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현대 단편소설선 2 전남대학교 아시아문화연구소 총서 11
장광츠 지음, 이주노 외 옮김 / 어문학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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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바라고 바라던. 중국 현대 소설이라는 보물이 나에게로 왔다.

 

 

 

중국은 역사가 그 어떤 나라보다 유구하기 때문에, 예부터 문학적인 면에서 또한 역사가 깊어 실증적인 연구자료 로도 많이 보급되어 있다.

 

 

 

나 또한 학부에서 중문학을 전공했으며, 현재로도 중문학도로서 본업을 삼아 살고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한국과 공통점이 있다.

 

 

 

우리는 몇 천년전의 것부터 배우며, 옛 고사(古史)부터 일제강점기까지의 역사는 해박하지만, 그 후의 '현대' 역사부터는 몇 년 단위가 아닌, 몇 개월, 혹은 며칠 단위로 시간단위가 짧아지며 그에 따른 사건사고도 많으며 게다가 학교나 시험에서도 잘 다루지를 않으니, 한마디로 '현대역사'를 잘 알리 없다.

 

이런 상황은, 중국것 과도 다르지가 않은데.

 

현재 시점에서도 '중국어'에 치중할 뿐이지, 역사를 제대로 다루지도 않으며, 다루어 봤자 문학을 소개할 때 '시대적 배경'을 일컬어 역사를 아주 짤막하게 다룰 뿐이다. 그렇기에, 우린 중국의 고사, 또는 현대사에 대해 알만한 지식이 없다.

 

 

나 또한 학부때, 현대사를 제대로 배워 본 적은 없으며, 다루어봤자 '황궁'내에서의 일 뿐이며, 문학 작품으로는, '현대문학작품선독' 이란 강의를 수강했기에 그나마 얄팍한 지식이 있을 뿐이다.

 

 

그렇기에, 졸업을 하고 나서도 계속 그 지식이 존재 하지도 않으며, 존재한다 하더라도 이런 지식을 가지고서는 가르칠 수 있는 것은 턱없이 부족했기에 계속하여 나름의 고충이 있었다.

 

 

학부 때 배웠던 그나마 기억나는 작품과 작가로는, 보통 시()를 많이 다루었고, 그 중에 좋아하는 작가는 루쉰이나, 라오셔 등이다.

 

 

내 손에 <중국 현대 단편소설선 2> 이 들어온 후로, 아주 열심히 정독을 하였는데, 그 중 기억나는 작품을 꼽아 얘기를 해볼까 한다.

 

 

 

 

 

 

 

 

 

 p.15 1. 장광츠(蔣光慈)-들제사(野祭)

 

- 실린 소설 중, 가장 길었던 들제사. 그렇기 때문에 내용또한 아주 선명하게 그려지는 것처럼 보인다. 내용은 마지막부터 나온다. 그 뜻은, 처음부터 수쥔이랑 여주인공이 죽어 천지샤라는 남주인공(주인공, 극 중 작가, 1인칭시점)이 그녀를 사랑했노라는 것을 깨닫고 후회하며 그녀를 그리워하는것부터 나온다. 솔직히 내 기준에선 여주인공과 남주인공의 이야기는 중요하진 않고, 시대적 배경이 상당히 중요해 보인다. 물론 난 이 시대의 사람도 아니며, 중국에서 태어난 사람도 아니기 때문에 시대적 배경을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단지 궁금한 것은, 혁명단원이 되는 것이 그렇게 좋은 것인가? 라는 의문이다.

솔직히 그 시대는 얘기도 함부로 하면 안 되었고, 무엇이든 숨죽이며 살아야 했었다. 내용은 솔직히 천지샤라는 작가의 마음의 소리를 보는(?) 내용이었고, 그의 이상형, 그리고 여주인공이 혁명단원이 되어 날마다 비밀리에 활동하는 내용이었다. 중국 현대 소설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주 지극히 평범한 내용이었다. 너무나 평범해서 당연한 듯한 내용인데, 솔직히 이런 문장들이 특별한 것은 없지만, 왠지 모르게 느낌이 좋았다. 물론 중국 현대 역사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이해가 안되는 부분도 있지만,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그치그치~ 그래. 이땐 이랬었지. 너도나도 다 이럴 수 밖에 없었어. 그리고 공작원들이 많았었지.' 당연히 수쥔이란 여주인공은 죽을줄 알고 있었기에 별로 놀라운 것은 없었으나, 정황상 아무 설명없이 갑자기 죽은 소식이었기 때문에 이 부분 또한 가히 중국 현대사 스러웠다.

