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34
어떤 사람이 늘 웃는다고 해서 그에게는 울 일이 없다고 생각하지 말라. 그의 인생에는 눈물 흘릴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용기있게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해서 두려움이 없다고 추측하지 말라. 그가 절망의 밧줄에 묶인 적이 없을 것이라고. 늘 사람들과 어울리고 즐거워 보인다고 해서 외롭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지어선 안 된다. 불면의 밤이 그를 비켜갈 것이라고. 그리고 당신에게 많은 걸 나눠준다고 해서 그에게 모든 것이 넘쳐난다고 오해하지 말라. 당신을 위해 자신의 몫을 양보하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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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66
기도를 할 때에도 남편과 자식들 말고 스스로를 위해서는 아무것도 빌지 않는 엄마는 욕심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을 ‘갈아 넣어‘ 운영하는 ‘가족‘의 성공을 꿈꾸는 야심가다. 이게 다 너를 위한 거라고 하지만 사실은 엄마 자신을 위한 것이다. 엄마 꿈의 대리 실현자가 된 아이는 희망의 포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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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197-198
금세기의 상징적인 범죄는 살인이에요., 여전히 익명은 우리와 함께 있어요. 중도를 견지하며 살아간다는 건 망상이에요. 우리의 세계 역시 가혹하지만, 우리는 행운과 눈을 감아서 만든 피난처에 숨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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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179.
지금 껏 한국사회가 강조한 인간관계는 엉터리였다. 서로가 서로를 진정으로 위한 연대? 그런 건 애초에 없었다. 자녀육아에 관한 책이나 초등학생 생활습관을 알려준다는 지침서를 넘겨보면 어떻게 행동해야지 타인으로부터 사랑받는지를 가르쳐주기 바쁘다. 누구를 왕따 ‘하는‘ 행동이 나쁘다는 말은 없고 누구로부터 왕따 ‘당하지 않을‘ 비법을 사회성이라는 단어로 포장하여 교육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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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호 식당 (청소년판) 특서 청소년문학 4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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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라,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일주일 후에 당신이 죽습니다.’ 라고 알려 주면 미리 준비 할 수 있을까? 삶에 미련 있는 자가 많음을 알기에 불사조를 꿈꾸는 여우 서호는 이승과 저승이 갈라지는 망각의 강을 넘는 사람들에게 제안한다. 뜨거운 피 한 모금에 사십구일의 시간을 다시 사는 행운을 주겠다고.

 

같은 동네에서 갑작스런 사고로 비슷한 시간에 죽게 된 민석과 도영은 망각의 강을 건너기 전 서호를 만난다. 호텔 셰프였던 민석은 간절하게 돌아가기를 원했고, 다른 사람의 백오십 년과 맞먹는 거칠고 험한 십오년을 살았다고 생각하는 도영은 조금 일찍 세상을 떠나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민석의 재촉과 서호의 간절함에 도영도 함께 가기로 한다.

 

둘은 서호가 마련해 준 구미호 식당을 운영하며 사십구일을 보내게 되고 꼭 만나야 할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죽음 후 다시 만난 사람들에게서 진심을 확인한다. 애타게 찾던 만남을 통해 아저씨는 자신이 사랑이라고 믿었던 감정이 상대에 대한 집착이고 폭력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한편 도영은 차라리 눈앞에서 사라지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던 할머니와 구박하던 형의 속마음을 마주한다. 구박하는 말 속에 담긴 걱정과 연민 말이다. 그리고 아빠의 폭력에 견뎌야 하는 공통점을 지닌 친구 수찬의 고백에 위로를 받는다.

입에 착착 달라붙는 찰진 언어로 쓰여 있어 청소년들이 읽기에 부담이 없다. 다양한 주제로 어린이청소년 책을 써온 저자는 학창 시절 기억 속의 한 아이가 이 소설의 모티브가 되었다고 말한다. 도영과 수찬이 관계처럼 말 한번 걸어 보지 않았지만 눈빛에서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던 아이를 사고로 잃고서야 왜 친하게 지내보지 못했을까 아파했다고 한다.

 

영원한 것은 없다. 만약 오늘 죽음이 나를 찾아온다면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늘 가까운 곳에서 내가 손 내밀기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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