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집, 여성 - 여성 고딕 작가 작품선
엘리자베스 개스켈 외 지음, 장용준 옮김 / 고딕서가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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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집, 여성>의 첫 번째 작품인 '회색 여인'은 공포소설의 대가라 할 수 있는 엘리자베스 개스켈의 대표작이다. 당연히 이 책에서 가장 주목해서 읽어야 했지만, 두 번째로 아껴서 읽었다. 기대했던 것만큼 읽는 내내 마음을 졸이며 숨기고 있는 비밀을 궁금해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야기였다. 

또한 결혼으로 세계가 닫혀 버리는 가부장제 문화가 나를 숨막히게 했다. 게다가 엄마와 딸로 대물림되는 시대적 한계라니. 이들에게는 일상이 공포와 맞닿을 수 밖에 없는게 아닐까? 강요되는 침묵과 도망, 그리고 뻔히 보이는 불행 속에 밀어 넣어지는 삶이 무엇보다도 공포스러웠다.


꼭 읽고 싶은 책을 신청해서 지원 받았으며 진심을 담아 정성껏 서평을 작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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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벌 - 하 열린책들 세계문학 2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홍대화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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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벌> (하)에서는 라스꼴리니꼬프의 여동생 두냐의 약혼자인 뾰뜨르 빼뜨로비치 루쥔과 두냐가 가정교사로 일했던 곳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을 만든 지주 스비드리가일로프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라스꼴리니꼬프가 한 일 중에 가장 통쾌한 일이 두냐의 약혼을 파기시킨 일인데, 뾰뜨르 빼뜨로비치 루쥔은 내가 본 인물 중 손에 꼽히는 치졸하고 저열하고 옹색한 인물이다. 자기 자신에게 도취되어 타인을 이용하려고 하고, 그 이용으로 얻고자 하는 것은 자신의 안락과 알량한 입신양명이다. 타인에 대한 근본적인 존중의 마음이 없으며, 세상을 보는 눈이 재력과 지위로 등으로 편협하다.

루쥔은 편협한 기준으로 사람들을 분류한 만큼 그들을 쉽게 이용하려고 하다가 라스꼴리니꼬프와 다시 한 번 충돌한다. 라스꼴리니꼬프는 역시 루쥔을 대할 때에 가장 통쾌했다. <죄와 벌>에서 라스꼴리니꼬프의 지지기반을 마련해 주는 역할이 루쥔의 역할이 아닐까 싶었다.

한편, 스비드리가일로프는 전혀 다른 역할을 한다. 그는 라스꼴리니꼬프를 흥미로워 하며 자신과 같은 면을 본다. 스비드리가일로프는 호색한에 방탕한 사람으로, 라스꼴리니꼬프가 이쪽 극단을 취했다면, 스비드리가일로프는 저쪽 극단을 취한 인물이다. 행동은 너무나 다르지만, 시작은 비슷한 고민과 열병으로부터 시작했으며, 접점이 없어 보이지만 추구하고자 하는 바는 동일하다. 스비드리가일로프는 라스꼴리니코프에게 이러한 관점을 피력하며 자신과 조우하기를 권하나, 라스꼴리니코프는 완강하게 거절한다. 그러나 두 사람의 최후는? 허무하게 내 예상을 벗어나 해결된다.

스비드리가일로프는 무척 부유한데, 이 둘을 다르게 만든 원인에 부유함이 큰 몫을 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죄와 벌>은 가난함에 대해서 끊임없이 이야기하며, 세세한 지출 내역을 언급하고 있다. 몇 꼬뻬이까가 남았고, 몇 루블을 주었느니, 채무가 몇 천 루블인지, 몇 천 루블이 생겼으니 돈을 어떻게 나누어 사업을 할 지 등을 낱낱이 밝히고 있다. 가난은 많은 것의 원인이 되었고, 사실 후반 부의 상황 전개는 스비드리가일로프의 돈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한 전개이다. 결국 돈이 문제였던 걸까?

(하)권에서 굵직한 인물인 루진과 스비드리가일로프와의 격돌 이외에도, 라스꼴리니꼬프는 예심 판사 뽀르피리 빼뜨로비치와도 범죄를 둘러싼 긴박한 심리전을 벌인다. (상)권 말미에서 자신을 ‘살인자’라고 부르는 묘령의 인물은 이 심리전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며, 이로 인해 라스꼴리니꼬프는 처절하게 저항하면서 무너진다. 도대체 그는 왜 자신의 범행 일체를 누군가에게 털어놓지 않고 못배겼을까!?

하권도 상권 못지않게 길다며 숨차게 다 읽었지만, 이어지는 에필로그! 그리고, 에필로그로 완성되는 이야기 <죄와 벌>이었다. 끝까지 징하고 징했던 라스꼴리니꼬프의 복잡한 심리에 감탄하며, 열린세전 002 <죄와 벌> (하) 완독!

전체 감상은 이어지는 <죄와 벌> (상) (하) 리뷰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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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로 하여금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1
편혜영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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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쓸쓸한 소설이다. 소재도, 인물도, 서술 방식이나 문체도 무척 쓸쓸하다. 양장 책이 볼수록 마음에 드는데 책 디자인조차 쓸쓸하게 느껴진다.

병원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나 영화는 종종 보았지만, <죽은 자로 하여금>은 배경이 병원이지만 의사는 제대로 등장하지 않는다. 원무 행정과 직원들이 주인공이고, 주변인물로 간호사나 원장이 있을 뿐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병원을 방문하지만 병원이 근무지가 아닌 듯, 익숙한 공간의 이면의 이야기이며, 의외로 일반 회사와 유사한 문제들이 나오기에, 독자는 배경과 스토리에서 몇 번의 교차점을 찾을 수 있다.



