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속의 뱀 리세
온다 리쿠 지음, 양윤옥 옮김 / 반타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와 제작비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온다 리쿠의 <장미 속의 뱀>은 미스터리와 함께 소설 속 공간 전체에 서늘한 기운을 품고 있는 분위기가 매혹적인 작품이다. 이야기가 펼쳐지는 블랙로즈하우스는 아름답고 화려하면서도 어딘가 음울한 이중적인 기운이 감도는 장소로 그려진다.

블랙로즈하우스의 주인이자 가문의 수장 오즈월드 레밍턴의 생일을 맞아 초대된 손님들은, 화려한 축제를 기대했지만 곧 장미 속의 뱀처럼 도사리는 불길한 저주와 끔찍한 사건을 마주하게 된다. 이 안에 범인이 있을지, 혹은 공범이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상대를 의심하고 경계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얼굴 뒤에는 다른 얼굴이 숨어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독자 역시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게 된다. 그 인물은 정말 모르는 걸까, 알고도 모르는 척하는 걸까. 단순히 범인을 밝히는 것을 넘어, 인간이 감추고 있는 또 하나의 얼굴을 의심하며 읽는 체험은 서늘한 기운을 한층 더 짙게 만든다. 미스터리 너머, 인간이 지닌 두 얼굴의 무게를 응시하게 만드는 소설. 바로 그 불확실함이야말로 장미 속의 뱀의 가장 매혹적인 부분이었다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