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기억해 - 곁에 있어줘서 고마운 당신에게
기시미 이치로 지음, 전경아 옮김 / 시원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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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에겐 아빠가 치매에 걸릴지도 모른다는 걱정 아닌 걱정이 있다. 아빠는 시력이 굉장히 안 좋은데 어느 날부터 우리가 말하는 걸 잘 못 듣기 시작했다. 청력이 저하되는 건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얘기를 들은 엄마의 걱정이 시작되었고, 다른 전조증상들도 살짝씩 보이면서 그 걱정은 배가 되았다.

물론 나는 아빠가 치매에 걸리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아직까진.
다만 나이가 들수록 깜빡하고 우기는 모습에 엄마의 말처럼 '언젠가 치매가 올 수도 있겠구나'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날이 갈수록 요양과 간병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다. 업무적인 측면도 그렇고 실제로 요양병원이나 관련 사업이 늘어가는 추세니까. 게다가 우리나라는 생각보다 치매환자가 많다. 모르긴 몰라도 주변에 누군가는 간병에 대한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다 읽고 나서 알았는데 저자가 그 유명한 <미움받을 용기>를 쓴 사람이었다. (안 읽었다.) 중년 남성이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모시며 관련 에피소드와 짧은 상식들을 적어둔 글이었는데 생각만큼 간병과 요양에 대한 극적인 감정은 없었다. 요즘 일본은 기대와 벗어난 에세이가 많더라 💁🏻‍♀️
(근데 일러스트는 왜 노부부 같지?)

아직까지 치매 간병을 해본 적이 없는 입장으로서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책을 봤다. 부모가 치매에 걸렸다 해서 하대하지 말 것, 기억하지 못하는 걸 억지로 기억하게 하려 노력하지 말 것, 다른 가족들이 도와주는 걸 당연히 여기지 말고 부탁할 것 등 당연한 것인데도 당연하게 못할 것 같은 내용들이 많았다.

그래도 나름 회사에서 배웠던 지식과 이 책에서 배운 지식을 토대로 0.1%라도 더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란 행복 회로를 돌려보았다.

사실 부모님이 안 아프고 건강하게 사시다 가는 게 베스트이긴 하지만 고령화 사회에 그것도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니 늘 기도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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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체중 - 크고 뚱뚱한 몸을 둘러싼 사람들의 헛소리
케이트 맨 지음, 이초희 옮김 / 현암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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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을 쓰기 전 이실직고해 보자면 나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살쪄본 적이 없다. 오히려 한평생을 다른 의미의 비정상 체중을 가지고 살아오고 있다. 저체중인 사람도 나름의 편견에 맞서기 때문에 궁금했다. 소위 비만이라 불리는 사람들한테는 얼마나 더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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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뚱뚱한 사람이 없다. 그래서 나는 어릴 적부터 주변 어른들에게 뚱뚱한 건 게으른 거고 자기 관리 못하는 거다. 매일 몸에 안 좋은 인스턴트나 야식을 즐겨서 그런 거다, 건강이 안 좋고 성격도 안 좋아진다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으며 자라왔다.
살다 보니 뚱뚱한 사람 중 성격이 안 좋은 사람도 게으른 사람도 건강하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근데 이건 '뚱뚱해서'가 아니라 그냥 그 사람이 그런 거 같단 느낌이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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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나는 굉장히 말랐다. 그렇다면 나는 부지런하고 건강식만 먹으며 건강한 사람이고 성격도 좋다는 건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나는 엄청나게 게으르고 라면과 야식을 사랑하며 거의 10년 이상을 야식과 생활했다. 성격? 마른 사람의 편견 중 예민하단 게 있는 게 그게 진짜라면 그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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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바탕으로 쓴 책이라 일정 부분은 우리나라와 다른 요소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말 말도 안 되는 부분까지 차별을 받아 놀랍기도 했다. 솔직히 말하면 우리나라는 비만일 경우 건강이 안 좋은 사람이 많은 거 같긴 하다. 통계나 연구 자료를 본건 아니라 확답은 못하겠지만 업무 특성상 주변을 봤을 때 성인병이나 관절염 등 비만과 관련된 고질병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과 별개로 비만이어서 치료를 거부하려 하거나 맞는 의자나 장비가 없다는 건 (특히 전자는) 놀라운 일이다. 물론 저자가 말하는 비만이 어느 정도로 뚱뚱한 건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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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특정 부분은 우리나라여서 더 차별받을 것 같은 부분도 있었는데, 우리나라는 평균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특히 여성들이) 미적인 부분에 굉장한 관심이 있는데 그래서인지 더더욱 비만에 대한 시선이 안 좋은 것 같다.
예전엔 비교적 건강식으로 먹던 우리나라 특성상 비만이 많지 않았다 보니 어른들이 싫어하고 그런 어른들 밑에서 자란 아이들이 또 싫어하게 되는 굴레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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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사이즈 옷이나 모델이 늘어나고 체형에 자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세상이다. 나 또한 편견 속에 자라왔기에 한순간 편견을 없애기는 사실 쉽지 않다. 나에겐 트레스젠더나 장애인, 인종보다 더 깊게 자리 잡은 게 비만에 대한 편견과 혐오인 것 같은데 책을 통해 또 한 번 배우게 되었다. 남의 신체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떠들진 않지만 속으로 생각하는 것도 고치려고 더더욱 노력해야겠다. 내가 하는 건 '트롤짓'임을 항상 상기하고 입조심, 생각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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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 다양한 분야의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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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 사이의 별빛
글렌디 밴더라 지음, 노진선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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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 조앤 K. 롤링을 눌렀다는 홍보 문구에 얼마나 대단한 작품이길래 이겼을까 싶어 바로 읽어보았다.
무려 660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책이라 거부감이 들었는데, 페이지가 무색하게 너무 재밌어서 엄청 빨리 읽어버렸다.

