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오너러블 스쿨보이 1~2 - 전2권 카를라 3부작 2
존 르 카레 지음, 허진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근래 읽은 책 중 가장 나를 좌절시킨 <오너러블 스쿨보이>
새로운 운동을 배우듯 읽었는데- 요즘에 배우는 운동은 테니스지만, 테니스라기 보다는 바다 서핑을 배우 듯 도전했다.
파도에 맞서서 보드를 끌고 나가듯, 막상 파도타는 순간은 너무도 짜릿하지만 짧게 느껴지듯, 그런 체력소모와 전율을 주는 책이었다.
분명히 재미있는데, 내가 세상을 인식하는 방법과 너무도 달랐던 듯 하다.
어떤 이들은, 이러한 책을 더욱 잘 읽을 수 있을 텐데, 나는 너무 꿈결같이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진정한 스파이라면, 세상을 이렇게 보며 이런 삶을 살아내는구나 경탄했다.
책을 다 읽고나니, 배신만이 시간을 초월한다는 그의 말이 무겁게 다가왔다.



이들이 그리워지면 접선하듯 책을 펼칠 것 같다.
그가 진짜 스파이라는 사실은 소설을 읽는 내내 끈질기게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고, 책을 덮으면서도 이 사람이 진짜 이런 스파이였다니 하게 되니, 그건 좀 너무 스파이 소설 작가로서 사기적으로 유리한 이점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스파이 소설이라면, 존 르 카레의 스파이 소설 밖에 생각나지 않을 것 같은데,
의무감으로 존 르 카레 스파이 소설을 모으고 있지 않을까,
파도를 타 보면 여름이 오면 서핑하러 가야 하듯이 말이다.


꼭 읽고 싶은 책을 신청해서 지원 받았으며 진심을 담아 정성껏 서평을 작성합니다.
더 좋은 서평을 위해 늘 열독♡ 서평이 힐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너러블 스쿨보이 2 카를라 3부작 2
존 르 카레 지음, 허진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너러블 스쿨보이>는 1권에서 조금은 익숙해졌지만, 2권을 읽을 때도 일종의 새로운 운동을 배우는 듯 안쓰는 근육을 쓰게 하고, 무리한 체력소모를 하게 했다. 저 그냥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지금이라도 읽고 올까요? 하면, 무슨 말이야, 자, 내가 말하잖아 잘 들어, 모르겠어? 했다. 그러면 난 또 그래서 이렇게 저렇게 된 건 알겠는데.. 하면, 은어를 뒤섞어 다음 하려는 일을 알려주는 하는 식이었다.

나는 워낙에 가십엔 귀를 닫고 야사는 존재하건 말건, 무심하다. 아마도, 기자는 될 수 없었을텐데, 사건의 전모라는게 말을 해주지 않는데 어떻게 알 수 있다는 건지, 손 놓고 있었을 것 같다. 이들은 한 수 위, 아니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스파이다. 정보를 추적하는 스마일리, 현장에서 실행하는 제리의 이중 노선 조차 나에겐 이미 포화상태인데, 끊임없이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묵직하다. 이들은 도대체 어떻게 살고 있는 건지. 모호하고 또 모호하다.



모든 사람들은 저마다의 삶이 있고, 그들의 삶이 이어지는 곳이 스파이가 활동하는 주요 무대인 점이 이 소설의 묘미이다. 사실 스파이 스스로도 유약한 인간이고, 각자의 신념은 저마다 다르다. 연대하되 서로를 의심해야 하고, 동료를 믿되 결코 끝까지 믿어서는 안된다. 그들은 무척 고독한 상태로 정보를 이편에서 저편으로 넘기고, 자발적으로 자신의 삶으로 대가를 치른다. 그들이 실제로 얻는 것은 없다. 자신이 개인적으로 지키고자 하는게 생기면, 그 세계는 그들을 쉽사리 내쳐버릴 뿐이다.

하지만 이들이 무익함을 위한 무익한 투쟁을 할 뿐일까? 그들의 신념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분명, 그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다수 존재하고 있고, 그들의 역할로 세계는 유의미한 신념 대로 흐르고 있다. 스파이가 없다면, 스파이를 먼저 만드는 쪽이 승리한다. 그러한 연유로, 스파이는 없을 수가 없다. 가십도 야사도 아닌, 엄연히 실재하는 흐름, 그 흐름에 들어선 개인들. 나는 흐름을 파악하면서도 또다시 불현듯 길을 잃는다.

새로운 운동을 배우듯 체력소모를 하고, 흐름과 흐름 사이를 타고 다니다가, 이건 전쟁이군, 깨닫는다. 나는 또 전쟁영화라면 치를 떨며 싫어하는데, 도대체 언제부터 언제까지 슬퍼해야 할 지 모르겠다는 피로감 때문이다. 전쟁이 벌어지자 마자 슬퍼할 수 밖에 없고, 전쟁을 하는 것이야 당연히 지옥이고, 전쟁 후에도 그 슬픔이 치유될 수 없는, 끔찍하기만 한 영화는 질색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계속해서 전쟁이 일어나는 것 처럼, 스파이는 결국 전쟁중인 것이다. 여러 명이 전쟁하기 전, 그들의 전쟁을 하는 특수요원들이다.

나는 작가 존 르 카레의 서문에 다시 집착하는데, 이 실재하는 스파이이자 생존자, 스파이의 세계를 소설로 옮겨온 폭로자의 과감함에 놀란다. 세계를 읽는 방법과, 세계를 움직이는 이들의 행로를 따라가다 보면, 결국 희생자는 이편과 저편, 그리고 그 사이에 낑겨벼린 원래 힘이 없었고 있는 힘 마저 빼앗기는 이들의 삶이라는 사실에 넌더리가 난다.

