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보다도 더 사랑한다는 말이 있다면 - 이 문장이 당신에게 닿기를
최갑수 지음 / 예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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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갑수 작가가 사랑한 음악과 문장들
내가 꿈꾸는 일상적인 사랑

 

많은 곳을 돌아다니고, 많은 풍경을 찍으며 사랑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것은
사랑하는 이가 있기 때문이지요? 그 마음은 도대체 어떤 마음인가요?

 

 

흘러간 옛 노래를 들으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면
음식을 먹다. 여행을 하다 마주치는 풍경에 함께하고픈 사람이 있다면
사랑하는 것입니다.
작가는 세계 여러 곳의 풍경과 흘러간 노래, 책의 문장을 통해
사랑하는 이를 떠올리고 있습니다.
    
일상 속에서 누군가를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이 부럽게 느껴집니다. 
저는 애틋하고 애절한 사랑보다 일상적인 사랑을 꿈꾸고 있습니다.
    
물론 일상적이라고 하더라도
고지서 나왔네” “내일 부모님 오신데” “주말에 장보러 가야해오늘 저녁 늦게와?” 같은 말이 아닌

내가 대학생 때 이 노래를 들었는데 말이야. 그때 왜 이 노래 와닿냐 하면은
이 책 읽어봤어? 책에서 이 인물이... 같이 데이트할 때 영화에서 본... ”
나중에 퇴직하면 어떻게 지내고 싶어?”
오늘 일하면서 뭐가 가장 재밌었어?” 같은 사소하지만 감정을 나누는 대화 말입니다.
 
나는 소설, 만화, 드라마, 영화를 너무 많이 본 걸까요? 
    
일상에서 대화를 왜 좋은지 왜 싫은지 어떻것이 좋은지 어떻것이 싫은지 이야기를 많이 나누다 보면 자연스레 이상을 살면서 누군가를 떠올릴 수 있지 않을까요?
    
무턱대고 “좋아해, 사랑해”가 아닌 ‘나는 이런 사람이고, 너는 그런 사람이구나’ 하며 알아간다면 작가처럼 풍경을 통해서, 책 속의 문장을 통해서 일상적인 사랑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사랑은 그냥 사랑인 것이다.
미지근한 것도 사랑이고, 차가운 것도 사랑이다. 필요 이상으로 의미를 부여할 건 아니다. 생각해본다고 알게 되는 것도 아니다. 밤의 창가에 앉아 비틀스나 빌리 홀리데이를 들이며 위스키를 마시는 일. 떨어지는 유성을 바라보며 결국 모든 것은 다 지나가고 말 것이라고 생각하는 일. 사랑은 어쩌면 그런 것 이다.   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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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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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으로 인해 매일매일 기억을 잃어가는 할아버지의 머릿속은 영화 인사이드 아웃을 연상케 합니다. 인사이드 아웃이 유아기에서 청소년기를 지나 성인으로 성장해가는 주인공의 머릿속에서 가치관과 사고가 무너졌다가 새롭게 자아를 형성하며 지어지는 사고의 재건축을 통해 개인의 성장에 대해 알 수 있다면, 하루하루가 이별의 날에서는 성인기를 지나 노인이 되고 나이가 들어 죽음에 가까워지면서 그동안 구축해 두었던 사고들, 정리해 두었던 추억들이 하나하나 부식되어 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1. 머릿속 상상과 현실의 불분명함

어디까지가 머릿속에서 이루어지는 상상의 대화인지 현실에서 인물과의 대화인지 그 경계가 불분명해서 혼란스럽습니다. 현실과 상상이라는 공간이 바뀐 것을 구분지어보려 했지만 번번히 실패했습니다. 책을 분석하고 구분하는 것이 저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현실과 할아버지의 상상을 구분 지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떨쳐내자 비로소 책을 대하는 여유가 생겼습니다. 책을 읽으며 틀이 사라지니 스스로 생각하며 이런 의미로, 저런 의미로 할아버지의 추억들을 따라 즐거웠습니다.

 

2. 슬프지만 슬프지 않음

이 책은 병으로 인한 가족들의 헤어짐입니다.

단순히 몸이 아픈 병이 아닌 머릿속 기억들이 사라지는 병입니다.

