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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우트 - 프로야구의 모든 것은 스카우트에서 시작된다
진상봉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25년 7월
평점 :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것임을 밝힙니다.
남편과 아이가 KIA 팬이다보니 원래 축구, 야구에 관심이 없던 나도 그들과 야구 관람을 하거나 야구 중계를 보면서 야구에 조금씩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사촌동생이 NC에서 포수로 활약하던 시기가 있다보니 야구가 더 친근해진 것 같다.
작년에 KIA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면서 더 야구의 세계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다보니 신인드래프트, 고교 야구도 챙겨 보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는 깜짝 놀랐다. 야구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고 싶은 마음에 야구 선수에 대한 책도 읽기 시작하였다. 이정후 선수에 대한 책도 읽었었는데, 이번에는 '스카우트'라는 책이 나와서 프로야구와 관련된 직업에 대해서 아들이랑 대화도 나눌 겸 같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인 진상봉 님은 한국프로야구(KBO) 무대에서 30년 넘게 활동한 야구인 출신으로, 현역 야구 선수를 거쳐 트레이너, 전력분석 코치를 거쳐 스카우트 생활을 시작했고 2025년 현역에서 불러나면서 자신의 스카우트 인생을 정리한 에세이를 썼다고 한다.
이 책을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PART1. 프런트로서 야구를 말하다
PART2. 스카우트로서 야구를 말하다
PART3. 야구인 진상봉의 생각들
프로야구 프런트는 사전적으로는 프로야구단을 이끄는 조직을 뜻한다. 모든 스포츠팀에서 구단 운영을 담당하는 직무 체계, 혹은 직무 담당자들을 프런트라고 부른다고 한다.
3~4시간 동안 야구를 관람하면서 팬들은 행복을 느끼지만 프런트와 관련 종사자들도 야구로 인하여 행복을 영유하고 업과 꿈을 키워 나간다고 한다. 천만 관중 시대가 찾아와 올드 팬들 뿐만 아니라 젊은 이들도 야구장을 많이 찾으면서 볼거리, 먹거리, 놀거리가 더 다양해지고 야구장이 신세대의 새로운 소통 장이 되어 버렸다. 우리 가족도 고물가 인플레이션 시대에 야구장에서 스트레스를 풀고 재미와 즐거움을 얻는 것 같다.
프로야구단의 구조는 크게 4가지 부분으로 분류된다고 한다. 제일 중요한 것이 선수단 운영,관리 부문이고 그 안에 구단의 리스크 매니지먼스를 담당하는 홍보부서가 있으며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마케팅, 영업 부문, 야구장 시설 전반적인 것을 관리하는 시설관리 부문, 프로야구단의 재정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재무 부문이 있다고 한다.
야구단은 선수단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회사로, 선수와 관련된 모든 일들을 사전에 준비하고 실행하는 부서가 운영팀이다. 운영팀의 업무만 보더라도 해외전지훈련 물색, 선정, 계약 추진을 하고 전지훈련 연습경기 스케줄 미리 잡기, 코칭스태프와 프런트 직원들과 선수들의 전지훈련지로의 이동 계획을 세우고 진행하기, 선수단의 원활한 인원수급 관리, 영입 추진, 시즌이 끝난 뒤에는 내년 준비를 위한 선수단 정비, 가을 마무리 캠프 준비, 선수들 메디컬 검사를 통한 훈련계획 세우기 및 진행 내년을 위한 워크샵 준비... 프로야구를 위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고하는 많은 분들의 노력이 있음을 책을 읽으면서 실감하게 된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역시 PART2. 스카우트로서 야구를 말하다 였다.
스카우드는 외국인 선수와 신인선수 선발을 주관한다고 한다. (감독, FA선수의 계약을 관할하는 것은 운영팀의 일이라고 한다.) 저자는 운영팀장으로 경험했던 감독, FA 선수 영입 과정에서의 업무 노하우와 에피소드도 함께 다뤄 소개했다.
매일 매 순간 답이 다르게 나오는 세상이 프로야구의 세계, 오직 성적과 결과만이 유일한 평가의 잣대가 되고, 모든 것은 감독의 책임으로 돌려세우는 한극프로야구의 환경... 팬인 우리 가족도 경기를 볼 때마다 감독을 평가하고, 구단을 평가하고 있으니...선수단의 전력을 잘 활용하여 업그레이드시키면서 기존 전력이 소진될 때까지 최선을 다해 시즌을 보낸 감독에게 구단은 외부 FA 선물을 안겨주면서 전력을 보강하고 최대치의 전력을 유지하려고 예산을 투입한다. 구단이 야무진 플랜을 잘 짜서 실패율이 낮은 선택을 하면 그보다 더 큰 힘이 있을까?
