리에게 무엇이 좋고 무엇이 나쁘며,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무엇이 아름답고 무엇이 추하며, 무엇이 바람직하고 무엇이 그렇지 않은지를 알려 주고, 그렇게 우리는 스스로를 제한하여 창조성의 싹을 죽이고 있어요." 라고 말한다.

 

이 부분을 읽고 한참을 멍하니 그대로 있었다. 우리가 암묵적으로 아이들을 움츠러들게 하는 no라는 언어와 비언어, 우리를 둘러싼 모든 환경이 커 나갈 수록 우리의 창조성을 죽이고 있다는데는 고개르 끄덕일 수 밖에 없는 아픈 현실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두고 며칠을 고민했었다.

 

책에 나온 구절 중 아래 부분도 생각할 거리를 잔뜩 제공한다.

 

얼음이 녹으면 물이 된다. 그것은 맞는 말이지만 얼음이 녹으면 봄이 된다는 학생의 의견은 과학적인 지식보다 더 창의적이고 감성 풍부한 멋진 대답이다. 하지만 그의 의견은 무시되고 마는 중국의 현실은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하지만 봄이 온다고 대답을 했을 때 우리나라의 선생님들이 바로 무시해 버릴까?라는 의문도 제기되었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고, 문학적 감수성이 뛰어나다고 칭찬해 주는 분도 계실 것 같은데 말이다.

 

어쨌든 어마어마한 경쟁 시스템에서 중국의 아이들은 시험 기계로 키워지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도 별 반 다를게 없다. 유치원때부터 영어를 배우고 한참 뛰어 놀아야 할 초등학교 시절도 학원을 뱅뱅 돌며 저자의 말대로 시험 기계처럼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을 보면 참 안타깝다. 내가 어릴 때만 해도 학교 다녀오면 가방을 던져 놓고 나가서 고무줄 뛰기, 팔방 놀이 등을 하며 신나게 뛰어 놀다가 엄마가 "저녁 먹으러 들어와~"라고 부르시면 들어가서 씻고 밥 먹었던 행복한 유년시절이 떠오른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놀고 싶어도 다들 학원을 다니니 놀 친구도 없고 컴퓨터 게임이나 할 줄 알지 여러 명이 모여서 무엇을 하고 놀아야하는지도 모르는 정말 불쌍한 아이들이 되고 말았다.

 

아~~

교육에 관심이 많은 내가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 점은 왜 우리나라는 모든 아이들이 공부 잘하기를 바랄까?이다. 대학교 때 존경하던 교수님께서는 아들과 딸이 있었는데 딸은 어려서부터 책의 즐거움에 빠져 사니 학자의 길을 가면 되겠다고 하시고, 아들은 공부에는 관심이 없지만 밝고 명랑하며 집안일도 잘 도와주기에 본인이 원하지 않는 이상 공부를 강요하지 않으실거라고 하셨다. 교육학과 교수님이셨는데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제점은 엄마들의 교육열이 아이를 망치는 것이라고 하셨다. 교수님의 아들이 마트 주인이 되고 싶다는 꿈을 인정하신다면서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 돈을 마련할지 아이와 함께 의논하고 그렇게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고 하셨다.

 

그리고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의 저자이신 박혜란씨의 강의를 들어보니 "공부도 적성이다."라고 하셨다. 나는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공부가 적성인 아이들은 공부를 하면 되고, 공부가 적성이 아닌 아이들은 운동이나 예술 분야에서 자신의 꿈을 펼치거나 기술을 배우면 된다. 문제는 사회 풍토인 것이다. 모두가 대학을 가야 하고, 몇몇의 직업만 존경받는 사회 풍토 때문에 선뜻 기술을 배운다거나 다른 꿈을 꾸지도 못한 채 성적에 이끌려 대학을 가고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 전쟁 속에 빠져서 피어보지도 못한 채 좌절하는 청춘이 많게 된 듯하다.

나는 우리 아이들이 왜 공부하는지 자신이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면 좋겠다. 공부 잘하는 아이도 공부 못하는 아이도 어디에서든 떳떳하고 당당하며 행복하게 자신의 삶을 펼칠 수 있는 그런 나라... 그런 나라가 우리나라이길 바라고 또 바래본다.

