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미(널) 러브
이희주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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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얼마 전 읽고 깊은 인상을 받았던 소설 <나의 천사>의 이희주 작가님.

이번에는 작가님의 신간 소설집 『크리미널 러브』를 만나게 되었다.

총 8편의 단편이 엮여 있는 이 소설집은 각기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나에게는 결국 하나로 합쳐지는 인상적인 키워드 두가지가 있었다.

바로 사랑 그리고 집착

작가님의 여러가지 이야기를 통해

나는 이 두가지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사랑은 분명 존재한다. 눈으로 볼 수도, 손에 꼭 쥘 수도 없지만,

다른 형태로 분명히 보이고 또 느껴진다.


누가 바람을 보았나요?

저도 당신도 아니에요.

그러나 잎새들이 매달려 떨릴 때,

바람이 통과해 가는 중이에요.

-크리스티나 로제티


흔들리는 나뭇잎에서 바람을 느낄 수 있듯,

사랑도 그렇게 사람의 흔적과 움직임 속에서 곁을 지나간다.

사랑은 그 자체로 아름답고 특별한 감정이다.

누구나 소유하고 싶을만큼 매혹적이고, 그래서 더 간절히 갈망한다.

하지만 사랑을 얻기 위한 과정에서

여러 얼굴의 집착들이 함께 피어난다.

집착은 때로 사랑을 흔들고, 위험하게도, 강력하게도,

또 너무나 취약하게도 만든다.

나뭇잎들이 모두 떨어질 만큼. 사랑을 느낄 수 없을 만큼.

이희주 작가님의 소설들을 읽으며

사랑은 사랑 그대로 순수하고 아름다운 보석처럼

사랑 그 자체로만 존재할 수는 없는 걸까 그런 의문이 남는다.

그러다 다시 생각해본다.

집착 없는 사랑이 정말 가능하기는 한 걸까?

사랑이 인간의 마음속에서 가장 빛나는 동시에

가장 어두운 감정을 불러일으킨다면,

어쩌면 우리는 그 모순 속에서만 진짜 사랑을 경험할 수 있는지도 .

사랑은 본래 맑고 아름다워야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간의 사랑은 비틀리고 불완전하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그 불완전함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은

어느 무엇도 닮지 않은 단 하나의 유일한 고유한 사랑으로서 곁을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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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속의 뱀 리세
온다 리쿠 지음, 양윤옥 옮김 / 반타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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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와 제작비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온다 리쿠의 <장미 속의 뱀>은 미스터리와 함께 소설 속 공간 전체에 서늘한 기운을 품고 있는 분위기가 매혹적인 작품이다. 이야기가 펼쳐지는 블랙로즈하우스는 아름답고 화려하면서도 어딘가 음울한 이중적인 기운이 감도는 장소로 그려진다.

블랙로즈하우스의 주인이자 가문의 수장 오즈월드 레밍턴의 생일을 맞아 초대된 손님들은, 화려한 축제를 기대했지만 곧 장미 속의 뱀처럼 도사리는 불길한 저주와 끔찍한 사건을 마주하게 된다. 이 안에 범인이 있을지, 혹은 공범이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상대를 의심하고 경계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얼굴 뒤에는 다른 얼굴이 숨어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독자 역시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게 된다. 그 인물은 정말 모르는 걸까, 알고도 모르는 척하는 걸까. 단순히 범인을 밝히는 것을 넘어, 인간이 감추고 있는 또 하나의 얼굴을 의심하며 읽는 체험은 서늘한 기운을 한층 더 짙게 만든다. 미스터리 너머, 인간이 지닌 두 얼굴의 무게를 응시하게 만드는 소설. 바로 그 불확실함이야말로 장미 속의 뱀의 가장 매혹적인 부분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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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길 것 버릴 것 간직할 것 - 공간의 가치를 되살리는 라이프 시프트 정리법
정희숙 지음 / 큰숲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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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와 제작비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정리는 단순히 집을 깨끗하게 만드는 일이 아니다. 정리는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일이다.


내가 생각하는 정리의 기준은 집이 깔끔해지는 것이었다. [남길 것 버릴 것 간직할 것]을 읽으며, 정리는 내가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은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기준이 확장되었다.


