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선물 범우문고 49
앤 머로 린드버그 지음 / 범우사 / 1991년 1월
평점 :
품절


<바다의 선물>은 린드버그가 바닷가에서 쉼의 시간을 갖고 그곳에서 얻은 생각들을 정리한 글이다.  제목들이 모두 조개이름이다. 소라고둥에서는 소박함을, 달고둥에서는 고독과 홀로 있음에 대하여, 그리고, 해돋이 조개에서는 사랑 이야기를 꺼낸다. 굴조개에서는 성찰과 성숙을, 배낙지 조개에서는 자유와 홀로서기를 다룬다. 

이 책은 이해인 님의 글에서 소개 받았다. 남자로서는 따라갈 수 없는 감성과 관찰력으로 무척이나 섬세한 이야기를 꺼내 놓는다. 그녀는 내가 감각할 수 없는 부분을 감각해 낸다. 분주한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린드버그는 구르는 바퀴의 축이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정신과 육체가 활동하는 한 가운데서 영혼이 갖는 평정, 그런 내면의 조용함을 찾으라고 한다.  

린드버그는 인간을 떨어진 '섬'으로 보고 있다. 그녀가 비행기를 조종하게 된 이유가 섬에 갖혀 있고 싶지 않아서였을까. 하늘을 날지 않고서도 그녀는 작은 조개 껍데기를 통해 자기 내면과 세상을 비행한다. 조개는 그녀의 눈이다. 그리고 날개다. 글에서 인용된 블레이크의 시가 인상적이다. 

희열에 빠져 버리는 자는 / 삶의 날개를 부러뜨리지만, 
/ 비상하는 희열에 입맞추는 이는 / 영원한 여명 속에서 살리라.

린드버그가 조개를 통해 비상하는 희열에 입을 맞춘 이야기이다.

...... 파도소리가 들린다. 발에 조개 껍질들이 밟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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