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에겐 아빠가 치매에 걸릴지도 모른다는 걱정 아닌 걱정이 있다. 아빠는 시력이 굉장히 안 좋은데 어느 날부터 우리가 말하는 걸 잘 못 듣기 시작했다. 청력이 저하되는 건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얘기를 들은 엄마의 걱정이 시작되었고, 다른 전조증상들도 살짝씩 보이면서 그 걱정은 배가 되았다.물론 나는 아빠가 치매에 걸리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아직까진.다만 나이가 들수록 깜빡하고 우기는 모습에 엄마의 말처럼 '언젠가 치매가 올 수도 있겠구나'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그래서인지 날이 갈수록 요양과 간병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다. 업무적인 측면도 그렇고 실제로 요양병원이나 관련 사업이 늘어가는 추세니까. 게다가 우리나라는 생각보다 치매환자가 많다. 모르긴 몰라도 주변에 누군가는 간병에 대한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다 읽고 나서 알았는데 저자가 그 유명한 <미움받을 용기>를 쓴 사람이었다. (안 읽었다.) 중년 남성이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모시며 관련 에피소드와 짧은 상식들을 적어둔 글이었는데 생각만큼 간병과 요양에 대한 극적인 감정은 없었다. 요즘 일본은 기대와 벗어난 에세이가 많더라 💁🏻♀️(근데 일러스트는 왜 노부부 같지?)아직까지 치매 간병을 해본 적이 없는 입장으로서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책을 봤다. 부모가 치매에 걸렸다 해서 하대하지 말 것, 기억하지 못하는 걸 억지로 기억하게 하려 노력하지 말 것, 다른 가족들이 도와주는 걸 당연히 여기지 말고 부탁할 것 등 당연한 것인데도 당연하게 못할 것 같은 내용들이 많았다.그래도 나름 회사에서 배웠던 지식과 이 책에서 배운 지식을 토대로 0.1%라도 더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란 행복 회로를 돌려보았다.사실 부모님이 안 아프고 건강하게 사시다 가는 게 베스트이긴 하지만 고령화 사회에 그것도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니 늘 기도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