저자는 말한다. 정리는 '내 자리를 다시 만드는 기술'이라고. 나름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내 공간이 불편하게 느껴진 이유를 생각하게 된 문장이다. [남길 것 버릴 것 간직할 것]을 통해 내 자리를 다시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겉보기에 잘돼 있다고 끝이 아니다.'라는 문장에서는 큰 깨우침을 얻었다. 공간을 정리할 때 물건을 보기 좋게 쌓아두거나 정돈해두는 것만으로 만족하던 나에게, 그것은 진짜 정리가 아니라 그냥 '정돈된 박제'였다는 것을 알게해준 문장이었다. 단순히 보기 좋게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나와 어울리는 물건과 내가 살고 싶은 모습에 맞는 공간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정리를 대청소처럼 한 번 크게 하고 나면 끝이라고 생각하던 나에게,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정리는 한번하고 끝나는 일이 아니다.'


기분이 달라지거나 생활이 달라질 때마다 내 공간도 새롭게 정리해야 한다는 말에 크게 공감했다. 요즘 내가 자꾸 정리하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것도 어쩌면 삶에 변화를 주고 싶다는 신호일지도 모르겠다.


​정리를 통해 삶의 방향을 스스로 정할 수 있다는 메시지도 기억에 남는다. 물건을 단순히 치우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스스로 묻고 그에 맞는 공간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정리라는 큰 울림을 주었다.


[남길 것 버릴 것 간직할 것]을 읽고 나서 나에게 정리는 단순히 깨끗함을 위한 일이 아니게 되었다. 내가 누구인지 보여주고,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결정하는 과정이다. 내 공간을 정리하면서 나만의 이야기를 하나씩 써내려가고 싶다. 정리는 결국 나 자신을 발견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남길 것 버릴 것 간직할 것]을 통해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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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을 향하여
안톤 허 지음, 정보라 옮김 / 반타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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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제작비지원


『영원을 향하여』는 불멸의 기술이 가능해진 미래를 그린 SF 소설이다. 언어와 시, 음악을 매개로 삶의 의미와 영원에 대하여 섬세하게 다루며, 깊은 사유를 이끌어낸다.


소설에는 여러 시가 등장하는데,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의 시 구절, "오 음악에 맞춰 흔들리는 몸이여, 오 밝아지는 시선이여, 어떻게 우리가 춤추는 자를 춤과 구분하겠는가?"는 특히 인상 깊었다. 삶과 예술은 분리될 수 없고, 하나로 춤추듯 어우러진다는 것. 모든 삶의 자취가 곧 예술이 된다는 것.


크리스티나 로세티의 시도 기억에 남는다. "바람을 본 자가 누구인가? 너도 아니고 나도 아니다. 그러나 나무들이 고개를 숙일 때면 바람이 지나가는 것이다." 보이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것. 나무의 움직임을 보고 여기 있다고 믿게 되는 것. 그건 사랑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삶과 시간도.


『영원을 향하여』는 '영원'을 단순히 시간의 길이로만 바라 보게 하지 않았다. 삶과 예술, 사랑의 흔적들이 하나가 되어 춤추며 흘러가는 것으로 바라보게 한다. 우리 각자의 순간들이 서로에게 스며들어 거대한 흐름을 만들고, 그 안에는 분명 나도 함께하며 하나의 협주곡이 되어 흘러간다고 느끼게 한다.


나는 그 협주곡이, 이왕이면 듣기 좋고 아름다웠으면 하는 바램이다. 조화로운 음표를 신중히 고르는 매일의 선택과 행동들이 모였으면 좋겠다. 그렇게 선율이 더욱 빛나기를 바란다. 함께 만들어가는 영원을 향한 그 음악이 아름답게 울려 퍼지기를 바란다.




도서와 제작비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영원을향하여

#TowardEtern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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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소설 #천선란 #박상영 #저주토끼 #대도시의사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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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술 안내서 - 초보 드링커를 위한
김성욱 지음 / 성안당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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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술은 늘 내 곁에 있었지만, 그 기원을 생각하며 마신 적은 없었다. 음식도 조리법을 알고 먹으면 풍미가 더 깊어지듯, 술도 역사와 제조 과정을 이해하면 더 깊은 맛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이 들 무렵, 내가 접한 책이 바로 <세상 모든 술 안내서>였다. <세상 모든 술 안내서>는 술을 단순히 취하기 위한 음료가 아니라, 발효와 증류라는 두 방식으로 전 세계의 다양한 문화 숙에서 발전해온 존재로 바라본다.