아들이 낯설어지고 손자와의 추억도, 손자 존재도 사라지는 것이 할아버지는 너무도 무섭습니다. 현실에서라면 눈물 콧물 범벅이었을 상황이지만 책속 인물들은 슬퍼도 슬프지 않습니다. 머릿속 할아버지의 기억이 사라져 광활한 우주 속에 혼자 있더라도 노아는 이미 풍선을 선물 했을 테고 할아버지는 우주 속에서도 사랑하는 노아의 풍선을 보며 천천히 집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니까요.

 

 

 

우주, 히아신스, 풍선 할아버지의 머릿속에서 상징이 되는 단어들 입니다.

저의 머리속에는 어떤 향, 어떤 상징이 추억 가득 채우고 있을까요.

 

 

아직은 생각을 이 세상 안에 가두지 않을 나이라 손은 우주에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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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여자들
록산 게이 지음, 김선형 옮김 / 사이행성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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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배우 엠마 왓슨도 추천한 [나쁜 페미니스트]를 통해 록산 게이의 글을 처음 접했습니다. 페미니즘, 여성의 현실, 극복 방법, 사고의 전환 등의 주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때라 무척 의욕적으로 책을 집었고, 공격적으로 읽어나갔습니다.

그러나 나쁜 페미니스트라는 책은 인식의 전환이라는 점에서는 성공적이었지만 공감보다 약간 불편하다는 감정도 갖게 해주었습니다. 서양의 문화, 언어, 태도가 나와 맞지 않았을 수도 있고, 성에 대한 적나라한 표현들이 불편했을 수도 있습니다. 차라리 비슷한 주제의식을 가진 동양 작가들이 (우에노 치즈코, 다나베 세이코) 좀 더 공감과 재미를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리고 작가의 소설을 만났습니다.
록산 게이의 소설은 어떨까?

선물 받은 작가의 8개의 단편 중 특히 추천하고 싶은 글은 세 가지입니다.

언니가 가면 나도 갈래
유리 심장을 위한 레퀴엠
나는 칼이다

1. 언니가 가면 나도 갈래
   -.  어린 시절 납치된 자매의 이야기. 상처는 아물어도 흉터는 남아있다.
2. 유리 심장을 위한 레퀴엠
   -. 몸이 유리인 여성, 유리니 연약하고 깨지기 쉽다는 것은 그녀 본질이 아니라 주변 인식, 편견 아닐까.
3. 나는 칼이다
   -. 스스로 칼이 된 여성, 개인의 상처 때문에 해체하고 파괴하는 칼이 되었지만 또 다른 생명을 구하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세 가지 단편을 한 문장으로, 주관적인 느낌을 담아보았습니다.
비유, 상징이 가득한 조금은 낯선 이야기들이었습니다.
마치 속을 알 수 없는 야생의 아마존 밀림 같은 글들이었습니다.

록산 게이의 여성들
소설 속 여성이라는 주인공들은 강하고, 나아가고, 극복하고, 거칠기도 한 특성을 보입니다.

최근 마타하리 뮤지컬을 보았습니다. 프랑스 독일의 이중 스파이 마타하리를 소재로 한 뮤지컬입니다. 쟁쟁한 배우들, 멋진 무대 장치에 걸맞지 않게 스토리나 노래는 진부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세기의 스파이로 명성이 자자한 여성을 왜 사랑 때문에 분별없는 여성으로, 정권, 사회에 이용당하는 여성으로 만들어야 했을까. 답답했던 공연이었습니다.

왜 마타하리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걸고 독일로 잠입하는 여성으로 묘사해야만 했을까요. 그녀가 염려한 그녀의 과거가 사실 국적, 이름이 다르고 과거 결혼을 했다는 것이어야 했을까요. 그녀 스스로 그녀만의 이익을 위해 스파이가 될 수는 없었던 것일까요.

이 공연뿐만이 아니라 여러 문학, 방송, 공연에서 여성의 악행은 왜 순수한 악행, 자신의 이익만을 위한 영악함이 아닌 사랑을 위한 선택이 되어야만 할까요? 세상엔 정말 순수하게 악한 여자도 얼마든지 있을 텐데요. 저는 뮤지컬을 보며 마타하리가 프랑스, 독일을 의도적으로 기만하고 의도적으로 본인의 야망을 위해 이용하는 여성이기를 바랬습니다.

