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러블 스쿨보이 2 카를라 3부작 2
존 르 카레 지음, 허진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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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러블 스쿨보이>는 1권에서 조금은 익숙해졌지만, 2권을 읽을 때도 일종의 새로운 운동을 배우는 듯 안쓰는 근육을 쓰게 하고, 무리한 체력소모를 하게 했다. 저 그냥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지금이라도 읽고 올까요? 하면, 무슨 말이야, 자, 내가 말하잖아 잘 들어, 모르겠어? 했다. 그러면 난 또 그래서 이렇게 저렇게 된 건 알겠는데.. 하면, 은어를 뒤섞어 다음 하려는 일을 알려주는 하는 식이었다.

나는 워낙에 가십엔 귀를 닫고 야사는 존재하건 말건, 무심하다. 아마도, 기자는 될 수 없었을텐데, 사건의 전모라는게 말을 해주지 않는데 어떻게 알 수 있다는 건지, 손 놓고 있었을 것 같다. 이들은 한 수 위, 아니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스파이다. 정보를 추적하는 스마일리, 현장에서 실행하는 제리의 이중 노선 조차 나에겐 이미 포화상태인데, 끊임없이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묵직하다. 이들은 도대체 어떻게 살고 있는 건지. 모호하고 또 모호하다.



모든 사람들은 저마다의 삶이 있고, 그들의 삶이 이어지는 곳이 스파이가 활동하는 주요 무대인 점이 이 소설의 묘미이다. 사실 스파이 스스로도 유약한 인간이고, 각자의 신념은 저마다 다르다. 연대하되 서로를 의심해야 하고, 동료를 믿되 결코 끝까지 믿어서는 안된다. 그들은 무척 고독한 상태로 정보를 이편에서 저편으로 넘기고, 자발적으로 자신의 삶으로 대가를 치른다. 그들이 실제로 얻는 것은 없다. 자신이 개인적으로 지키고자 하는게 생기면, 그 세계는 그들을 쉽사리 내쳐버릴 뿐이다.

하지만 이들이 무익함을 위한 무익한 투쟁을 할 뿐일까? 그들의 신념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분명, 그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다수 존재하고 있고, 그들의 역할로 세계는 유의미한 신념 대로 흐르고 있다. 스파이가 없다면, 스파이를 먼저 만드는 쪽이 승리한다. 그러한 연유로, 스파이는 없을 수가 없다. 가십도 야사도 아닌, 엄연히 실재하는 흐름, 그 흐름에 들어선 개인들. 나는 흐름을 파악하면서도 또다시 불현듯 길을 잃는다.

새로운 운동을 배우듯 체력소모를 하고, 흐름과 흐름 사이를 타고 다니다가, 이건 전쟁이군, 깨닫는다. 나는 또 전쟁영화라면 치를 떨며 싫어하는데, 도대체 언제부터 언제까지 슬퍼해야 할 지 모르겠다는 피로감 때문이다. 전쟁이 벌어지자 마자 슬퍼할 수 밖에 없고, 전쟁을 하는 것이야 당연히 지옥이고, 전쟁 후에도 그 슬픔이 치유될 수 없는, 끔찍하기만 한 영화는 질색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계속해서 전쟁이 일어나는 것 처럼, 스파이는 결국 전쟁중인 것이다. 여러 명이 전쟁하기 전, 그들의 전쟁을 하는 특수요원들이다.

나는 작가 존 르 카레의 서문에 다시 집착하는데, 이 실재하는 스파이이자 생존자, 스파이의 세계를 소설로 옮겨온 폭로자의 과감함에 놀란다. 세계를 읽는 방법과, 세계를 움직이는 이들의 행로를 따라가다 보면, 결국 희생자는 이편과 저편, 그리고 그 사이에 낑겨벼린 원래 힘이 없었고 있는 힘 마저 빼앗기는 이들의 삶이라는 사실에 넌더리가 난다.

꼭 읽고 싶은 책을 신청해서 지원 받았으며 진심을 담아 정성껏 서평을 작성합니다.

더 좋은 서평을 위해 늘 열독♡ 서평이 힐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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