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협찬]어릴 때는 그냥 지나쳤던 장면이 있다.소가 똥을 싸면 어디선가 나타나 쇠똥구리가 똥을 데굴데굴 굴리던 모습.그때는 웃기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지만, 그 일이 어떤 의미인지 깊이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그런데 지금은 그 쇠똥구리를 아이들에게 보여주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한때 우리 산과 들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곤충이 이제는 멸종 위기종이 되었기 때문이다.그림책 『나는 쇠똥구리다』는 바로 그 작은 생명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다.이야기는 들판에서 시작된다.소가 똥을 싸면 어김없이 나타나 똥 구슬을 굴리는 쇠똥구리.하지만 다른 곤충들은 그런 쇠똥구리를 더럽다며 피하고 외면한다.“왜 나는 쇠똥구리인 거야?”상처를 받은 쇠똥구리는 똥 구슬을 부수고 잠이 들어 버린다.그리고 그 순간부터 들판의 균형이 무너지기 시작한다.쇠똥구리가 사라지자 치워지지 않은 똥이 점점 쌓여 간다.풀과 꽃은 똥덩이에 깔려 시들어 가고, 곤충들은 살 곳을 잃는다.평화롭던 들판은 순식간에 엉망이 된다.그제야 모두가 깨닫는다.늘 더럽다고 외면했던 그 존재가사실은 들판을 지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시간이 지나면서 쇠똥구리가 굴려 놓았던 똥 구슬 속에서 씨앗이 싹을 틔운다.똥 구슬은 단순한 배설물이 아니라, 새로운 생명이 자라는 영양분의 보물창고였던 것이다.이 장면을 보며 새삼 느꼈다.자연 속에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역할과 연결이 얼마나 많은지.책을 읽다 보니 문득 어릴 적 기억도 떠올랐다.집 마당에서 자주 보던 땅강아지.아이들과 흙을 파다 보면 튀어나오던 그 작은 생물도 요즘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어릴 때는 당연하게 존재하던 것들이언제부턴가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그림책에서 “자연을 지키자”라고 직접 말하지 않는다.대신 한 존재가 사라졌을 때 벌어지는 변화를 보여준다.그 장면들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질문하게 된다.만약 어떤 생명이 사라진다면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어떻게 달라질까.아이들과 함께 읽으며자연 속에서 각자의 역할을 가진 존재들에 대해 이야기해 보기 좋은 그림책이다.작고 하찮아 보이는 생명 속에도세상을 이어 가는 힘이 있다는 사실을다시 한 번 떠올리게 해 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읽고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