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서울 지망생입니다 - ‘나만의 온탕’ 같은 안락한 소도시를 선택한 새내기 지방러 14명의 조언
김미향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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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포터3기_탈서울지망생입니다 #하니포터


내가 기억하는 대여섯 살부터 난 서울에 살았다. 결혼하고 남편의 직장이 있는 고양시로 이주를 했지만, 직업의 특성상 서울을 오가야했던 나는 경기도의 삶도 나쁘지 않았고, 교통이 발달된 곳이기에 출퇴근도 별 무리없이 할 수 있었다. 고양시는 계획도시여서 그런지 도로도, 인도도 내가 살았던 서울보다 넓었고, 주변에 호수공원을 비롯한 녹지가 잘 조성되어 있어서 자연환경을 누리기에도 좋았다. 게다가 도서관, 공연장, 영화관 등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곳도 잘 마련이 되어 있어서 생활의 질이 단박에 올라가는 느낌이었다. 무엇을 하기 위해 서울로 꼭 나가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살고 있다.


언젠가부터 탈서울이란 말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천정부지로 오르는 집 값, 과밀한 환경 등으로 지칠 대로 지친 이들이 좀 사람답게 살자는 마음으로 ‘탈서울’을 생각하고 있는 듯 하다. 게다가 전세계를 덮친 역병으로 재택 근무가 일상이 되고 나니 ‘굳이’ 서울에 있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도 한다. 그래도 가장 큰 이유가 부동산이 아닐까 싶다. 내가 사는 고양시도 집 값이 안 오른다 안 오른다 하면서도 오르는데 서울은 말해 무엇하나. 얼마 전에 서울 사는 시가를 방문했을 때 부동산 시세를 보고 화들짝 놀랐다. 25평 아파트 전세가 13억이라니, 13억이라니… 진짜 억소리가 절로 나왔다.


특히나 서울에 연고도 없이 유학 또는 졸업 후 상경하여 고시원이나 열악한 환경에서 사는 분들이라면 탈서울이 더 간절하지 않나 싶다. 집은 그지 같은데 월세는 비싸고 아끼고 아끼며 살아도 내 손에 남는 돈이 없는 삶을 지속해야 할 때 ‘내가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라는 말이 절로 나오지 않을까.. 이 책의 저자인 김미향 작가도 지방 소도시에서 서울로 유학을 와서 ‘험난한 서울살이를 시작한 흔한 지방러’(저자소개)이다. 이 책은 특별한 기술이 없는 평범한 직장인이 숨통 트이는 집과 인프라가 있는 나만의 공간을 찾아나서는 이야기이다. 자신보다 앞서 탈서울을 경험한 14명을 수소문해 인터뷰하며, 나만의 온탕 같은 도시를 찾는 방법을 정리했다.


뜨거운 열탕 같은 대도시의 열악한 삶 그리고 사회 인프라가 거의 없는 냉탕 같은 농어촌, 둘 중에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좀 더 쾌적하고 살 만한 온탕 같은 중소규모 도시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p.13


탈서울을 원하는 이들은 늘어나고 있지만 그들의 발목을 잡는 것은 “일”이었다. 지방으로 내려갈 수록 2040세대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특히 평범한 직장인이라면 더더욱. 사회의 불균형적 발전으로 인해 지방의 기회 없음과 수도권 쏠림현상은 심각하다. 서울과 경기지역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젊은이들이 진입할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높은 소득의 안정적인 일자리는 대부분 서울과 경기도에서 구할 수 있다.’(p.254) 일자리의 질, 월평균 소득부터도 차이가 난다. 여기에 자녀의 교육까지 겹친다면…
탈서울 정말 가능한거니?


몇몇 지인분들이 탈서울을 꿈꾸며 제주도, 강원도, 충청도 등으로 주말마다 다녀오신다고 한다. 살고자 하는 지역을 둘러보고 와서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을 때는 ‘나도 탈서울 꿈꿔봐?’했는데, 막상 책을 읽고 나니 용기가 없어졌다. 남편의 직장, 아이의 교육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된다. ‘자연과 벗삼아 살면 참 좋을거야, 하늘은 얼마나 이쁘겠어’라고 생각했던 내가 어찌나 부끄럽던지.. 나이는 어디로 먹은거니 대체.
탈서울을 꿈꾸는 분들이라면 읽어보길 권한다.
탈서울을 하기 위해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았고, 지방과 수도권의 균등 발전을 위해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어떤 활동을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이야기도 담아냈다.