 

작가님의 말처럼 우리 아이들은 다시금 순수하게 놀아야 한다. 자연 속에서 뛰어 노는 숲 아이들, 누구나 다르고 특별한 존재임을 인정하기,- 다름을 존중하고 함께 나누는 교육은 분명 우리나라의 미리보기일 것이다. 학교 교육과정이 기쁨, 사회적 가치, 다름, 호의, 사람, 공감, 연대, 평등, 나눔 등과 같은 더 긍정적인 내용으로 가득하고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언제 어디서나 잘 표현하도록 하는 것으로 가득하면 좋겠다. 사랑의 관계로 안타까운 현실을 바꿀 수 있는 물꼬를 터 준 이 책 한 권이 정말 감사하고 감사하며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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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난 요리사의 행복 레시피 - 생활 이야기 (행복, 힐링, 요리), 2015 세종도서 문학나눔 노란돼지 창작그림책 29
정설희 글.그림 / 노란돼지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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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저는 그림책을 정말 좋아합니다.

아마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아니었어도 평생 그림책을 좋아하며 읽었을거에요.

 

노란돼지는 가슴 따뜻한 그림책을 많이 펴내는 출판사인데 이번에도 기대 이상이네요.

 

별난 요리사의 행복레시피는 표지만 봐도 기분이 저절로 좋아집니다.

표지 위에는 노란돼지 창작그림책 29_생활이야기(행복, 힐링, 요리)라고 적혀 있는데 딱 맞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 웃음이 저절로 나와서 행복해지고

머리가 복잡할 때 이 책을 읽으면 깨끗하고 맑게 힐링되고

이 책을 읽으면 누구나 사랑과 행복을 요리할 수 있게 됩니다. ^^

 

소심한 우리 아들은 걱정이 많습니다. 겉으로는 장난꾸러기 같고 씩씩해 보이지만 엄마인 저한테는 많은 걱정거리를 쏟아내며 소심한 모습을 보입니다. 예를 들면

'내일 유치원에서 내가 잘 안 먹는 반찬이 나오면 어쩌지?'

'사람들이 계속 쓰레기를 버려서 지구가 아파하면 어쩌지?'

'해가 져서 어두우니까 무서운데 귀신이 나타나면 어쩌지?'

'구피가 나 없는동안 보고싶어하면 어쩌지?' 이런 식으로 말이지요.

 

이렇게 걱정이 많은 우리 아들은 마을 사람들이 새로운 걱정거리로 잠을 자지 못하는 부분에서 자기랑 똑같다며 눈이 동

그래졌어요. 그리고 맛없는 요리를 하는 식당 이름이 '꿀꿀이 밥집'인데서는 까르르 까르르 배꼽 잡으며 한참을 웃었네요.

그러다 상상력이 풍부한 요리사의 별난 행동에서 정말 재미있다며 책으로 빠져 들어갈만큼 푸욱 빠져서 책을 읽었어요.

 

마음이 따뜻해지는 요리

걱정이 모두 사라지는 요리

행복한 기분이 드는 요리

정말 엄마인 제가 만들고 싶은 3종 셋트가 모두 들어간 요리를 완성한 요리사의 레시피는 바로

달빛파우더와 나뭇가지 바람 한 덩이, 양떼구름 한 뭉치, 할미꽃 3송이, 도토리 2알, 행복한 아가의 미소가 약간 들어간 것이었답니다.

 

아~~~~ 이 부분을 읽고 또 읽고 또 읽었습니다. 정설희 작가는 정말 마음이 고우신 분인가봅니다. 어쩌면 이렇게 예쁜 요리 레시피를 만들어주셨는지 모르겠어요.

 

덕분에

말랑말랑하게 상상하고

가슴으로 냠냠 맛보고

부드럽게 미소짓고

향긋하게 행복해졌습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아이들은 우리도 행복 레시피를 만들자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종이를 꺼내서 각자 행복 레시피를 만들었습니다.

싱글벙글 계속 웃음이 납니다. 행복한 요리 레시피를 만들려고 하니 예쁜 요리 재료, 아름다운 마음, 고운 상상력이 다 들어가서 그런가봅니다.

우리 아이들을 보니 책 뒤편에 나만의 행복한 요리 레시피를 만드는 부록이 함께 있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바람이 생깁니다.

