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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소, 깜산 ㅣ 우리학교 상상 도서관
은경 지음, 장선환 그림 / 우리학교 / 2025년 2월
평점 :
[도서협찬] 깜산을 지키고 싶었던 소년의 단단한 마음
여기 담긴 이야기는 조선 시대라는 배경을 빌렸을 뿐,
사실은 지금 우리의 삶을 비추는 거울처럼 느껴졌어요.
한 아이와 한 마리의 검은 소,
석우와 깜산이 쌓아 올린 따뜻한 우정은 너무도 순하지만,
그들을 둘러싼 현실은 너무도 냉혹합니다.
세상 모든 빛을 삼킨 듯 새까만 산,
‘깜산’이라는 이름을 선물받는 순간부터,
이 이야기는 이미 마음을 잡아끌어요.
꼴을 베어 먹이고, 산으로 데리고 다니고,
손끝으로 마음을 나누던 둘의 시간은 싱그럽고 고요하게 흐릅니다.
하지만 우역이 잠잠해지고,
깜산이 다시 전생서로 가야 한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순간,
우리는 알고 있어요.
이 우정이 끝내 닿지 못할 곳이 있다는 걸.
(전생서 : 고려와 조선시대에 동물의 사육을 담당하던 관청)
책은 한 소년의 눈을 통해 묻습니다.
“우리가 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다른 생명의 힘과 삶을 마음대로 써도 되는 걸까?”
깜산을 지키려 애쓰는 석우의 간절함은
결국 동물권이라는 단어보다 훨씬 더
원초적이고 진실한 감정을 건드려요
—연민, 책임, 그리고 부끄러움.
장선환 작가의 그림은 이야기의 무게와 결을
고스란히 감싸며 더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소의 까만 눈동자 속 노을,
텅 빈 외양간 앞에 멍하니 서 있는 석우의 그림자는
책장을 덮은 뒤에도 오래 마음에 남아요.
『검은 소, 깜산』은 단지 역사 동화가 아니라,
오늘도 인간을 위해 모든 것을 내어주는 동물들에 대해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바라봐야 하는가?”를 묻는 작품입니다.
읽고 나면, 어느새 나도 석우처럼 속삭이고 있게 됩니다.
“약한 존재를 지켜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깜산들이
오늘만큼은 평온하고 따뜻한 땅을 밟고 있기를 바라게 돼요.
2025 문학나눔을 통해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문학나눔을 통해 귀한 책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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