탈서울을 하면 유토피아가 펼쳐질 거라고 믿는 게 탈서울을 실패하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지방은 친환경적이야, 지방 사람들은 인심이 좋아, 지방은 유토피아적이야, 이런 말들 자체가 서울 중심적인 사고에서 나온 것이고요. 다 사람 사는 곳이고 오히려 수도권에 대한 갈망이 있는 분들도 계시고요. 수도권을 벗어나면 뭐가 있지 않을까, 하는 환상에서 벗어나는 게 곧 수도권을 벗어나는 길이라고 봅니다. p.246

*도서지원을 받았으나 주관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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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의 자리
고민실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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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0에서 1로 변모하는 과정은 설레면서 우울하다. 곧 1이 되겠지만 아직은 아니므로 0에 가까운 자신을 체감하게 된다. 첫 출근 날에는 0.0000001쯤 되는 기분이었다. p.34


20대에 정리해고를 당하고 급하게 이직한 회사는 경영 악화로 1년을 겨우 넘기고 폐업을 한다. 실업급여를 신청하고 구직활동을 하면서 취준생대신 백수라고 불린, 익숙했던 ‘생’의 자리를 박탈당한 ‘나’는 약국의 전산원으로 취업을 한다. 면접을 보던 날 김약사에게 들었던 말은 무슨 뜻인지 애매했다.

“유령이 또 왔네.”

유령? 생의 한 자리를 박탈당한 자라는 뜻일까, 이 세상에서 명확한 위치를 잡지 못한 자란 뜻일까, 아니면 정말 말 그대로 유령이란 뜻일까?


처방전을 입력하고, 약 이름을 외우고, 조제를 돕는 날들이 이어진다. 성장을 기대받지 않는, 누구라도 대체 가능한 일을 이어가면서 ‘나’는 또다른 유령인 조부장에게 일을 배우며 일상을 이어간다. 그곳에서 마주치는 약국 손님들의 일상도 달라보이지 않는다. 그들의 삶에도 0으로 자리잡은 단면들은 존재한다. 나와 당신의 삶에도 명확하지 않은 어렴풋한 상황은 늘 존재하니까..


0은 신비한 숫자이다. 아무 것도 없음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시작점과 기준점을 나타내기도 한다. 그렇기에 0을 어떤 관점에서 보는지가 상당히 중요하다.
0이 1이 되기 위해 존재하는 수 많은 숫자들, 그리고 그 과정들. 그 고단함과 노곤함 그렇지만 그것이 내포하고 있는 많은 가능성들을 우린 곧잘 잊어버린다.


수많은 시간 0의 자리에 있었고, 여전히 난 0의 자리에 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없어서는 안 되는 1로 존재할 것이다. 많은 시간동안 1이 되기 위해 아등바등 살았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1이 아닌 0이어도 괜찮다는 것을, 충분하다는 것을. 우리가 딛고 서 있는 이 세계는 수많은 0들이 짜놓은 촘촘한 그물망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본다.


무엇이 되고 싶지 않다고 해서 게을렀던 건 아니다. 남들만큼은 노력했다고 믿었는데 부족했던 걸까. 더 노력한다고 달라지기는 할까. 살아온 날보다 살아야 할 날들이 더 하찮아 보였다. p.12

최저임금으로 미래를 꿈꾸기 어려웠다. 아직 서른이라고 해도 살아내는 당사자에게는 인생의 끝자락이다. 상상력이 고갈되었는지 막다른 길 너머를 그려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벌써 길을 잘못 들었다는 생각만 자꾸 들었다. 아직과 벌써 사이에는 넓은 해협이 있었다. 안개가 자욱한 바다에서 홀로 헤매는 기분이 들 때면 어찌할 바를 몰랐다. p.92