책을 읽기 전부터, 읽는 동안 내내, 그리고 읽고 난 후에도 행복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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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의 기적, 감사일기 - 쓸수록 힘이 나고 매일매일 행복해지는 감사일기의 기적!
양경윤 지음 / 쌤앤파커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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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감사의 힘'이라는 책을 읽고 6살, 8살 된 아이들과 함께 수첩을 사서 감사 일기를 적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책은 감사의 중요성과 감사의 힘에 대해 잘 적어 놓았지만 저 아닌 다른 사람들이 책을 읽고 바로 감사일기를 적을만한 의지력이 들게 적어 놓지는 않았어요. 이론 중심의 원론적인 이야기라 조금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그 때 저는 평소에 감사함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저를 되돌아보니 영혼없는 "감사합니다"를 외치지 실제로 진정으로 우러나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아서 마음 먹고 감사 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쓰기 시작하니 완벽주의 같은 저의 성격이 조금 느긋해지고, '그래도 괜찮아'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더라구요. 마음의 여유가 생기기 시작한 것입니다. 저와 함께 한 꼬맹이들도 처음에는

"엄마, 감사한 것이 오늘은 하나도 없어."라고 말하면서 뭐가 감사한 일인지 찾는데 한참이 걸렸어요. 그런데 하루 이틀 쓰기 시작하자 저도 변하고 아이들도 변했어요. 여름에 썼던 아이들의 감사일기를 보면

"광려천에서 송사리를 잡았습니다. 미끌미끌 뺀질뺀질한 송사리 잡기는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하하호호 웃으며 송사리를 잡을 수 있는 깨끗한 광려천이 우리 집 주변에 있음에 감사합니다. 그리고 송사리를 다 살려주고 나왔습니다. 송사리를 생각해 준 내 마음에 감사합니다." 라고 되어 있습니다. 6살, 8살 두 꼬맹이의 눈에도 자연이 감사하며 자신의 마음도 되돌아볼 수 있는 힘이 생긴 것입니다. 정말 감사의 힘은 놀라웠어요.

그런데 아쉽게도 우리의 수첩에 적던 감사 일기는 어느 순간 책꽂이에 꽂혀 먼지만 뽀얗게 생기게 되었답니다. 바쁜 일상에 짓눌려서 마흔몇편을 쓴 채 장식품처럼 책꽂이에 꽂혀 있었습니다. 저는 제가 감사일기를 안 쓰고 있다는 사실 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으니까요. 이렇게 감사의 힘을 까마득히 잊고 '빨리 빨리'를 외치며 바쁜 일상에 빠져 있던 저에게 기적같은 '한 줄의 기적, 감사일기'라는 이 책이 선물처럼 왔습니다. 평소에 존경하던 수석 선생님께서 쓰신 책이라서 그 분을 믿고 사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작가님은 평소에 저와 친하지 않아 자세히는 모르지만 늘 밝고 활기차고 강의 잘 하시는 분이었는데 책을 펴서 읽기 시작하는데 눈물부터 주르륵 흘렀습니다. 무엇이 그리 슬펐는지 모르겠지만 엄마로, 선생님으로, 부인으로 사시는 선생님의 진솔한 이야기가 제 가슴 속 깊디 깊은 곳에서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때까지 썼던 감사일기는 정말 내 마음대로 쓴 감사일기였다는 것도 알게 되었지요.

