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사용설명서 2 - 모욕ㆍ독설ㆍ비난에도 상처받지 않는 관계의 심리학 감정사용설명서
도리스 볼프 지음, 장혜경 옮김 / 생각의날개 / 201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기쁨, 슬픔, 행복함, 짜증, 사과, 용서, 피곤함, 즐거움, 환희, 분노 등 인간의 감정이라는 것은 정말 다양하다. 예쁘고 좋은 감정은 나도 좋고 상대방에게도 즐거움을 전하지만 말 한마디에도 상처 받고 아파하는 것이 인간이다. 나 역시 여린 마음을 지니고 있고 상처를 잘 받는 스타일이지만 정말 다행히도 내 주변에는 천사같은 지인들이 대부분이라 상처를 받은 기억이 잘 나진 않는다.

먼저 이 책을 딱 받았을 때는 부부싸움 중이었던 후배에게 선물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감사했다. 그 누구에게도 상처받지 않는 관계의 심리학이라는 부분이 눈길을 끌었다. 정말 표지처럼 현실에서 이루어진다면 세상 모든 사람이 행복할 것 같다.

이 책은 두 개의 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첫번째는 '마음의 상처를 이해하다'로 자기 내면을 돌아보게 한다. 나는 언제 어떤 말로 마음의 상처를 받는지, 내 예민함을 긍정적으로 볼수도 있는지, 예민함이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에 대해 쉽게 풀어 놓았다, 그리고 왜 나는 타인의 행동에 영향을 받는가?에 대한 질문을 통해 독자들이 자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성찰의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작가의 말처럼 살면서 다들 자기 마음속에 초인종 줄을 연결한다. 누군가 그 초인종을 누르면 자동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상대가 내 말을 귀 기울여 듣지 않으면, 나를 비판하면, 고함을 치면, 곧바로 상처의 초인종이 울리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정말 그런 것 같다. 사람마다 저마다의 마음의 초인종이 있듯이 말이다. 나는 고함 치는 것이 싫은데 다행히 고함 치는 사람이 내 주변에 없음에 정말 감사한다.

자기를 돌아보는 부분은 아주 자세한 질문들로 이루어져 있다. 어디가 나의 약점인지 찾기 위하여 나는 어떤 사람한테서 상처를 받는지, 유년시절에 이 사람들은 어떻게 기억되는지, 이 사람들이 어쨌기에 내가 상처 받는지처럼 자세하고 구체적인 질문들에 대답을 하다보면 지금껏 상대가 어떤 열쇠로 자물쇠를 열었는지, 어떻게 나의 좋은 기분과 마음의 평화를 헤집어 놓았는지 알게 된다. 그러면 답은 나온다. 알았으니 그냥 자물쇠만 갈아치우면 된다고 한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인 것 같다.

그리고 같은 말이라도 내가 예민할 때 들으면 그것은 가슴에 대못처럼 박힌다. 이 책에서 역시 내 예민함에 대해 다루고 있다. 마음의 상처를 받으면 생각과 감정, 몸과 행동이 달라진다. 상처를 받으면 적절하게 행동하기가 어렵다. 그러니 조금 더 느긋하고 여유있게 대응하는 방법을 배울 필요가 있을 것이다.
 

파트 2에서는 어떻게 하면 타인의 행동에 휘둘리지 않고 잘 대처할까?라고 극복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나는 이 책이 좋은 점이 파트 2가 있어서이다. 긍정적이고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라는 것이다. 내담자들에게 목표를 정하라고 시키면 대부분 "절대로 상처받지 않을거야.", "죽어도 무시당하지 않을거야"라고 설정한다고 한다. 무엇이 문제일까? 그렇다. 대부분 도달할 수 없는 목표이거나 부정적인 표현을 사용한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키즈 스킬을 처음 할 때가 떠오른다. 아이들에게 스킬 한가지씩을 설정하자고 하였을 때 대부분 "복도에서 뛰지 않겠습니다." "친구와 떠들지 않겠습니다." 라는 식의 부정적인 표현이 들어가는 목표를 설정하였다. 이것을 긍정으로 바꾸는 것 자체에 오랜 시간이 걸렸던 기억이 떠오른다. 저자도 역시 긍정적이고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아갈 수 있는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자고 한다. "지금보다 더 조용하게, 이성적으로, 당당하게, 확신있게 대응하고 싶어." , "앞으로는 비판을 받아도 상대의 의도가 무엇인지 고민한 뒤 대응할거야."와 같이 말이다.

그리고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유익한 사고방식으로의 전환이었다. 자신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것! 이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설사 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해도 아무 상관없다. 나는 사랑스러운 인간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남에게 해만 끼치지 않는다면 말이다.

이 책을 읽다 보니 상처 받은 기억이 많이 없는 나는 혹시나 내가 다른 사람에게 상처 준 일이 있지는 않은지에 더 초점을 맞추게 되었다. 따뜻한 말 한마디는 넘어져서 아프고 힘들어하는 한 영혼에게 내미는 따뜻한 손과 같다. 하지만 독설이 담긴 한 마디는 그 사람의 가슴을 찢어놓는 창살 같은 것이다. 앞으로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나의 감정보다 더 존중해 주고, 배려하는 내가 되고 싶다.

이 책은 마음이 여리고, 사람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힘들어 하는 분들이 읽고 책에 나오는 대로 따라 하면 관계 회복과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될 책이다. 나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표지에 나온 "난 상처받지 않는다! 오늘부터! 그 누구에게도!"를 이렇게 바꾸고 싶다. "나는 상처를 받아도 잘 극복할 수 있다. 오늘부터! 모든 이들과 소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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