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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그대로의 자연 - 우리에게는 왜 야생이 필요한가
엔리크 살라 지음, 양병찬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6월
평점 :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이 책의 표지가 한몫을 했다. 생물의 다양성이 느껴지는 그림, ‘제인구달의 추천’, ‘생태계 보존에 관한 전 지구적 동참을 호소하는 내셔널지오그래픽 탐험가 엔리크 살라의 역작’이라는 문구와 ‘우리에게는 왜 야생이 필요한가’ 라는 부제 등에서 소장할 충분한 가치가 있어 보였다.
마치 치료법은 제시하지도 않으면서 어떻게 죽게 될 것인지를 극도로 자세하게 설명하는 의사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p21
이 책의 작가인 Enric Sala는 내셔널지도그래픽의 상주 탐험가 겸 환경보호 운동가이다. 30년 동안 자연 생태계를 연구했는데, 그의 주된 관심사는 해양 생태계였다고 한다. 해양 생물학을 전공한 살라는 대학과 연구소에서 강의와 연구에 전념하던 중 자신이 ‘고작해야 해양 생물의 부고문을 쓰고 있다’는 죄책감에 빠져 학계를 그만두고 환경 보호 운동에 투신했다고 한다.
저자의 경우는 어릴 적부터 자연을 사랑했기 때문에 자연을 이해하는 데 관심이 있었다고 한다. 바이오필리아(생명에 대한 사랑을 뜻하는 그리스어)는 다른 형태의 생명체와 관심을 맺고 싶은 충동으로 정의된다. 그는 내셔널지오그래픽 소사이어티에 합류한 후, 지도자들이 자연 보호에 헌신하도록 영감을 주는 비결을 터득했다고 하는데 그것은 바로 그들로 하여금 자연과 사랑에 빠지게 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자연에 대한 경외감과 경이로움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연과 사랑에 빠지게 하고, 이전에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방식으로 돌보게 만든다.
지구상의 모든 생태계가 마법처럼 보이는 방식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라고 한다. 초핵심 포식자인 인간은 지난 수천년 동안 자연계에서 최상의 포식자를 하나둘씩 제거해 왔고, 그 결과 자연계의 정상 멸종률보다 적어도 1000배 빠른 속도록 종을 멸종시키고 있다고 이 책은 고발한다. 사냥, 서식지 파괴와 같은 직접적인 방법 뿐만 아니라 독성 화학 물질 사용 등과 같은 간접적인 방법을 서슴없이 써 오며, 인간은 생태적 퇴행도 부추기고 있다.
이 책에 자주 등장하는 말이 ‘생물의 다양성’이다. ‘생물의 다양성’이란 지구 상에 존재하는 생명체의 다양성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종 내 유전적 차이도 포함한다고 한다. 생태계의 생물 다양성이 높을수록, 그리고 생태계가 지원하는 기능의 다양성이 높을수록 생태계는 더욱 우수하고 효율적으로 기능하고 우리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한다고 한다. 그 혜택이란 더 생산적이고 더 탄력적인 어업, 홍수 방지, 더 깨끗한 연안 수역, 오염된 어패류로 인한 질병 발생률 감소 등이다. 이렇듯 생물 다양성이 높은 생태계일수록 생산성, 안정성, 회복력이 높아지며, 그로부터 더 많은 혜택을 받고 심지어 농업도 작물의 다양성으로 혜택을 받는다고 한다.
과학적 연구에 따르면 지구-육지와 바다-의 절반을 보호함으로써 생물 다양성을 보존하고 모든 자연적 혜택(기후변화를 완화하는데 매우 중요한 탄소 격리 포함)을 확보해야 한다고 한다.
이 책은 1991년 행해진 <바이오스피어 2>의 실험을 소개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 프로젝트는 다른 행성에서의 인간 식민지 구축이 가능한지 확인하고자 자급자족적 생태계를 재현하는 내용이었는데, 결과는 산소 부족, 종 멸종, 먹이망 붕괴 등으로 실패하였다.
책을 읽다보면 인간이 야생을 되살리고 야생을 보호하고 보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이유, 자연계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의 답을 얻을 수 있다.