이 책에서는 단순히 말로만 감사하는 삶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다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말 솔직하게 써 놓아서 더 와 닿았습니다. 그리고 감사일기를 쓰는 팁이 자세하게 나와서 처음 쓰는 분들도 정말 진심으로 감사하며 감사일기를 잘 적을 수 있게 되어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예시로 나와 있는 여러분들의 감사일기를 보며 제가 부끄러워졌습니다. 이렇게 감사한 일이 많고 여러가지 깨달음을 줄 수 있는 감사 일기가 저의 인생을 바꿀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용기를 내어 다시 시작했습니다. 이번에는 작가 선생님의 말씀처럼 어린 꼬맹이들은 함께 하지 않고 저와 마음 맞는 가슴 따뜻한 지인분들과 함께 감사일기 밴드를 만들어 감사 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누군가 나에게 무엇을 준것만 감사했는데 쓰다 보니 감사한 일들이 정말 많더군요. 제가 감사 일기에 썼던 몇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지금 이 시간, 나를 비추고 있는 따뜻한 햇살 덕분에 많이 춥지 않아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새벽에 잠이 깨서 읽고 싶었던 동화책을 읽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순수한 동심을 가진 주인공의 이야기가 마법처럼 펼쳐져서 저의 감성을 자극하였습니다. 마치 아름다운 종소리가 바람을 타고 은은하게 퍼지는 듯 하였습니다.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을 지은 작가님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평소에는 아무것도 아닌 휴지 한 장이 오늘 저에게는 정말 필요하고 가장 감사한 것이었습니다. 아침부터 맑은 콧물이 줄줄 흘렀는데 출근해서도 증세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하루 종일 휴지를 끼고 살았습니다. 그러다 회의 시간이 되어 아무 생각없이 수첩과 필기구만 들고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저의 콧물은 눈치도 없이 계속 줄줄 나오려고 하였습니다. 다급해진 저는 휴지 한 장이 정말 아쉬웠습니다. 급하게 입고 있던 조끼 호주머니를 뒤져보니 휴지 한 장이 있어서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코를 닦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나무를 베어 만든 휴지를 코 푼다고 오늘 하루동안 너무 많이 썼습니다. 손수건을 챙겨왔어야 하는데 환경을 생각하지 않고 나의 편리함만을 생각한 제가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평소에 아무 생각없이 썼던 부드러운 휴지와 휴지를 만들어준 나무에게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 일기를 쓰지 않을 때는 밤이 되면 "아이 피곤하다~~"를 외치며 침대에 누워 자기 바빴어요. 그런데 하루를 마무리할 때 감사 일기를 쓰니 저의 하루를 되돌아보고 또 생각이 깊어지고 넓어집니다. 그리고 참 좋은 지인 분들의 감사 일기를 함께 읽으며 미소 짓고 고개 끄덕이며 하루를 마무리 하니 정말 행복합니다. 제 친구가 양경윤 작가님 별명을 감사 마법사라고 지었습니다. 정말 딱 입니다. 감사 마법사님이 뿌려 주신 감사와 행복이라는 마법의 가루 덕분에 하루하루가 감사하고 행복해집니다. 제가 행복해지니 가족의 기적처럼 가족들이 행복해지고, 직장 동료들도 행복해집니다. 마법 가루는 정말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듯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이 좋은 또다른 이유는 감사요청일기입니다. 감사 일기는 잘 적어졌는데 처음에 감사 요청일기는 많이 어색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일어나지 않은 내일의 감사한 일을 현재형으로 적는 것이 감사요청일기입니다. 이렇게 감사요청일기를 적으니 목표도 생기고 긍정적인 마법 주문으로 매일 매일 행복함과 함께 더 좋은 일이 많이 생기는 듯 합니다. 많은 분들이 기적같은 이 책을 함께 읽으시고 감사와 행복이라는 마법의 가루가 온 세상에 널리 퍼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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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사용설명서 2 - 모욕ㆍ독설ㆍ비난에도 상처받지 않는 관계의 심리학 감정사용설명서
도리스 볼프 지음, 장혜경 옮김 / 생각의날개 / 201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기쁨, 슬픔, 행복함, 짜증, 사과, 용서, 피곤함, 즐거움, 환희, 분노 등 인간의 감정이라는 것은 정말 다양하다. 예쁘고 좋은 감정은 나도 좋고 상대방에게도 즐거움을 전하지만 말 한마디에도 상처 받고 아파하는 것이 인간이다. 나 역시 여린 마음을 지니고 있고 상처를 잘 받는 스타일이지만 정말 다행히도 내 주변에는 천사같은 지인들이 대부분이라 상처를 받은 기억이 잘 나진 않는다.

먼저 이 책을 딱 받았을 때는 부부싸움 중이었던 후배에게 선물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감사했다. 그 누구에게도 상처받지 않는 관계의 심리학이라는 부분이 눈길을 끌었다. 정말 표지처럼 현실에서 이루어진다면 세상 모든 사람이 행복할 것 같다.