 

 

 

 

 

 

 

 

 

  

 

 p.229 2. 라오서(老舍)-초승달(月牙兒)

 

- 라오셔가 나오다니. 중국 현대 문학 작가 중 가장 좋아하는 중국작가가 나와 정말 반갑고도, 기뻤다. 학부때도 라오셔의 작품은 빼놓지 않고 다루었는데, 가볍게 얘기해본다면 난 역시나 그의 단편소설인 흑백리(黑白李)를 좋아한다.

 

흑백리 또한 그 시대적 배경상황이 뚜렷하게 나와있고 어떻게 보면 원초적인 이미지까지 담아내었다. 게다가 항상 독자에게 의문점을 안겨주는, 끝맺음인데 끝맺음이 아닌것같은 독자의 상상력에 맡기는 작품을 썼었는데.

 

솔직히 <중국 현대 단편소설선 2> 에서도 의문점이 들었다.

 

가장 빈도를 많이 차지한 것중, '초승달' 작품의 제목이다. 과연 이 초승달의 의미는 무어란 말인가. 대충 짐작은 가나, 아직도 풀리지 않은 미스테리다.

기회가 된다면 독서토론회 같은곳에서 이 작품을 다루어 토론 해보고 싶을 정도다.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주는 작품이다.

 

소설은, 작가 관찰자 시점 이었다가 주인공 1인칭 시점으로 바뀌었다. <초승달> 내용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가 떠올랐었다. 혹은 이상의 <날개> 라던가. 보는 내내 마음이 씁쓸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요새도 여성인권을 주제로 하여 여러 곳에서 언론들이 쏟아져 나오고, 미투운동이다, 성차별이다 여성 을 주제로 한 서적이니, 신문이니 많이 쏟아져 나온다. 그럴 때 마다 답답함을 느낀다.

 

 

물론 지금은 현재의 우리이기 때문에 옛날과 비교했을 때 엄청난 차이가 있다. 하지만 라오셔의 작품 속 당시만해도 얼마나 여자들이 핍박받으며 살았었는지 안봐도 비디오다.

 

 

그 나물에 그밥이라고. 어머니가 그렇다고 해서, 그 딸이 꼭 그러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딸은 돈이 없었고 어쩔 수 없이 본인을 팔아야 했는데. 정말 답답한 소설이었다. 하지만 계속 이 여주인공() 이 원하는게 무엇인지, 새드/ 해피 엔딩 둘 중에 무엇인지 그리고 계속 초승달이 등장하는데 무얼 의미하는 건지 궁금해서 끝까지 봤다.

 

 

여자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고작 그것뿐이었는지, 남자보다야 체력적인 면에서 뛰어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찾아보면 할 수 있는 일이 많을텐데, 그리고 개똥밭에서 굴러도 이승이 낫다고 생각한것인지, 이렇게 삶이 힘들 정도면 내가 버티고 살 수 있었을까...라는 존재 자체의 의문까지 들었다. 그 모든 것을 포함한 소설이 <초승달> 이다.

마지막으로. 초승달은, 아마. 돌아가신 아버지를 뜻한 것이 아니었을까? 소설을 읽는 내내 그런 생각이 들었다.

 

 

 

 

 

 

 

 

  

 

 p.279 3. 러우스(柔石)-노예가 된 어머니(爲奴隸的母親)

 

- 아주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재밌고, 골 때리기 까지 하다. 익살스럽달까. 중국 소설의 대가인 위화(余华)의 필력까지 생각날 정도다.

 

 

처첩제는 들어봤어도, 해를 정해놓고 남의 마누라를 대여(?) 하여 아이를 출산하고 난 뒤 계약 년 이 다 돼면 돌려보내는 제도(?) 라니... 어이가 없는 줄거리다. 현재의 대리모(?) 같은 개념인가.

