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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 만차스 통신 - 제16회 일본판타지소설대상 대상수상작
히라야마 미즈호 지음, 김동희 옮김 / 스튜디오본프리 / 2005년 9월
평점 :
품절
올 여름, 공포/괴기영화가 유난히도 홍수였다. 공포영화에 등장하는 몬스터들은 무엇을 상징할까? 1960년대(정확한 연도는 몰랑~) 만들어진 조지 로메로 감독의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은 당시 시대상에 대한 은유라고 널리 이해되고 있다. 쏴도 쏴도 죽지 않는 좀비들은, 베트남 전쟁과 관련된 끈질기고도 소통불가의 지배층...대충 이런 은유이다.
이런 공식을 적용시켜 보면, 1990년대 말 오타쿠 출신의 악동감독 쿠엔틴 타란티노의 <황혼에서 새벽까지>로 스타트라인을 끊은 일련의 좀비영화들도 은유대상이 명확해 진다. 대개 아직도 꽤나 보수적인(헐리웃 기준으로 나쁜 의미로 쓰이는 경우지만) '미국 남부' 지역을 배경으로 한 '좀비와의 투쟁'을 다룬 작품들은(우리나라에도 꽤나 나왔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당시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두각을 드러내던 '부시와 그 지지기반'에 대한 극악유머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우리식으로 정색하고 말하자면, 명백한 지역감정 조장이다-_-;)
마침 이라크의 불꽃이 사라져가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에서, 로메로의 작품이 리메이크 되어 나오는 것을 보아도 타깃은 분명한 것 같다. <우주전쟁>도 이런 식으로 리메이크 되었다고 하는 상황이니... 결국 서양 영화에서 좀비나 흡혈귀들은 선동적인 표현을 섞자면, '사고회로가 꽉 막힌 집단/사회'이거나 '민중을 착취하는 지배계급' 에 대한 은유로 작동하는 것은 아닐까? 국내수입 되었다가 상영도 못해보고 묵히고 있는 <뱀파이어 헌터 D> 극장판을 보아도, 숫제 여기서는 지배계급의 명칭 그 자체가 '뱀파이어'이다. 놀라운~
이 소설에도, '인간이 아닌 존재들'이 여러 종류 등장한다.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구석은, 이들 존재의 상세애 대해서는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원, 형상, 특성 등 국내의 일반적 판타지에서 묘사되는 상세는 일체 생략이다. 그것이 더 자극적으로 느껴진다. 마치...점잖은 신사가, 미국식 ?쇼를 보고 흥분에 온몸을 떠는 그런...
장기불황에 민심이 흉흉해지고, 각종 싸이코 흉악범죄가 우리나라에 전해져서 '한국의 상대적 정상성'에 대한 묘한 도덕적 우월감을 느끼게 했던 지난 10여년의 일본. 이 시대의 화두는 '불확실성'이 아니었을까? 과연 이 작품 속에서는 곳곳에 불확실성으로 점철되어 있다. 주인공의 상세 이력, 가족간의 끈끈한 정도, 주변인들의 내력, 무대와 배경 모든 것이 불확실성을 걸치고 있다. 매우 의도적이고 치밀한 설정이라 생각된다.
작가 자신이 90년대 중반 불황기에 사회에 진출한 세대라서 그런지 그런 상황 속에서 살아온 인생이 절절히 느껴질 정도이다. 그런 꽈악 막힌, 이른바 '폐색의 상황'이라 할 작중 세계는 우리에게도 울림을 준다. 되는 것이 없는 세월을 살아가는 주인공은 마지막에 분노한다. 그리고 폭발해 버리고 만다. 그리고 기약 없는 길을 떠난다. 처음 시작에, 한심한 인생에 책을 집어 던져 버리고 싶을 정도였던 나의 마음은...
약간의 위안을 얻었다. 약간...만이다. 그나마 희망적인.
젠장, 사는 게 이런 건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모노노케히메>가 생각난다. 1997년, 꽉 막힌 일본에서 그는 말한다 : "살아라. 살아 남는 것이 이기는거야." 누구에게서 이기는 것일까? 공포영화 속에 은유된 네탓이야 스타일의 지배계층? 아니다. 미셸 푸코 식으로 말하자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일상 권력' 또는 '권력 관계'로부터가 아닐까? 콘트롤 타워가 없는, 영구작동 MEAT GRINDER 기계와 같은 현실 말이다.
'나'는, "할아버지가 오키나와 출신인, 일본어가 가능한지 여부조차도 불명확한 브라질계 일본인"과 함께, 떠난다. 오키나와... 브라질계 일본인 후예... 일본인들도 이제 '상징 구사'가 가능할 정도로 연륜이 쌓였나. 일본판 변경의 생 아웃사이더 설정이다, 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