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은 악한가>
신규식 지음.
산마루
어제 저는 시흥갯골생태공원과 광명동굴에 다녀왔어요.
광명동굴은 광명시 구름산과 나란히 있는 가학산에 있는 동굴인데요.
일제강점기에 조선의 청년들을 강제징용해서 바위와 흙을 파내고 땅 깊은 곳에 묻혀 있는 금과 은과 구리 등의
여러 가지 광물들을 캐내어서 일본으로 모두 반출시켰던 그런 역사의 장소예요.
시흥갯골생태공원은 일본이 우리나라 서해 곳곳에 염전을 만들고 질좋은 소금을 제조해서
그 또한 모두 일본으로 반출했던 흔적이 남아있는 곳이에요.
우리나라 곳곳에 일본제국주의의 흔적들이 남아있지요.
우리나라의 높은 문화(나...너무 국수주의자?)로 그것들이 스르르 녹아 없어지는 날을 고대해봅니다.
처음에 동굴이라고 해서 제주도의 만장굴이나 강원도의 고수동굴처럼 꼬불꼬불 하고
오르락내리락하는 자연동굴인줄 알았는데 징용으로 끌려가신 분들이 고된 노동으로 파서 조성한 동굴이었어요.
그 안에 들어가니 거대한 지하세계가 펼쳐져 있어요.
강제징용된 조상들의 고통의 숨결이 배어 있는 이 곳이 화려한 옷을 입고 다시 태어나 났어요.
번쩍이는 조명등 불빛과 찾아오는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으로 깊은 땅속 공간이 북적이며 숨을 쉬고 있어요.
광산에서 강제로 일했던 징용노동자들에게 위로를 보내고 싶습니다.
그 분들의 그 거대한 동굴을 조성하면서 얼마나 많은 인원이 동원됐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고통받았는지를 생각해보았습니다.
일제가 우리나라 사람들 얼마나 못살게 굴었는지를 생각하다보면 좌절모드로 들어가게 됩니다만
그래도, 그래서 더욱 정신 차리고 살아야겠지요?
이 책, <일본인은 악한가>에서는 일본인이 저지른 온갖 악행들을 하나하나 찾아서 보여줍니다.
일제시대 자행된 갖가지 만행들 중 후쿠오카에서 자행된 마루타 이야기로 시작하는데요.
일본인이 조선인 포로 이용해서 여러 가지 생체실험을 한 중에는 우리나라의 천재 시인 윤동주님과
그의 사촌 고종 사촌 송몽규님에 대한 이야기도 탐구해 놓았어요.
일본인들은 우리의 힘 없는 조선인들만 마루타에 이용한 것이 아니라
전투기에서 비상 탈출한 미국군인들까지도 마루타로 무참하게 학살했습니다.
혈장 대신 바닷물이라는 그 마루타실험, 우리의 위대한 시인도 그 바닷물에 희생된 것이지요.
일본인은 악한가?
일본인은 악하다! 라고 딱 대답을 하면 좋은데 왜 이렇게 물음표를 붙였을까요?
1923년 관동대지진이 일어났을 때 많은 조선사람들이 무차별 학살되었는데요.
일본정부는 그것에 대한 방문 조사도 못하게 하고, 반성도 하지 않았어요.
지금은 조선인 학살이라는 단어 자체를 교과서에서 삭제하기 위에서 (물밑)작업을 하고 있다고 하네요.
<일본인은 악한가>라는 제목인 이 책에 일본의 야구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일본이 미국이라는 나라의 스포츠인 야구를 받아들이고, 일본에서 야구가 인기를 얻게 되면서,
일본이 미국과 경기를 하게 되고 그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서 초고 교급 투수들을 고등학교 중퇴까지 시켜가면서
경기에 뛰게한 이야기들이 나오는데요.
러시아출신 야구 선수 빅토르 스타핀등의 가장 뛰어나고 투수들에 대한 이야기를 실어놓았어요.
세계야구선수권대회 때 봉중근선수가 이치로, 위치로! 라고 하면서 견제구를 던지는 시늉을 했던 그 야구 시합이 생각납니다.
이치로는 '한국이 삼십 년간 이길 생각을 못하게 만들어주겠다라고 했는데요.
그 때 그 한 대회에서 일본과 한국이 다섯 번이나 만나서 싸웠었지요.
이치로와 장훈과의 관계를 이야기 해줍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 속에서 과연 일본인은 악한가? 선한가? 생각해봅니다.
이 책에서는 여러가지 주제를 넘나들면서 이야기합니다.
마루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관동대지진 때의 조선인학살이야기,
유대인들을 위해 일본대사가 비자를 발급한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일본야구 이야기도 의미 있게 실려 있어요.
백제가 일본에게 하사했다는 칠지도 이야기도 실려있고요.
일제강점기시기에 우리나라의 오래된 민속 골동품들을 모아서 후세에 잘 보존될 수 있게 한 일본학자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합니다.
그가 조선에 뼈를 묻은 일본인이라고 할 수 있어요.
조선의 모든 식물에 대해서 조사했던 나가이란 사람애 대해서도 언급을 합니다.
일본이 국가문호를 일찌기 개방하고 서양 문물을 받아들여서 근대화를 이룬 후,
동북아의 주변국으로 검은 발걸음을 내딛으며 고통을 준 이야기 속에서 무조건 일본은 악하다!
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런 중에도 인류애(?)를 발휘한 일본인에 대한 예시를 들면서
"일본인은 선한 사람도 있다." 라는 느낌으로 읽힙니다.
인간 대 인간의 관계도 대등해야하고, 국가와 국가의 관계도 대등해야 하는데,
여러가지 조건들에 의해 갑을관계가 조성되기도 하지요.
우리나라가 좀더 힘을 기르고 당당한 갑질하지 않는 멋진 나라가 되려면
도덕적, 문화적, 물리적, 경제적 힘을 더욱더 많이 길러야 한다라고 생각하며 책장을 닾습니다.
고맙습니다.
저는 네이버 카페<북뉴스>를 통해서 <산마루>가 제공해 주신 책을 읽고 이 글을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