이제까지 쌓아온 것들을 전부 무너뜨린 경험이 나에게도 있었다. 숨 쉬는 법을 모르던 물고기는 숨 쉬는 법을 잊은 물고기가 되었다. 바다는 여전히 푸르고 거대했다. 끝났다거나, 실패했다거나, 돌이킬 수 없다는 말보다는 유령이 되었다고 하는 편이 나았다. p.146


📮 해당 리뷰는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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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밍아웃 Vol.2 : 서울시장 편 - 암이 탄생시킨 새로운 단어들 암밍아웃 2
금정화 외 지음 / 아미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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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밍아웃 : “암”과 “커밍아웃”의 합성어로 ‘암 경험자임을 주변에 스스럼없이 알리는 것’을 뜻하는 단어.
* 아미 : ‘암’을 통해 삶의 새로운 ‘앎’을 알아간 이들을 이 책에서는 ‘아미’라고 부른다.


우리 친가쪽은 간암 가족력을 갖고 있다. 큰할아버지, 작은 할아버지, 당숙 그리고 당고모, 거기에 아빠까지 간암으로 돌아가셨고, 지금도 간암으로 고생하는 삼촌이 계시다. 거기다 친구와 지인마저 유방암 진단을 받고 수술, 방사선, 항암이라는 지난하고 고단한 시간을 견뎌온 것을 봐 왔다. 그래서인지 암환우분들이 낯설지는 않다. 그럼에도 이상하게 낯설다. 삼 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고 1년을 살다가신 아빠의 몸이 변해가는 과정을 보는 것도 쉽지는 않았다. 복수가 차고 눈동자가 샛노랗게 변해가던 모습과 마지막 작별하던 모습은 15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기만 하다.


여기 네 분의 암환우분들이 계시다. 유방암, 난소암, 폐암, 자궁내막암을 겪으시고 여전히 치료중이신 네 분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꺼내놓으신다.
글과 그림, 춤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아미, 금정화님.
치유 공동체를 꿈꾸는 아미, 유지현님.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찾는 아미, 정수빈님.
손맛으로 온기를 나누는 아미, 이정아님.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을 다해 살아오신 네 분.
나로서, 아내로서, 엄마로서, 사회의 일원으로 살던 이분들께 닥친 암이라는 시련. 그 세찬 바람과 몰려오는 폭풍 앞에서 휘청이기도 했으나 ‘살아 있는 한 희망이고, 또 누군가의 희망이 되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암밍아웃의 두 번째 주인공이 돼 주셨다고 한다.


제주편에 이어 서울시장편은 ‘시장’을 무대로 네 분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친정엄마의 장바구니가 그리운 딸, 살 것도 없이 시장 구석구석을 누비던 소녀, 시장에서 시어머니를 엄마라고 부르는 며느리, 나를 사랑하기 위해 뒤늦게 시장을 찾은 나..’ (p.10)
시장을 배경으로 신나게 자신들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는 수다로부터 이 책은 시작한다.
한 분 한 분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우리가 익숙하게 사용하던 ‘단어’들이 ‘일상’들이 참 다르게 느껴졌다.
‘입원’이 다시 나에게로 가는 여행으로, ‘덤’이 앞으로 살아갈 시간으로, ‘암 환자’는 암으로 인해 새로운 길을 만들어나가는 사람으로, ‘텃밭’은 내가 만든 작은 천국으로… 암이 탄생시킨 새로운 단어들과 함께 시장으로 떠나는 여행. 그 속에서 건져올린 귀한 삶의 지혜 앞에선 겸손함을, 새롭게 펼쳐진 인생 2막 앞에서는 도전을 받는 시간이었다.


