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가루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71
다자이 오사무 외 지음 / 민음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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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의 소설 《쓰가루》는 작가가 자신의 고향인 쓰가루 지방을 여행하며 마주한 유년의 기억과 고독, 그리고 인간적인 정을 정밀하게 담아낸다.

자신을 키워준 보모와의 재회와 옛 친구들과의 만남을 다루며, 자기 파괴적인 방황 속에서도 결코 버릴 수 없었던 고향에 대한 복잡다단한 애증을 포착한다. 특유의 자조적인 유머와 특유의 쾌활함 뒤에 숨겨진 솔직하고 부드러운 내면을 통해, 상처 입은 영혼이 고향의 풍토와 사람들의 따스함 속에서 위안을 얻는 과정을 또렷하게 드러낸다.

어둡고 침울한 절망의 아이콘이었던 다자이 오사무의 색다른 시선과 인간미를 조명하는 이 작품은, 누구나 가슴속에 품고 살아가는 원죄 같은 고향의 의미와 스스로를 받아들이는 용기를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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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여성의 역사
최현미 지음 / 어크로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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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여성의 역사》는 오랜 세월 여성에게 금지되거나 폄하되어 온 '읽기'라는 행위가 어떻게 여성의 의식을 깨우고 권력을 쥐어주는 해방의 도구가 되었는지를 정밀하게 담아낸다.

남성 중심 사회의 통제 속에서도 책을 펴 들었던 역사 속 여성들의 삶을 다루며, 읽기를 통해 지식을 탐구하고 자신의 세계를 넓혀간 여성들의 정서적·지적 여정을 포착한다. 가부장적 질서가 강요한 침묵과 구속에 맞서, 책이라는 정밀한 도피처이자 투쟁의 공간을 개척해낸 여성들의 숨겨진 기억을 또렷하게 드러낸다.

수동적 수혜자에서 능동적 주체로 거듭난 여성 독자들의 자취를 조명하는 이 책은, 오늘날 우리가 자유롭게 글을 읽고 생각한다는 것의 역사적 무게와 읽기가 지닌 참된 해방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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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 시대를 뛰어넘은 대문호의 초상과 유산 ㅣ Philos 시리즈 49
스탠리 웰스 지음, 이종인 옮김 / arte(아르테)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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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라는 대문호의 자취를 따라가는 일은, 수백 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인간의 희로애락을 직면하는 경험이다.

그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권력의 야망, 질투, 비극적 사랑, 그리고 고독은 시대를 불문하고 오늘날 우리의 삶과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다. 시대를 뛰어넘는 거장의 언어는 인간이 지닌 숭고함과 취약함을 동시에 들추어내며, 우리가 외면하고 싶었던 내면의 어둠까지 담담히 비추어 준다.

화려한 수식이나 연극적 장치를 넘어 그가 남긴 문장들은 삶의 수많은 비극 속에서도 인간에 대한 다정한 시선을 잃지 않는다. 셰익스피어가 완성한 인간 탐구의 정수는,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삶과 타인을 이해하는 깊고 깊은 지혜의 통찰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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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데이즈 다이어리 (각본집 & 메이킹북) - 찰나의 고모레비가 영화가 되기까지
다카사키 다쿠마 지음, 이지수 옮김 / 공드리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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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퍼펙트 데이즈》의 각본집과 메이킹북을 펼쳐보는 일은, 스크린 위로 스쳐 지나갔던 그 무수한 '고모레비(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의 감각을 다시금 손끝으로 만져보는 경험이었다.

히라야마의 단순하고도 반복적인 일상이 어떻게 그토록 아름답고 충만한 예술로 탄생할 수 있었는지, 그 비하인드 스토리는 책을 읽는 내내 깊은 여운을 남겼다. 거창한 사건이나 자극적인 사건 없이도, 그저 매일 아침 하늘을 바라보고, 청소를 하고, 올드 팝을 듣고, 헌책을 읽는 행위만으로 삶이 얼마나 거룩해질 수 있는지를 각본의 정제된 언어를 통해 새삼 깨닫게 된다.

매일 같은 태양이 뜨는 것 같지만 결코 단 하루도 같은 날은 없다는 사실. 나뭇잎 사이로 찰나처럼 반짝이다 사라지는 빛처럼, 지나쳐버리기 쉬운 나의 평범한 일상 속에도 수많은 '고모레비'가 숨어있음을 가만히 돌아보게 만들어 준 소중한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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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해 그리고 안 할 거야 - 리디아 데이비스 이야기집
리디아 데이비스 지음, 이주혜 옮김 / 에트르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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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데이비스의 이야기집 《못해 그리고 안 할 거야》는 아주 짧은 찰나의 순간과 단문들 속에 삶의 맹점과 인간 내면의 솔직한 거부감을 정밀하게 담아낸다.

일상의 사소한 불평이나 타인과의 어색한 관계, 혹은 우편물이나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보는 미세한 순간들을 다루며, 거창한 서사 없이도 뚜렷이 드러나는 정서적 왜곡과 고독을 포착한다. 거절과 포기, 단절의 언어로 가득 찬 문장들을 통해 거창한 희망을 품기보다 그대로 멈춰 서기를 선택하는 인물들의 단호한 시선을 또렷하게 드러낸다.

언어의 경계를 오가며 건조함 속에 숨겨진 서늘한 위트를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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