 

 

이 또한 라오셔 작품 못지않고 어마 무시한 성차별적인 요소가 들어가 있는 작품이다. ... 여자라면 사고 파는 그냥 물건과도 같은 존재인것인가. 또한, 모피장수이던 남편의 태도도 이상하기 그지없다. 돈이 없고 가난하면...그래서 마누라를 저렇게 팔아 넘겨도 되는것인가.

 

재미있게 볼만하기는 한데, 시대적 상황을 봤을 때 당연시 되겠지만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독자에게 불만을 품게 되는 소설이다.

하지만 재밌긴 하다.

 

 

 

 

 

 

 

 

 

 

 

p.353 4. 수췬(舒群)-조국이 없는 아이(没有祖国的孩子)

 

- 거론할 수 밖에 없는 수췬의 <조국이 없는 아이>이다. 이 작품은 1936년도 작품이기 때문에, 시대적 배경 상황을 봤을 때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다. 이 작품에서는 '조선인' 궈리(果里)가 등장하는데, 이 아이의 이름도 확실치는 않다. 그저 소련인들이 궈리라고 부를 뿐.

 

 

현재는 조선인은 없고, 한국인/ 조선족이 있을 뿐인다. 조선족도 중국인인 것은 맞는데 아마 현대화로 본다면 저 궈리란 아이는 여태까지 살고 있으면 조선족이 되었을 것이다.

 

 

궈리가 주인공인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조국이 없는' 이 중요한 것이다. 궈리는 조선인이니까 중국어를 못하고 그나마 소련어를 할 줄 아는데, 마지막엔 중국어를 할 줄 몰라 붙잡히고 말았다. '마귀' 라는 것에 붙잡혔지만 의리있는 조선인인 궈리는 친구들과는 무관하다는 말로 본인만 잡아가라는 듯 말한다.

 

 

 

작가 수췬은 중국인이지만, '나라없는 설움'을 작품속에 표방하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조선인의 나라 없는 설움' 이겠지만.

 

 

 

이 때 중국 또한 정황상 그렇게 좋지 않은 시대 였는데, 아마 아예 경술국치를 당한 조선을 보면서 약간의 위안을 삼았을 수도 있고, 지금으로 보면 일본이 계속 역사를 왜곡하고 있는 마당에, 중국 작품에서 또한 조선을 언급해주어 일제의 만행(?)을 고발해주었다는 느낌이 들었달까. 그래서 그런지 알게모르게 고마운 마음도 들었다.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이다.)

 

 

 

이 책은 <중국 현대 단편소설선 2> 이지만, <중국 현대 단편소설선 1>을 본 적이 없던 터라, <중국 현대 단편소설선 1> 또한 읽고 싶어졌다.

 

 

 

난 작품을 읽기전, 작가 소개를 주의깊게 보는 편인데, 작품마다 작가 소개를 정말 잘 써놨기 때문에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중국 현대 단편소설선 2> 작품들은 대게 암울하다. 한국 또한 그렇지 않은가. 저때는 독립 애국 시인, 소설가 등이 제자백가 마냥 나와서 문학을 널리 전파시킨 시대이다. 한국 또한 너무나 암울한 상황을 문학작품에 실어놨다. 그 점은 중국과 공통점이라 본다.

 

 

 

 

문학과 더불어 시대적 상황 즉, 역사를 알게 해주어 너무나 뜻깊은 책이다.

중국, 중국역사, 중국문학, 중국현대사에 관심이 있다면 반드시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또한, 대학교 학부, 혹은 대학원에서도 연구자료로 다루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본디 중국과 중국역사, 중국문학을 엄청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번 기회를 통해 <중국 현대 단편소설선 2>을 만나게 되어 정말 반가웠고, 기뻤다.

 

 

 

 

 

<중국 현대 단편소설선 2>어문학사 출판사에서 선물해주신 책으로써, 정말 감사하게 잘 보았습니다. 덕분에 뜻깊은 시간을 가지게 되었으며 학부때의 열정적으로 공부했던 저를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다시한번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하시는 일에 꽃길만 있으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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