작가가 캠핑도 좋아하고 자연에도 조예가 깊다더니 자연을 표현하는 글재주가 뛰어나 마치 내가 엘리스와 함께, 레이븐과 함께 숲과 강과 그 모든 자연과 같이 있는듯했다.

남편의 외도 장면을 목격한 뒤 충격에 빠진 엘리스는 정신없이 구는 쌍둥이들 때문에 비올라를 주차장에 두고 오게 되고 아이를 잃어버린다. 그 뒤로 약과 술에 빠진 엘리스는 이대로는 안된다며 모든 걸 버리고 자연으로 떠나는데..

한편 넓은 숲속 마마와 함께 사는 레이븐이 있다. 격리된 생활 속 헉, 리스, 재키를 만나게 되며 학교에 가고 싶단 소원이 생기는데...

두 주인공의 시점이 교차로 쓰이는데 나중에 어떻게 합쳐질지 궁금했는데 그걸 또 멋들어지게 해내더라. 반전 아닌 반전들도 톡톡 뿌려져있고 어딘가 문제가 있지만 자연을 통해 치유받고 서로 사랑하는 등장인물 모두가 사랑스러웠다.

특히나 키스, 리스, 리버가 좋았는데 키스는 불행한 인생에 찾아온 한줄기 햇살 같은 행복 느낌이고, 리스는 불우한 가정환경이지만 이겨내려 노력하며 아무것도 모르는 레이븐에게 가족처럼 든든하고 재밌게 울타리가 되어주는 모습이 좋았다. 리버는 어린 날의 죄책감과 엄마에 대한 사랑 때문에 엇나갔다가 돌아오려는 모습이 안타까우면서도 사랑스러웠다.