발효주는 곡물이나 과일의 당분을 효모로 발효시켜 만든 술로, 인류가 가장 오래전부터 마셔온 술의 형태다. 포도주, 맥주, 막걸리 등이 여기에 해당하며, 자연스러운 발효 과정에서 얻어진 풍미와 낮은 도수가 특징이다. 반면 증류주는 발효주를 끓여 알코올 성분만을 추출한 술로, 더 높은 도수와 강한 풍미가 특징이다. 특히 증류 기술은 아랍에서 시작되어 유럽과 동양으로 전파되며, 각 지역의 재료와 기호에 따라 브랜디, 위스키, 소주 등으로 발전하며 독자적인 술 문화를 꽃피웠다.


발효주 챕터에서는 청주와 탁주가 기억에 남았다. 늘 소주만 마셔온 내게 청주와 탁주를 통해 우리 술에 깃든 시간과 정성을 처음으로 체감하게 해주었다.


청주는 원래 맑은 술을 통칭하는 말이지만, 현행 주세법에서는 일본식 입국(흩임누룩)으로 만든 술만 청주로 인정하고, 한국식 누룩으로 만든 술은 약주로 구분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또한 우리가 흔히 정종이라고 부르는 술이 일본 청주의 상품명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도 인상 깊었다.


탁주는 여과하지 않아 혼탁한 상태로 마시는 술이며, 대표적인 예로 막걸리가 있다. 나는 동동주를 단순히 막걸리에서 찌꺼기를 가라앉힌 뒤 위의 맑은 부분만 떠낸 술이라고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발효 도중 밥알이 위로 떠오른 상태에서 그 윗부분을 떠낸 술이라는 점에서 막걸리와는 제조 방식과 마시는 시점이 다르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증류주 챕터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술은 테킬라였다. 유튜브에서 추성훈님이 소개한 영상을 계기로 흥미를 갖게 되었고, <세상 모든 술 안내서>를 통해 그 제조 방식과 전통을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테킬라는 멕시코의 테킬라 지역에서만 생산되는 술로, 아가베라는 식물을 원료로 만든다. 겉모습은 선인장을 닮았지만, 실제로는 아스파라거스목에 속하는 식물이라는 의외의 사실이 특히 흥미로웠다.


아가베를 발효해 만든 술은 풀케이며, 이를 증류하면 메즈칼이 된다. 그리고 이 중 테킬라 지역에서 블루아가베로 만든 메즈칼만이 테킬라라는 이름을 사용할 수 있다.


<세상 모든 술 안내서>는 제목 그대로 술을 매개로 한 문화와 역사, 철학의 지도를 펼쳐 보여주는 안내서였다. 책을 덮고 나니, 단순히 마시기 좋은 음료로만 여겼던 막걸리가 발효와 시간의 깊이를 담은 술로 새롭게 다가왔다. 언젠가 일본의 사케 양조장을 방문하거나, 전통주 양조 체험을 해보는 것도 흥미로운 도전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가볍게 마시던 술이 사실은 수천 년의 이야기를 품은 결과물이라는 걸 새삼 느꼈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은 물론, 술에 담긴 문화와 이야기를 음미하고 싶은 이들에게 <세상 모든 술 안내서>는 큰 즐거움이 될 것이다. 세계의 술 문화를 탐구하고 싶거나, 양조에 관심 있는 사람, 여행지에서 한 잔의 술로 그곳의 정서를 느끼고 싶은 사람이라면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각 챕터 말미에는 작가가 소개하는 술 리스트가 실려 있다. 그중 한두 가지를 골라 직접 마셔보는 것도, 책을 더 풍성하게 즐기는 좋은 방법이 될 거라 생각한다. 단지 머릿속에 담아두는 게 아니라, 몸으로 마시고 느끼며 나만의 이야기를 남겨보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술을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혹은 한 모금에 담긴 이야기를 알고 싶다는 마음으로도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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