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찬] 기억은 손끝에 남아 있었다⠀⠀작가님, 건축가 맞나요?⠀패션디자인을 전공했다고 해도 믿을 것 같다.⠀⠀⠀『빛이 이끄는 곳으로』에서 빛과 공간을 섬세하게 설계했다면, 이번에는 옷과 촉감, 사물에 남은 흔적까지 정교하게 엮어냈다.세계적 건축가에서 세계적 이야기꾼으로. 건축가이자 소설가 백희성만이 설계할 수 있는 세계관의 확장이란 말이 딱 어울린다.⠀⠀⠀⠀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기억의 무늬』는 19년 전 부모님의 죽음과 그날 보았던 세 번째 실루엣을 추적하는 이야기다.⠀⠀주인공 카미는 안면인식장애로 사람의 얼굴을 구분하지 못한다. 대신 옷의 질감과 걸음걸이, 소매에 남은 주름, 손때 묻은 흔적 같은 것으로 사람을 알아본다.⠀⠀얼굴 대신 옷으로 사람을 기억하고 구분하는 장면에서는‘작가님, 어떻게 이런 디테일까지 생각해내셨나요?’ 싶었다.⠀⠀⠀⠀⠀특히 손끝의 감각으로 사건을 헤쳐 나가는 섬세한 추리가 인상적이었다.누군가에게는 그저 낡은 옷이고 오래된 가구일 뿐인 것들이 카미에게는 기억을 품은 단서가 된다. 옷의 질감과 작은 흔적, 오래된 가구에 남은 상처 하나까지 더듬어가며 19년 전 사건의 진실에 가까워지는 과정이 무척 독특하다.⠀⠀그리고 그 섬세한 추리 끝에서 마주하게 되는 반전은 이야기를 또 다른 방향으로 이끈다.손끝으로 더듬어가는 기억은 결국 추리를 넘어 잃어버린 사랑과 마주하게 된다.⠀⠀⠀⠀⠀⠀읽는 내내 촉감이 이렇게 선명한 언어가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옷에 남은 주름 하나, 나무에 패인 작은 상처 하나에도 시간이 새겨져 있는 것 같았다.⠀⠀⠀⠀⠀『빛이 이끄는 곳으로』가 빛과 공간으로 기억을 이야기했다면,『기억의 무늬』는 촉감과 사물의 흔적으로 기억을 그려낸다.⠀⠀책을 덮고 나니 평소 아무렇지 않게 지나쳤던 오래된 물건들을 한 번 더 만져보고 싶어졌다.⠀⠀⠀⠀어쩌면 사물은 우리가 잊었다고 생각한 것들을우리보다 오래 기억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기억의무늬 #백희성 #소설 #책추천 #북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