육상, 해양 생물이 복잡한 생태계에서 완전히 회복하고 스스로 조직화하도록 배려하는 수단으로서 ‘보호 구역’을 넓힐 필요성이 절실히 요구된다. 또한 ‘생물 다양성’을 전 지구적 규모로 파괴하는데 일조할 뿐만 아니라, 취약한 대기를 너무 많은 탄소 오염으로 가득 채우는 결과를 낳고 있으므로 인간이 사물권(화석연료)을 사용하는 것을 무조건 줄여야 한다. 인간이 주도하는 관리는 효과가 없자 생태학자들은 자연에게 맡기면, 스스로 알아서 균형을 회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곤경에 처한 종의 건강과 증식을 보장하기 위해서 올바른 재야생화를 시행하는 것은 미래를 위해서 꼭 필요하다. 생태계의 한 가지 용도(예: 목재, 해산물 추출)에서 얻는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나머지 다른 혜택을 제공하는 생태계의 능력을 파괴하는 행위를 당장 중단하고 자연 생태계 보호의 경제적 이점에 대한 정량적 증거가 더 늘어나도 있다는 것을 알고 개발보다 보존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것이 시급하다.
단기적인 욕구와 필요보다 자연 생태계 보존이 우선이라는 사고의 전환이 전 지구인에게 필요하다, 식량의 손실 및 낭비를 줄이기 위해 과잉 구매를 삼가고 1인분의 양을 하향 조정하기, 테이크아웃 주문 횟수를 줄이는 것, <모양은 완벽하나 맛은 별로인> 상품을 선호하는 대신 과일과 채소의 참맛을 음미하는 법을 배우고 선택하는 것, 반(半)채식주의자 식단으로 전환하여 주로 식물을 섭취하고 간헐적으로 육류를 섭취하여, 인테에 필요한 모든 영양소를 공급하고 건강을 향상시키도록 하는 것은 우리도 실천할 수 있는 일들이다.
정부는 식량을 보다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되, 식량 생산에 대한 보존 및 복원 접근 바익인 재생 농업으로 전환시키려는 노력, 어획 능력을 40퍼센트로 줄여 어업의 효율성과 수익성을 모두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는 적극적인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지구의 생물 다양성을 보존하는 것이 논리적, 정서적, 경제적으로 합당한 여러 가지 이유를 조명하며, 책의 매 페이지마다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내용들로 가득차 있다.
특히 책의 마지막에 수록된 16면의 화보들은 본문의 내용들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고 소중하고 중요한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강력한 메시지들을 전하고 있다. 숲바닥 지하 균류 네트워크의 도움으로 영양분과 당분을 교환하고 서로에게 스트레스 신호를 전달하는 숲의 보이지 않는 연결망 그림은 최고의 시각적 자료라고 본다.
작가의 열정과 영감으로 가득한 이 책은 총 14장에 걸쳐 집필이 되었고 특이하게 끝에 ‘코로나바이러스의 본성’이라는 맺는 글이 추가되어 있다. 이 책이 편집되고 인쇄 준비가 된 후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였다고 한다. 코로나19는 <자연과의 관계 단절로 인해 인휴 건강에 가해진 엄청난 위협>을 전 세계에 알린 가장 강력한 경종인 것으로 밝혀져 숙의를 거듭한 끝에 마지막 장으로 추가되었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 인간이 자연에게 범하고 있는 끔찍한 행위들이 곳곳에 너무나 많고 그 결과가 현재와 앞으로의 우리 후손, 또 지구에게 미치는 결과들이 어마어마하다는 데에 경각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과학 교과서를 제외하고 자연에 대한 학술 서적을 이렇게 정독해서 읽어본 적은 없었는데, 매일 틈틈이 시간을 내어 꾸준히 읽고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는 이 책을 전 지구인들이 꼭 읽어야할 필수도서로 지정해야 한다는 생각에까지 이르렀으니, 이 책의 가치와 추천 도서로서의 높은 위상이 느껴진다.
백문(百聞)이 불여일독(不如一讀)!
이 책을 환경보호의 필요성과 지구에 잠시 살아가는 인간들이 꼭 읽어야할 필독도서로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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