한편, 1996년 시즌 우리 국보 선수인 선동렬 선수의 일본 진출로 한국 프로야구의 새 역사의 물꼬가 트게 되었다. 이 후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점차 일본 무대에 도전하기 시작하면서 스타 유출 등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국내 프로야구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외국인 선수 제도의 도입이 이루어진다.
저자는 첫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 출장 후 페르난도 에르난데스, 호세 에레라 스카우트를 성공시킨다. 그 외에도 위험을 무릅쓴 멕시코 출장 이야기, 한국인 스카우트로서 선수와 에이전트 연락처를 모르니 정보를 찾아 템퍼링 아닌 템퍼링을 하다가 경고장을 받은 이야기, 외국인선수 제도 도입후 25년이 넘는 세월 동안 KBO에 대한 외국인 선수들과 에이전트들이 갖게 된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는 분위기 등을 자세히 소개한다.
의사결정의 계단이 많고 높은 곳은 신속하게 움직일 수가 없다.
p191
대어급 자원이 나올 때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를 가진 구단은 빛이 난다고 한다. 비록 치열한 경쟁이 붙어서 놓치는 경우가 있더라도 바로 발빠르게 움직이는 구조를 가진 구단들이 좋은 선수를 잡을 확률이 높은 게 당연하지만, 어려운가보다.
구단이 발 빠른 판단과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으려면 평상시의 신뢰 구축이 제일 중요하다고 보는 저자. 또 외국인 선수를 잘못 선발하여 팀이 없는 상황일 때는 이미 잘못 선발된 외국인 선수에 매몰되어 있는 거보다는 역발상으로 무엇이 문제였는지 원인 분석에 나서는 것이 좋다는 의견.
실패도 좋은 경험이 되는 게 이쪽 파트의 일이다. 즉 사람이 재산이란 이야기이다. 실패의 흔적들이 반면교사로 쓰려 곧바로 성공으로 쉽게 탈바꿈될 수도 있는 것이다. 먼 이국 땅에서 스카우트들이 구단과 팀을 위해서 노심초사하며 열심히 뛰어다는 수고에 대해 치하하는 것도 필요하다. 가끔씩 날아오는 고생이 많다는 위로와 격려의 문자 메세지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p193
외국인 선수들의 고충 편도 흥미로웠다. 냉정하면서도 치열한 경쟁과 모든 것이 낯설고 새로운 환경, 지인 없이 혼자서 많은 것을 홀로 이겨내야 하는 외로움 등.. 이건 우리 나라 선수가 해외에 나가서이건, 한국에 들어온 외국인 선수에게건 비슷한 어려움일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성격과 태도가 많은 것을 좌우한다고 조언한다. 스스로 먼저 다가가고 그 나라 문화에 일찍 마음의 문을 여는 선수들은 적응기가 짧게 지나간다고..
책을 읽다보면 성공 확률이 높은 투수나 타자들의 유형, 실패 가능성을 경계해야 하는 유형들에 대한 저자의 견해, 스타가 될 잠재력을 가진 선수들을 파악하는 감각 등 저자의 통찰력에 감탄하게 된다. 업무에 있어서 어떻게 처세해나가는 것이 장기적으로 지혜로운 것인지 이런 건 야구의 세계에서 선수로, 코칭스태프로서, 프런트로서, 스타우트로서 35년에 이르는 긴 시간을 보내온 진상봉 스카우트만 가질 수 있는 능력인 것 같다.
자신의 인생이 된 야구를 한 권의 에세이집으로 엮은 진상봉 스카우트. 뒷장의 표현처럼 프로야구 팬은 물론 그라운트 안팎에서 살아가는 선수, 감독, 코칭스태프, 프런트, 그리고 프로스포츠 비즈니스에 몸담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300쪽 남짓한 분량의 책으로 엮은 저자의 의미있는 행보에 찬사를 보낸다. 앞으로 프로 야구를 보면서 남편과 아들과 더 하게 될 대화가 많아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