사실 나는 동시대의 한국 소설을 기피했는데, 현실 반영이 너무나 적나라하게 느껴져서였다. 몇 년 전 아이가 완치판정을 받기 까지 여러번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고, 요즘은 친한 친구가 아이의 갑작스런 중병으로 병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내가 겪은 어제와 친구의 오늘을 소설로 읽는 것은 날 것 그대로의 파렴치함 또는 신물나는 느낌의 어디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학이 하는 일은 이해의 폭을 넓히고, 치유의 길을 제공하는 것임을 경험하기에, 점점 더 용감하게 읽고 있다. 세계문학은 인간 보편의 이해를 넓힌다면, 동시대의 한국 문학은 바로 우리 사회와 주변의 이해를 넓힌다. 상식이 통하지 않고, 사회 곳곳이 단절된다면, 서로를 이해하고 통합할 실마리는 아마도 문학에 있을 것이다.

<죽은 자로 하여금>에서 나오는 제약회사의 리베이트나, 투약실수가 무마되는 사건, 허울 뿐인 요양병원 사업은 많은 설명이 필요하지 않았다. 문득 신문의 사회면을 읽는 듯한 느낌 마저 들었다. 의료비를 체납하는 장기 환자, 환자 유치와 흑자 경영을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지역 병원의 고충도 충분히 예상 가능한 상황이다. <죽은 자로 하여금>은 이곳에서 고뇌하는 주인공을 찾아낸다.




주인공 무주 역시 정형성을 입고 있는 인물이다. 전직장에서 문제가 붉어지자 조용히 사직하면서 지방으로 이전하고, 아내는 서울에서의 직업을 포기하고 함께 간다. 무주는 전직장과 유사한 대형 병원에 취직하고, 그 곳에서 만난 흥미로운 인물이 이 소설의 중심 사건을 만든다. 하지만 전직장과 유사한 듯 다른 문제는 여기에도 존재하고, 모양을 달리하여 재생한다. 어딜 가나 똑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우리사회를 그대로를 보여주는 듯 하다.

사건 중간에 아내와 대화를 하지 않게 되고, 아내는 친정 방문이 많아지고, 외주 일을 하는 등, 긴 설명이 필요 없는 익숙한 상황들도 무척이나 와닿았다. 아이가 생겼을 때 느끼는 벅찬 감정과 책임감 등의 정서도 익숙한 한국의 정서였다. 이를 문자로 읽으면, 의외로 기괴하게 느껴지고 반성도 된다. 제목 <죽은 자로 하여금>은 예상치 못하게 성경 구절에서 따온 문구였는데, 교회의 접근성은 의외로 좋지만, 신실한 믿음 또는 종교 생활이 실생활과 쉽게 유리되는 우리 사회의 종교도 그대로 와닿았다.


무주의 서술이 쓸쓸하게 이어지는 데다가, 무주가 워낙에 퉁명스러운 탓에 정말이지 쓸쓸했다.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즐겁고 재미있는 일이 하나도 없을까 싶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은 날은 어느 평일의 새벽이었는데, 그 날도 그 전날도, 나는 회사에서 점심도 혼자 먹고, 거의 말을 나누지 않았다. 왠일인지 남편과도 다정한 말을 한마디도 나누지 못했는데, 이렇게 매일 쓸쓸했구나, 싶었다.

큰 주제라면 병원 비리에 얽힌 흥미롭고 미스테리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도 열심히 따라가며 읽었지만, 주제 이외에 정신 없이 너무 많은 것을 느끼는 바람에, 더욱 푹 빠져 읽을 수 있었던 책이다. 대부분의 것을 이해하고 허용적인 무주, 달관하면서도 끊임없의 고뇌하는 그의 쓸쓸함이 오래도록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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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집, 여성 - 여성 고딕 작가 작품선
엘리자베스 개스켈 외 지음, 장용준 옮김 / 고딕서가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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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은 단편은 작은 아씨들의 루이자 메이 올컷의 <비밀의 열쇠>

사랑스러운 젊은 아내 트레블린은 자신을 초라한 집에서 데리고 나와 잉글랜드에서 가장 행복한 아내로 만들어준 리처드 트레블린경을 사랑해 마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의 행복은 첫 몇 페이지 뿐, 트레블린 부인은 다행인지 불행인지, 무언가 어마어마한 사실을 안 채로, 비밀의 열쇠를 가진 채, 작은 딸과 남겨진다.

반전된 상황 속에서 딸 릴리언은 사랑스러운 아가씨로 자라고, 갑자기 완벽한 소년 폴이 나타난다. 모두의 환심을 사고 릴리언의 충실한 하인이 되는데...

루이자 메이 올컷의 인물들은 미스테리한 분위기에서도 생동감 있게 살아난다. 사랑스러운 릴리언은 이기적이면서도 순수한 마음을 내어주고 호의를 나눌 줄 안다. 트레블린 부인도 우아하고 균형잡힌 인물이다. 이들과 폴의 비밀이 밝혀지고 모든 것은 순식간에 파국으로 치닫지만, 루이자 메이 올컷은 일견 불가능한 길로 빠져나온다.

예상 외로 미스테리하고, 끝으로 갈 수록 다급하고 간절해졌던 이야기이다.

작가의 새로운 모습과 흥미로운 이야기를 읽을 수 있어서 즐거웠던 단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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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노 아일랜드 - 희귀 원고 도난 사건
존 그리샴 지음, 남명성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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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그리샴의 새로운 베스트셀러! 분명 재미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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