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냥과 풋사과
단요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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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왜 하필 성냥이고, 왜 하필 풋사과일까.
처음엔 그 낯선 조합이 자꾸 마음에 걸렸다.



성냥과 풋사과를 읽으며
그 질문은 자연스럽게 풀린다.



성냥은 한순간에 타오르고, 모든 것을 태운 뒤 사라진다.
서른 일곱 선재의 삶이 그렇다.
거대한 비극 속에서 부모를 잃고, 몸과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긴 채
이미 한 번 전부를 통과해버린 사람.



반대로 풋사과는 아직 덜 익은 상태다.
시고, 단단하고, 쉽게 내어놓기엔 투박하다.
열다섯 건우의 시간이 그렇다.
감당하기 어려운 비극 한가운데에서
아직 아무것도 정리되지 않은 채 멈춰 있는 상태.



이 소설은
타버린 사람과 아직 익지 못한 사람이
한 공간에서 시간을 견디는 이야기다.









책 속에는 수많은 대사들이 등장한다.
이상하게도 하나같이 다 맞는 말들이다.


선재의 말들은 설명이 아니라 분출에 가까웠다.
그동안 삼켜온 말들이
이제야 밖으로 밀려 나오는 느낌.


상대가 듣는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말해야 살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래서 문득 <이방인>의 뫼르소가 떠올랐다.
그는 끝내 그렇게 말하지 않은 사람이니까.


그도 이렇게 한 번쯤은 듣든 말든 상관없이
자기 말을 쏟아낼 수 있었다면 조금은 덜 고립되지 않았을까.


하지만 이 책은
‘말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도 함께 보여준다.


선재와 건우는 알고 있는 듯하다.
말로는 다 전해지지 않는다는 걸.
그래서 더 쉽게 다가가지 않고,
그래서 더 오래 머문다.









달콤하게 익은 이야기 대신,
시큼하고 투박한 채로 내놓는 삶.


예쁘게 다듬어진 이야기가 아니어도,
지금 내 모습 그대로의 이야기라도
포기하지 않고 들고 살아가는 사람들



그래서인지 이 책에서 전하는 위로는 오래 버틴다.



다정함보다 인내를,
이해보다 시간을 건네는 이야기.





오늘은 하루종일 이 책을 품고 있었다.
괜히 가라앉던 몸과 마음이
조금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책을 만날 수 있게 해주신 출판사에 감사드립니다.
읽고 난 뒤에도 한동안 마음에 머무는 이야기였습니다.



#성냥과풋사과 #단요장편소설 #위즈덤하우스 #아끼는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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