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는 328번 남았습니다
우와노 소라 지음, 박춘상 옮김 / 모모 / 2026년 1월
평점 :
[도서협찬] 이 책을 읽는 동안 자꾸 숫자를 세게 된다.
페이지 수가 아니라, 오늘 내가 당연하게 넘긴 것들의 개수를.
《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는 328번 남았습니다》는
삶에 갑작스레 ‘남은 횟수’가 보이기 시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단편집이다.
영화 〈넘버원〉의 원작 소설로, 일상의 시간을 숫자로 환산하는 독특한 설정을 통해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던 순간들의 가치를 다시 묻는다.
표지의 열 살의 아이는
‘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가 줄어드는 것을 두려워해
오히려 어머니의 밥상을 피한다.
사랑하는 이를 지키기 위한 선택이 관계를 멀어지게 만드는 이 아이러니는
유한함을 인식하는 일이 언제나 현명한 선택으로 이어지지는 않음을 보여준다.
이어지는 여섯 편의 단편은
과거나 미래의 자신에게 전화를 걸 수 있는 횟수,
불행이 찾아올 횟수,
거짓말을 들을 횟수,
놀 수 있는 횟수,
살 수 있는 날수 등
각기 다른 ‘남은 횟수’를 통해 다양한 삶의 국면을 비춘다.
숫자가 줄어들수록 인물들은
미뤄두었던 말과 감정, 관계의 진심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게 된다.
이 숫자들이 알려주는 것은 미래가 아니다.
우리가 너무 익숙해서 놓치고 있던 현재다.
한 끼의 식사, 한 통의 전화, 한 번의 대화처럼
평범해서 지나쳤던 순간들이
사실은 얼마나 소중했는지를 조용히 일깨운다.
과장되지 않은 문장과 담담한 전개 속에서
이 책은 삶의 유한함을 슬픔보다 선택의 문제로 제시한다.
‘나중에’로 미뤄두었던 마음을
‘오늘’로 데려오게 만드는 이야기.
오늘을 조금 더 붙잡고 싶은 독자에게
차분히 권하고 싶은 단편집이다.
이키다 서평단을 통해 오팬하우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읽었습니다.
#어머니의집밥을먹을수있는횟수는328번남았습니다 #우와노소라 #모모 #오팬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