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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식기
아사이 료 지음, 민경욱 옮김 / 리드비 / 2025년 9월
평점 :
[도서협찬] “인간 담당은 두 번째지만, 수컷 개체는 처음입니다.”
이 문장 하나로 모든 게 뒤집힌다.
누가 누굴 관찰하고 있는 걸까?
내가 인간을 보고 있는 건지, 인간이 나를 보고 있는 건지—
페이지를 넘길수록, 경계가 흐려진다.
‘생식(生殖)의 기록’이라는 뜻의 《생식기》.
제목부터 장난스러운데, 내용은 더 깊고 묘하다.
인간을 담당하게 된 ‘무언가’의 시선으로
쇼세이의 삶을 해부한다.
감정이 없는 듯 감정을 해석하는 ‘나’,
감정이 있는 듯 무감한 ‘쇼세이’.
둘 중 누가 더 인간적인가?
읽다 보면 어느새 묻는다.
“나는 지금, 어떤 놀이를 하고 있을까?”
사회인 놀이, 가족 놀이, 인간 놀이.
다들 너무 열심히 연기하고 있는 건 아닐까.
‘성장해야 한다’는 말,
‘공동체에 속해야 한다’는 말,
‘정상적인 삶’이라는 말—
그 모든게 정말 옳은 걸까?
그 말들 속에서 우리는 얼마나 자유로운가.
읽고 나면 표지의 그 낯선 그림이,
이 세계의 비유처럼 느껴진다.
기괴하지만 아름답고, 불편하지만 해방감이 있다.
🎭 “인간이라는 종을 담당하게 된 개체의 기록”
생각보다 훨씬, 인간적인 이야기다.
도서를 지원해주신 리드비 출판사 감사합니다.
아사이 료 작가님의 책은 처음인데 신선합니다.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생식기 #아사이료 #두려운해방감 #리드비 #정상의삶 #서른두살회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