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너스 트랙 - 제16회 일본판타지소설대상 우수상수상작
코시가야 오사무 지음, 김진수 옮김 / 스튜디오본프리 / 2005년 9월
평점 :
품절


이 책, 아주 재미있다. 2005년도 여름에는 공포영화가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는데, 차라리 여름에 나왔으면 그 붐에 묻어 갈수도 있지 않았을까? 공포영화와, 이 책의 소재인 유령이 연결된다. 왜 사람들은 공포영화를 볼까? 왜 호러물이 쏟아질까로 생각이 미치게 된다. 현실이 힘들어서일까? 그래서, 자신들의 통제력이 미치지 않는 초현실적 존재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동시에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맛보고 싶어서일까, 사람들이?

과연 그렇듯이(...) 이 소설은 시작에서 배경을 언뜻언뜻 내비치고 있다. 쿠사노와 료타, 둘 다 취업난 시대의 현역과 예비역 샐러리맨의 군상이 아닐까하고 생각한다. 1990년 거품붕괴로 시작되어 93-94년 경부터 취업빙하기를 불러일으켰던, 10년 넘게 지속되었던 일본의 '장기불황'이 머리 위에 먹구름을 깔기 시작한다. 이런 시대상이 깔려 있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유령까지 총출동하여 유머를 구사하여야만 사람들에게 '웃음의 핏기'가 돌지 않았을까 생각하여 본다.

(아마 그래서, 판타지소설대상에서 우수상을 줬을지도...)

최근 대학가요제에서 이상미라는 가수가 '청년 백수'를 주제로 한 노래를 불러 인터넷 얼짱스타(본인에게는 부담스러울 듯-_-;)가 되었다고 들었는데, '백수' '청년실업'이라는 말만큼 요새 20대에게 절실한 단어도 없지 않을까? 하지만, 문학기자와 작가 등 이미 자리를 꿰차고 앉은 30대 이상의 세대에게는, 이것이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가슴으로 와닿지는 않는 것이 아닐까?

그러니까 영화계에서 일본소설이나 일본만화를 원작으로 써보겠다고 기를 쓰고 있지는 않을까, 재미도 시의성도  없어서? 이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런 분위기에 자극제가 되는 것으로서도 이 작품은 의의가 있다고 생각된다. 일본작품은 항상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다. 그럴 것이다. 일본소설의 배경은 우리네 현실보다 10년 이상은 앞서 있을 것이다. 이것을 젊은층은 '감지'하고 있다.

이런 흐름을 '공식 라인'에서 다루는 사람들은 그만큼 늦은 정보와 늦은 분석을 시도하는 셈이 되는 것이 아닐까? 밑바닥의 흐름이 신문 지면에 등장하기까지는 꽤나 오랜 시간이 지나야 한다는 것은 상식일 것이다. 과연! 정부에서 '2기 신도시'라고 해서, 경기도 남부까지 미치는 통근자 타운을 만들겠다고 하는데, 이 소설의 배경도 바로 그런 동네다. 화려한 도심을 벗어난, 도쿄를 중심으로 반경 40킬로미터를 달리는 도로망 위에서, 이 로드무비 아닌 로드노벨은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이 소설에서 성불시켜 주는 유령들, 특히나 파칭코에 코박은 아버지 때문에 여름에 말라 죽은 유령은, 예전에 일본 욕하던 책들에서 나오던 사례 같은데? 뭐, 이제 우리도 강원랜드 생겼으니, 이런 욕도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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