록산 게이의 소설에는 제가 바라는 성향의 주인공들이 등장한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자신에게 충실한 여성들 자신의 선택이 타인을 위한 것이 아닌 자신을 위해 타인을 공격하기도 하는 그런 존재들.

멋지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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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 +클래식 - 김용택의 필사해서 간직하고 싶은 한국 대표시 감성치유 라이팅북
김용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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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새 정신차리고 보니
내 안의 아트혼을 불사르고 있었다.

 

윤동주, 김영랑, 김소월, 백석, 한용운
중,고등학교 시절 교과서에서 봤던 익숙하고도 유명한 시인들 입니다.

별 하나에 사랑과
돌담에 속삭이는 햇볕같이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그 시절 그래도 내가 책상에 허투로 앉아있던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 뿌듯함을 느끼며
청소년기를 추억해 봅니다

왼쪽엔 작가별 시가, 오른쪽에는 필사를 할 수 있는 여백이.
처음에는 정갈한 글씨로 오롯이 시만을 느끼며 필사를 하려고 마음 먹었습니다.

그. 러. 나
악필, 시를 옮겨적은 후에도 남아있는 광활한 여백

색연필을 들고, 싸인펜을 들고, 가지고 있던 마스킹테이프를 집어들며
어느새 책에 아트혼을 불사르고 있는 저를 보게 되었습니다.

 

시의 내용을 되새겨 보며 어울릴 듯한 그림을 그려보고

먼저 옮겨쓴 시가 밋밋하다 느껴질때면 아이의 고사리 손을 빌려 그림을 추가해 봅니다.

 

 

시는 어렵다고 생각했지만
그리고 적으며 시간가는 줄 모르고 즐기니
조금은 시가 쉬운 기분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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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R. R. 마틴 걸작선 : 꿈의 노래 세트 - 전4권 조지 R. R. 마틴 걸작선 : 꿈의 노래
조지 R. R. 마틴 지음, 김상훈 옮김 / 은행나무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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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터 이즈 커밍.
우리에게는 미국 HBO의 드라마 왕좌의 게임으로 익숙한 조직 R.R. 마틴옹의 단편 모음집입니다.

 

성벽  밖 젠시족 아이들의 시체가 매달려있습니다. 코를로스의 세계에 정착한 바칼론의 자식들 일명 강철 천사들이 젠시족의 보금자리를 빼앗고,  항거한 젠시족들을 성벽에 본보기로 매달아 두었습니다.  무역 상인인 네크롤은 그 모습에 혐오감을 느끼고 젠시족이 스스로를 지키길 원합니다. 조금의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그러나 그들의 피라미드를 숭배하며 자연의 질서에 순응해 살아가는 젠시족은 신의 계시를 이유로 거절합니다.

 

작가의 세계는 있는 그대로의 자연에서 수렵을 하고 살아가는 젠시족을 보며 원시적이다라고 느끼게도 하면서 우주선을 타고 다니며 항성 간 무역을 하기도 한다는 면에 있어서는 정교하고 고도화된 사회임을 보여줍니다. 이는 프랑스 SF 만화가 장 지로드(필명:뫼비우스)의 세계를 보며 비슷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마틴 작가의 환상세계를 그림으로 표현한다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단편에서는 신이라는 존재에 지나치게 종속되어 맹목적이 되어버린 두 종족의 어리석음을 볼 수 있습니다. 신에게 선택된 존재로 자신 외에는 모두 짐승이며 침략해도 상관없다는 오만한 강철 천사들과 자신의 삶과 동료, 가족이 죽임을 당했음에도 순응하는 것이 신의 계시라며 수동적인 삶의 방법을 고집하는 젠시족 모두 가해자와 피해자를 떠나 옳고 그름을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고 기대기만 하는 삶은 어리석다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신을 믿는다는 것은 개인의 삶에 안식을 주어 더욱 풍요롭기 바라는 것이지
모든 행위의 핑계로 삼길 바라는 것이 아닐 텐데 말이지요.

 

"대부분의 경우 신 따위는 처음부터 없는 편이 나아." 네크롤은 말했다.
"저기 내려다보이는 성에 사는 자들도 신을 섬기는 탓에 저렇게 됐잖아. 젠시족도 신을 섬기고 순응한 탓에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어. 이제 젠시족에게 남은 희망은 너희들, 신을 섬기지 않는 자들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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