서울시장 편답게 책 안에는 서울시 구별 전통시장 리스트와 남대문시장, 낙원악기상가 & 거리, 서울 시내 수산물, 축산물 시장, 동대문 옆 골목시장, 청량리의 시장들, 광장시장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나와 있다. 시장 정보가 담긴 글을 읽자니 어찌나 가고 싶던지.. 대형마트보다 전통시장을 선호하는 내게 이 책은 선물 같았다. 이렇게나 많은 전통시장이 있다니!!!
오늘은 유난히 남대문 호떡과 광장시장 기름 떡볶이가 땡긴다~~~~~



*책을 제공받았으나,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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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마케터로 산다는 것 - 15년 차 스포츠 마케터가 들려주는 진짜 이야기
롸이팅 브로 지음 / 하모니북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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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마케터와 스포츠 브랜드 마케터로 살아온 10년의 시간을 녹여낸, 현실적 조언이 가득한 책이다. 스포츠 마케터를 꿈꾸는 이들에게, 이것이 전부라고 믿고 달리는 누군가에게 거는 딴지!! 이토록 재밌고 흥미로운 글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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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호로 역 광시곡 마호로 역 시리즈
미우라 시온 지음,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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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호로역광시곡 #미우라시온 #은행나무


‘다다 심부름집’에 찾아온 광란의 소동과 구원의 협주곡


다다와 교텐의 야릇한 동거가 어느 새 3년차에 접어들었다. 조수인 듯 조수 아닌 조수 같은 교텐과 함께 여전히 비슷비슷한 일을 처리하던 다다는 어느 날, 교텐의 전 부인으로부터 교텐과 사이에서 낳은 아이 “하루”를 한 달간 봐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아이라면 질색팔색 하는 교텐이기에 거절을 하고 싶지만, 자신의 소중한 아이를 잃어버린 경험 있는 다다는 결국 승락을 하고야 만다. 그들의 동거는, 그리고 하루와 교텐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


2편에서 죽은 남편의 유품을 정리해달라고 했던 아사코. 다다는 아사코 주위를 맴돌며 그녀를 향한 마음을 점점 키운다. 그런 그녀와의 하룻밤…
다시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자신에게 놀라는 다다. 그렇게 사랑의 아픔은 사랑으로 치유받는다.


어느 날 마호로 시 조직 보스인 호시가 ‘가정과 건강식품협회 (HHKA)’의 뒷조사를 부탁한다. 말이 부탁이지 반 협박이다. 유기농 야채를 생산해서 지역에 공급하는 운동을 벌이는 이 단체가 수상쩍다. 그리고 그 단체에 대해 알면 알수록 괴로워하는 교텐, 그러면서 드러나는 교텐의 과거까지. 그 와중에 버스회사에 불만을 품고 납치극을 꾸미는 세력
까지 가세를 하는데….


1,2편에 비해 상대적으로 페이지수가 많았지만, 가장 재미있게 읽었다. 일을 해결해가는 과정에서 다다와 교텐의 과거가 더 자세히 밝혀진다. 아이를 향한 두려움을 갖고 있던 교텐이 하루와의 시간을 보내면서 조금씩 변해가는데, 어찌나 뭉클하고 감동적이던지 옆에 있으면 “교텐 잘 했어!! 너 진짜 멋있다!”하면서 등을 토닥여주고 싶을 정도였다. 그러다 한 대 맞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마호로마을여행단 #마호로여행셋째날


▫️이 세상이 광기로 넘칠 리가 없다. 사랑과 신뢰가 어째선지 때로 사람을 속이기도 하고 타인을 상처 입히는 흉기가 될 때도 있는, 잔혹하고 웃긴 사실이 존재할 뿐이다. 그 사실만으로 사랑과 신뢰 전부를 부정하고, 세상을 조소하고 자기 속에 있는 선과 미를 추구하는 마음을 봉인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박힌 흉기를 빼내어 한 번 더 자신의 상처를 도려내는 거나 마찬가지다. p.257


▫️평소에는 빈둥거리기만 하고 타인의 감정에 무심한 척한다. 하지만 본심은 그렇지 않다. 아무 말 없이 관찰하고, 때로는 대담한 언동을 하고, 위기에 처한 사람을 보면 절대로 그냥 내버려두지 못한다. 자신의 안전은 뒤로하고 무슨 일이 있을 때는 누군가를 지켜준다. 교텐 하루히코는 그런 남자다. p.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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