이 책은 두 개의 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첫번째는 '마음의 상처를 이해하다'로 자기 내면을 돌아보게 한다. 나는 언제 어떤 말로 마음의 상처를 받는지, 내 예민함을 긍정적으로 볼수도 있는지, 예민함이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에 대해 쉽게 풀어 놓았다, 그리고 왜 나는 타인의 행동에 영향을 받는가?에 대한 질문을 통해 독자들이 자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성찰의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작가의 말처럼 살면서 다들 자기 마음속에 초인종 줄을 연결한다. 누군가 그 초인종을 누르면 자동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상대가 내 말을 귀 기울여 듣지 않으면, 나를 비판하면, 고함을 치면, 곧바로 상처의 초인종이 울리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정말 그런 것 같다. 사람마다 저마다의 마음의 초인종이 있듯이 말이다. 나는 고함 치는 것이 싫은데 다행히 고함 치는 사람이 내 주변에 없음에 정말 감사한다.

자기를 돌아보는 부분은 아주 자세한 질문들로 이루어져 있다. 어디가 나의 약점인지 찾기 위하여 나는 어떤 사람한테서 상처를 받는지, 유년시절에 이 사람들은 어떻게 기억되는지, 이 사람들이 어쨌기에 내가 상처 받는지처럼 자세하고 구체적인 질문들에 대답을 하다보면 지금껏 상대가 어떤 열쇠로 자물쇠를 열었는지, 어떻게 나의 좋은 기분과 마음의 평화를 헤집어 놓았는지 알게 된다. 그러면 답은 나온다. 알았으니 그냥 자물쇠만 갈아치우면 된다고 한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인 것 같다.

그리고 같은 말이라도 내가 예민할 때 들으면 그것은 가슴에 대못처럼 박힌다. 이 책에서 역시 내 예민함에 대해 다루고 있다. 마음의 상처를 받으면 생각과 감정, 몸과 행동이 달라진다. 상처를 받으면 적절하게 행동하기가 어렵다. 그러니 조금 더 느긋하고 여유있게 대응하는 방법을 배울 필요가 있을 것이다.
 

파트 2에서는 어떻게 하면 타인의 행동에 휘둘리지 않고 잘 대처할까?라고 극복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나는 이 책이 좋은 점이 파트 2가 있어서이다. 긍정적이고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라는 것이다. 내담자들에게 목표를 정하라고 시키면 대부분 "절대로 상처받지 않을거야.", "죽어도 무시당하지 않을거야"라고 설정한다고 한다. 무엇이 문제일까? 그렇다. 대부분 도달할 수 없는 목표이거나 부정적인 표현을 사용한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키즈 스킬을 처음 할 때가 떠오른다. 아이들에게 스킬 한가지씩을 설정하자고 하였을 때 대부분 "복도에서 뛰지 않겠습니다." "친구와 떠들지 않겠습니다." 라는 식의 부정적인 표현이 들어가는 목표를 설정하였다. 이것을 긍정으로 바꾸는 것 자체에 오랜 시간이 걸렸던 기억이 떠오른다. 저자도 역시 긍정적이고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아갈 수 있는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자고 한다. "지금보다 더 조용하게, 이성적으로, 당당하게, 확신있게 대응하고 싶어." , "앞으로는 비판을 받아도 상대의 의도가 무엇인지 고민한 뒤 대응할거야."와 같이 말이다.

그리고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유익한 사고방식으로의 전환이었다. 자신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것! 이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설사 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해도 아무 상관없다. 나는 사랑스러운 인간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남에게 해만 끼치지 않는다면 말이다.

이 책을 읽다 보니 상처 받은 기억이 많이 없는 나는 혹시나 내가 다른 사람에게 상처 준 일이 있지는 않은지에 더 초점을 맞추게 되었다. 따뜻한 말 한마디는 넘어져서 아프고 힘들어하는 한 영혼에게 내미는 따뜻한 손과 같다. 하지만 독설이 담긴 한 마디는 그 사람의 가슴을 찢어놓는 창살 같은 것이다. 앞으로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나의 감정보다 더 존중해 주고, 배려하는 내가 되고 싶다.

이 책은 마음이 여리고, 사람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힘들어 하는 분들이 읽고 책에 나오는 대로 따라 하면 관계 회복과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될 책이다. 나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표지에 나온 "난 상처받지 않는다! 오늘부터! 그 누구에게도!"를 이렇게 바꾸고 싶다. "나는 상처를 받아도 잘 극복할 수 있다. 오늘부터! 모든 이들과 소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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