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여자들
록산 게이 지음, 김선형 옮김 / 사이행성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할리우드 배우 엠마 왓슨도 추천한 [나쁜 페미니스트]를 통해 록산 게이의 글을 처음 접했습니다. 페미니즘, 여성의 현실, 극복 방법, 사고의 전환 등의 주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때라 무척 의욕적으로 책을 집었고, 공격적으로 읽어나갔습니다.

그러나 나쁜 페미니스트라는 책은 인식의 전환이라는 점에서는 성공적이었지만 공감보다 약간 불편하다는 감정도 갖게 해주었습니다. 서양의 문화, 언어, 태도가 나와 맞지 않았을 수도 있고, 성에 대한 적나라한 표현들이 불편했을 수도 있습니다. 차라리 비슷한 주제의식을 가진 동양 작가들이 (우에노 치즈코, 다나베 세이코) 좀 더 공감과 재미를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리고 작가의 소설을 만났습니다.
록산 게이의 소설은 어떨까?

선물 받은 작가의 8개의 단편 중 특히 추천하고 싶은 글은 세 가지입니다.

언니가 가면 나도 갈래
유리 심장을 위한 레퀴엠
나는 칼이다

1. 언니가 가면 나도 갈래
   -.  어린 시절 납치된 자매의 이야기. 상처는 아물어도 흉터는 남아있다.
2. 유리 심장을 위한 레퀴엠
   -. 몸이 유리인 여성, 유리니 연약하고 깨지기 쉽다는 것은 그녀 본질이 아니라 주변 인식, 편견 아닐까.
3. 나는 칼이다
   -. 스스로 칼이 된 여성, 개인의 상처 때문에 해체하고 파괴하는 칼이 되었지만 또 다른 생명을 구하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세 가지 단편을 한 문장으로, 주관적인 느낌을 담아보았습니다.
비유, 상징이 가득한 조금은 낯선 이야기들이었습니다.
마치 속을 알 수 없는 야생의 아마존 밀림 같은 글들이었습니다.

록산 게이의 여성들
소설 속 여성이라는 주인공들은 강하고, 나아가고, 극복하고, 거칠기도 한 특성을 보입니다.

최근 마타하리 뮤지컬을 보았습니다. 프랑스 독일의 이중 스파이 마타하리를 소재로 한 뮤지컬입니다. 쟁쟁한 배우들, 멋진 무대 장치에 걸맞지 않게 스토리나 노래는 진부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세기의 스파이로 명성이 자자한 여성을 왜 사랑 때문에 분별없는 여성으로, 정권, 사회에 이용당하는 여성으로 만들어야 했을까. 답답했던 공연이었습니다.

왜 마타하리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걸고 독일로 잠입하는 여성으로 묘사해야만 했을까요. 그녀가 염려한 그녀의 과거가 사실 국적, 이름이 다르고 과거 결혼을 했다는 것이어야 했을까요. 그녀 스스로 그녀만의 이익을 위해 스파이가 될 수는 없었던 것일까요.

이 공연뿐만이 아니라 여러 문학, 방송, 공연에서 여성의 악행은 왜 순수한 악행, 자신의 이익만을 위한 영악함이 아닌 사랑을 위한 선택이 되어야만 할까요? 세상엔 정말 순수하게 악한 여자도 얼마든지 있을 텐데요. 저는 뮤지컬을 보며 마타하리가 프랑스, 독일을 의도적으로 기만하고 의도적으로 본인의 야망을 위해 이용하는 여성이기를 바랬습니다.

록산 게이의 소설에는 제가 바라는 성향의 주인공들이 등장한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자신에게 충실한 여성들 자신의 선택이 타인을 위한 것이 아닌 자신을 위해 타인을 공격하기도 하는 그런 존재들.

멋지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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