모두가 모두의 이야기를 하며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책이 근래에 있었나 싶다. 등장인물 하나하나의 사연과 인과관계를 다뤄주는 이야기를 사랑하기에 나는 이 책과 사랑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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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신 NEON SIGN 7
청예 지음 / 네오픽션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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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사제들>. <파묘> 등 K-오컬트 열풍이 불고 있는 이 시점에 아주 재밌는 오컬트 소설이 나왔다. 앞서 언급했던 영화의 감독님도 극찬을 했다고 하니 궁금해 얼른 읽어보았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

주인공 이원은 철학 동아리 소속 회원인데 신입이 두 명 들어온다.
"한경우가 누구예요? 잘생겼다고 하던데"
발설해서는 안 되는 이름을 발설한 그는 동아리에 가입하지 못하게 된다.
한경우는 누가 봐도 멋있는 사람이었지만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그와 마지막으로 같이 있었던 주인공 이원. 그녀는 그 뒤로 흰 소가 나오는 악몽을 꾸기 시작한다. 계속해서 벌어지는 이상한 일들로 인해 그녀는 그녀의 원죄를 찾아나가기 시작하는데···.

종교와 철학, 인간의 심리, 원죄 등 익숙한 소재에 살을 덧붙여 만든 이 소설은 웬만한 영화보다 몰입도가 좋았다. 복선도 탄탄하고 중간중간 충격적인 부분들도 있었다.

게다가 AI를 접목시킨 부분이 특히 흥미로웠는데 선악을 구분 짓지 않는 기계와 선악을 분간하지 못하는 인간의 선택이 만나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말하고 싶지만 스포니까 꼭 책을 봤으면 좋겠다.

나 또한 종교가 있지만 한국 오컬트는 늘 흥미롭다. 운세도 안 믿고 점집도 가본적 없지만 소설을 읽고 나니 나에게도 악신이나 수호신이 있을까 궁금해지기도 한다.

생각보다 많이 무서운 내용은 아니니 그런 부분 때문에 걱정되어 못 읽으시는 분들은 읽어도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다만 강력한 무언가를 원했던 사람은 다소 아쉬울 수 있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고 은은하게 스며드는 공포가 진정 무서운 것임을 책을 통해 한 번 더 알았다. 영화도 점프 스케어만 있다고 무서운 게 아니니까 🤔

4월에 읽은 책 중 TOP 3 안에 들 만큼 재밌게 읽었다.
앞으로도 한국 오컬트 작품이 많이 나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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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50가지 전쟁 기술 - 고대 전차부터 무인기까지, 신무기와 전술로 들여다본 승패의 역사
로빈 크로스 지음, 이승훈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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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 가장 앞선 기술로 개발된 무기와 전술은 역사에 어떤 흔적을 남겼을까?”
전쟁의 승패를 가르고 세계 역사의 판도를 바꿔놓은
50가지 전쟁 무기와 전술로 인류 역사를 새롭게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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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읽었던 < 미국사를 뒤흔든 5대 전염병 >과 비슷한 느낌인데 전쟁 지식이 완전 일반인이다 보니 읽는데 조금 더 어려움을 겪었다.
고대 전차부터 현대 신기술, 사이버 전쟁까지 다루고 있는데 가짓수가 많다 보니 디테일하거나 깊게 다루진 않는다.

고대~중세는 관련 책이나 영화도 안보다 보니 그림이나 사진이 없어서 이해하기 좀 힘들었다. 잘 모르는 사람을 배려해서 이런 게 있었다면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거 같은데 좀 아쉬웠다.
(내용만 보면 일반인이 봐야 할 거처럼 깊지 않은데 사진이 없으니...)
그나마 중세에 방패벽, 성, 중세의 공성전은 어렴풋이 본 기억이 있어서 상상하며 읽을만했다.

화약 전쟁부터는 더 아는 내용이고 1차 세계 대전부터는 더 재밌게 읽었는데 참호전, 화학전, 공중전이 이때부터 본격적이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참호전은 당연히 전쟁에서 사용되던 기술이라 생각했는데🤔

2차 세계대전에 들어서면 유보트 전쟁, 디데이, 나치의 비밀병기, 암호 해독, 원자 폭탄 등이 나오는데 여기서부터는 본격 흥미롭고 본 영화도 많아 상상하기도 어렵지 않았다 👍🏻

밀덕들이 읽기엔 내용이 얕고 일반인이나 갓입덕한 밀덕분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저자가 다음에 비슷한 책을 낸다면 제발 사진이나 그림을 넣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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