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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싸움을 그치고, 눈사람을 만드는 이야기 - Side A.
문여정 지음 / 하하밤(hahabalm) / 2024년 10월
평점 :
찾았다! 내 마음에 쏙 드는 책을!
초반에 읽으면서 알아봤어요.
제가 이 책을, 이 글을 좋아하게 될 거란 걸요.
만나야 하는 글을 만나면
보내기 싫어서 질척이게 돼요.
조금씩 야금야금 읽고 안 보내줘요.
내 곁에 있어줘~! 계속 끼고 있어요.
이 책이 그랬어요.
해야 하는 일들 속에서 하고 싶은 일을 동경하는
변호사에서 작가로 넘어가는 여정,
side A 이야기!
아빠의 눈치를 보던 어린 시절.
고시생으로 공부하던 시절.
변호사로써 일을 하면서도
현실과 꿈 사이에서 갈등하던 시절.
변호사로 승승장구할 수 있는데
왜 작가를 하나~? 이런 말들이 들려도
‘좋아하는 마음’을 따라
‘하고 싶은 걸 하는 밤’을 선택한 작가님.
너무 멋지신 거 있죠!!
그냥.. 저랑 상황은 전혀 다르지만
그 마음은 알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눈덩이를 굴려 눈사람을 만드는
과정을 조용히 지켜봤어요.
에피소드 하나하나에 마음이 가고
글이 아름다워요.
Single Room No.701… 싱글룸이 내게 남긴 말 중에서
아담한 침대와 나무 의자 한 개,
그리고 한 켤레의 슬리퍼.
오직 한 사람만을 위한 공간에서 안도감 위로 느슨한 시간이 흐른다.
잠잠히 내려앉은 공기 속에서 나는 이번 여행의 목적지가 이 방이었음을 깨닫는다.
… 욕조에 푹 잠긴 다음 조명을 모두 내리면 어느덧 촘촘한 적요가 얼굴을 덮는다.
말끔한 고독이 상념의 빈틈을 메우고, 이내 흰 아침이 밀려든다.
밤의 화미레스에 …애프터 다크 - 중에서
그렇지만, 내가 새로운 길을 잘 견딜 수 있을까?
누나는 원하지 않았던 길에서도 여기까지 온 거니까.
좋아하는 일은 분명 더 잘할 수 있을 거야.
‘누나, 이쪽으로 넘어와.’
변호사에서 작가로 넘어오는 과정이 쉽지 않았을 텐데..
저라면 못했을 것 같아요.
싫어도 힘들어도 붙잡고 있지 않았을까.
자의로는 절대 못 벗어났을 것 같아요.
그래서 더 멋있는 작가님.
작가님의 눈사람은 딱 그래 보여요.
어딘지 모르게 친근하면서도 편안한, 안아주고 싶은,
선글라스가 잘 어울리는 멋진 눈사람.
작가님의 side B가 궁금해져요.
어떤 모양으로 눈사람을 만들어갈까?
어떤 모습일지 상상이 안되거든요.
문득, 나의 눈사람은 어떻게 만들어가고 있나!
생각해 봤어요.
눈덩이를 만들고 잠깐 멈춰 서서 어떤 얼굴로 만들지
구상 중인듯한 느낌이 들었어요.(이것도 좋게 말해서)
아무리 시간이 지나고 이미 멀리 와 버렸다 해도
‘동경하는 길에 대한 마음’은
결코 사라지거나 줄어드는 것이 아니었다!
해야 할 일 속에서 하고 싶은 일을 동경하고 계시나요?
이 책을 읽으시면 다정한 용기를 얻으실 거예요.
여러분은 어떤 눈사람으로 만들어가고 있나요?
동경하는 일을 하고 계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