꼭 읽고 싶은 책을 신청해서 지원 받았으며 진심을 담아 정성껏 서평을 작성합니다.

더 좋은 서평을 위해 늘 열독♡ 서평이 힐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엉클 사일러스
조셉 셰리던 르 파누 지음, 장용준 옮김 / 고딕서가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의 첫 고딕소설 <엉클 사일러스>

책이 너무 재미있기만 하면 매력이 없다며, 차라리 어려운 책을 읽기를 택하는 지적 허영이 풍부한 나는 고딕 소설을 읽기 전에 좀 경계했다. 로맨스나 판타지, 무협 등 장르 문학은 백스탭으로 피해다니는데, 종종 부지 불식간에 그런 쪽(?)으로 빠져서 가뜩이나 없는 시간이 갈려들어가는 경험을 하곤 했기 때문이다. 고딕소설은 18세기~19세기의 중세적 분위기와 공포와 신비감을 가진 낭만주의 소설로, 옛날 텍스트이며 그 당시에 일종의 장르문학에 해당할 수도 있다고 본다

하지만 세월을 이겨내고 다시금 되살아나 번역된 소설에는 이유가 있는 법. 옮긴이의 말에서 작가 조셉 토마스 셰리든 르 파뉴는 이 책이 자극적인 센세이션 소설로만 읽힐까봐 걱정했다고 하는데, 그러한 우려를 가지고 공들여 쓴 탄탄한 구조와 치밀한 심리 묘사는 이 책의 긴 생명력과 진가가 되어준다. 전모가 밝혀진 이야기의 골자는 의외로 보편적지만 고딕소설 특유의 요소와 센세이션한 사건들이 탄탄한 서사에 부가되는 재미로, 감칠맛으로, 양념으로 미궁속을 더듬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특히 등장 인물들의 개성이 무척 독특하게 느껴졌는데, 아홉살에 어머니를 잃고 세상과 단절된 채 하녀와 하인들에게 둘러쌓여 말수도 적고 스베덴보리교에 빠진 아버지를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주인공 모드부터 심하게 위태로웠다. 스베덴보리교가 얼마큼 이단적인지 모드처럼 걱정했으며, 세상에 그렇게 흉측스럽고 이상한 프랑스인 가정교사는 무슨 생각으로 모드에게 붙여놓았는지, 그로테스크했다. 과하게 쾌활해 보이는 커즌 모니카도, 문제의 엉클 사일러스가 아주 잘생긴것 까지 모든게 다 일그러져 보였다.




그러나 읽을 수록 중세적 분위기는 유행에 따른 판타지한 장치라기보다는 필수 불가결한 시대적 배경으로 기능했고, 그로테스크함과 미스테리함 역시 주인공 모드의 어리고 미성숙한 시야와 불안한 심리에서 비롯된 것임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즉 정도를 걷지 않는 것 같은 종교에 대한 불안, 자신을 진실로 사랑하고 위하고 있지 않는 것에 대한 예리한 감각 들은 두려움으로, 불안으로, 그로테스크함으로 어린시절의 희뿌연 안개와 조각난 기억들을 채색한다.

이러한 미스테리함은 많은 이들의 어린시절의 단면이며, 특히나 외롭고 세상과 차단된 이들의 정체성과 다름 없다. 어린 아이는 모든 것을 알지 못하지만, 그래서 더욱 올바르고 용감하다. 특유의 감으로 자신을 진실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알아보며, 추구해야 할 방향성을 찾아 나간다. 아이의 무지함과 공포를 이용하려고 하는 어른들이 기괴할 뿐이다.

8백 페이지를 함께하면서 모드는 성장하고, 똑같이 신비스롭고 기괴해지다가, 부지불식간에 그들을 이용하기도 하면서 독자를 끌어들인다. 고딕 소설을 처음 만나 모드 처럼 어리버리 했던 나도, 어느새 맛있게, 게걸스럽게 책장을 넘겼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중독성이 있었고, 예상 외로 유익하고 달콤했던 <엉클 사일러스>, 읽어보기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다. 다음 두 권의 고딕 소설 <공포, 집, 여성>과 <숲속의 로맨스>도 기대하며 읽을 예정!


꼭 읽고 싶은 책을 신청해서 지원 받았으며 진심을 담아 정성껏 서평을 작성합니다.

더 좋은 서평을 위해 늘 열독♡ 서평이 힐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음의 철학자 - 키르케고르 평전
클레어 칼라일 지음, 임규정 옮김 / 사월의책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신앞에 선 단독자, 실존주의 철학자인 키에르케고르는 삶을 제대로 대하는 열쇠를 가지고 있을 듯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작은 아씨들 2 열린책들 세계문학 279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허진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은 아씨들이 결말로 갈수록 아쉬움이 남는다. 각자의 길을 찾아서 성장한 자매들이 멋지게 느껴진다. 각자의 서역 대로, 여건 대로 사랑을 찾은 자매들.

물론 정말 공감하지 못하는 조언들이 중간중간 있었지만, 감안하고 읽었다. 그러나 따뜻한 인정과 사랑, 그것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그리고 조가 추구한 이상과 같은 그런 돌봄은 예나 지금이나 이상적인 듯 하다. 어쨌든 일부 가치는 내가 동의하지 않더라도, 그 시대의 가치를 대변한다고 생각한다. 옛 가치들을 무시하거나 폄하할 생각은 없다. 그러한 가치 속에서도 아름답게 자란 자매들이 있는 만큼!

무엇보다, 가족이란 정말 아름답다는 이들의 말에는 공감한다. 안녕 아씨들!


더 좋은 서평을 위해 열심 독서♡ 서평이 힐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