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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 아파트먼트 - 팬데믹을 추억하며
마시모 그라멜리니 지음, 이현경 옮김 / 시월이일 / 2022년 2월
평점 :
월요일부터 등원 중지된 일곱살 아이와 격일 재택근무를 하며, 소설책 읽는 중.
집에만 몇 일째 있는 아이가 안쓰러워
산책이라도 가자니깐 거부.
해있을 때 좀 나가자고 통사정을 해도 거부.
아이스크림 사러 가자, 놀이터 가자 해도 거부.
끝에 하는 소리가 마스크 쓰기 싫어서 안나간다고….
거기에서 납득, 그래 오늘도 집콕 하자!
이태리 아파트먼트
- 팬데믹을 추억하며
바이러스 때문에 격리되어 아이에서 어른이 되었다는 주인공 마티아
2080년에 팬데믹을 추억하며 쓴다는 프롤로그를 시작으로,
소설의 배경은 팬데믹 상황이 시작된 이탈리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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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 아파트먼트, 마시모 그라멜리니, 시월이일, 9p)
소설 도입부의 상황 묘사가 바로 어제 만난 COVID19 상황같다.
벌써 만 2년이 넘었건만…
이렇게나 빨리 아직도 생경한 COVID19가 소설속 배경이 되다니.
소설 속 이탈리아 상황도 너무나 비슷한데,
바이러스는 노인을 공격할 뿐이라는 로사나 누나,
요양원에 가지 않겠다는 젬마 할머니
바이러스는 싫지 않지만 젬마 할머니를 잃을까 걱정하는 주인공
소독약을 뿌리고 생일초를 하나씩 불게하는 엄마
이혼을 해야 하는데 닫아버린 법원-
이 시국에 우리는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까
아니, 어떤 결정을 피해야 할까
물론 뭐라도 결정 할 수 있을 경우이겠지만.
밀라노의 작은 아파트 3층 복도의 두 번째 방에서 이게 우리가 내린 결론이었다.
(이태리 아파트먼트, 마시모 그라멜리니, 시월이일, 52p)
9살 마티아가 누나와 함께 내린 결정에 마티아가 개입할 수 있었던 건지.
5분 전에 이미 누나가 반긴,
아빠가 사정한
어쩌면 엄마가 허락한
아니 봉쇄령이 결정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을까.
소설은 팬데믹 상황 묘사가 다가 아니고
봉쇄와 격리, 록다운을 속에서
가까워 지지 못하고, 헤어지지 못하고, 만나지 못하고, 아이가 자라나는 가족의 이야기이다.
9살 주인공의 통통튀는 서술이
자꾸 일곱살 아들의 소리와 오버랩되면서
소설속의 답답한 일상이
내 일상과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는게 몰입감을 끌어올린다.
중간에 아이에게 이번엔 엄마책 읽어줄께 하며 좀 읽어줬다.
나도 내 시간을 갖고 싶다고~~
내 책 읽으려면 뭐.. 못읽어줄 것도 없지.. ㅎㅎㅎ
서평이 낙이 되는 일상 -
시의적절한 소설
나는 아홉 살에 집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않은 채 그런 싸움을 했다. - P9
그러니까 우리를 포함해 수백만의 삶을 바꿔놓은 그날 밤, 밀라노의 작은 아파트 3층 복도의 두 번째 방에서 이게 우리가 내린 결론이었다.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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