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빙허각 창비아동문고 340
채은하 지음, 박재인 그림 / 창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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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합총서를 쓴 빙허각을 아시나요?



이 책을 읽고 나서 딸내미 생각납니다.
조선시대에 태어나지 않은 게 감사하고
그 시절에 태어났음에도 눈에 불을 가진 여인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꿈을 키운 덕주를 보며
아이들이 꿈을 키웠으면 하는 마음이 듭니다.




줄거리 들려드릴게요.


양반이라 하지만 가진 게 없는 무늬만 양반인 집에서
자존심만은 하늘에 있는 아버지는 매일 글을 읽고
어머니는 길쌈을 하고 밭일을 합니다.
열두 살 덕주는 몸이 부서지고 뼈가 녹아내리는 느낌이라
말하면서도 좀처럼 쉬지 못하는 어머니를 볼 때마다 걱정이 됩니다.



아버지는 부인의 덕을 익혀야 한다며 말씀하십니다.
“어려서는 아버지를 따르며, 혼인해서는 남편을 따르고,
늙어서는 아들을 따르는 것이 여인의 도리다.”



덕주는 순순히 책을 읽었지만 마음은 엉뚱한 곳에 꽂힙니다.
책을 읽다 보니 언문에도 여러 서체가 있다는 걸 알고
낡은 붓과 좀이 슨 공책을 가져다가 글씨를 연습합니다.




그 뒤부터 마음이 뒤숭숭하여 새벽에 몰래 나와 언덕에 올라 강을 바라봅니다.
그곳에서 우연히 만난 할머니.
작달막한 키에 톡 튀어나온 이마, 날카로운 눈빛을 가진 여인.
할머니와 짧은 대화에 마음을 들킵니다.


“꿈꾸지 말라는 책을 봐도 마음은 자라니, 참으로 곤란한 노릇이지.”



할머니는 이 마음을 어찌 아셨을까요?



잔칫집에 다녀온 아버지는 시집가기 전 살림을 배워야 한다며
한양에서 이사 온 양반 댁 부인에게 가르쳐달라 부탁했다 합니다.
“그분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알고 계시려나”
덕주는 새로운 이야기를 전해 들을 생각에 아버지의 뜻을 따릅니다.



다음날 바로 찾아간 은행나무 집에 도착하자 덕주는 놀랍니다.
며칠 전 보았던 할머니가 사시는 집입니다.
할머니는 단칼에 거절하지만 덕주를 알아보고 이내 수락하십니다.
할머니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덕주가 할머니를 도와주는 걸로요.
“대신 따님이 저를 돕는 건 어떨까요?"



덕주는 궁금해집니다.
어떤 일을 도우려나.
내가 도움이 될만한 것들이 있으려나!



양반집 자제로 집안일을 배우려는 윤보.
여인으로써 더 큰 꿈을 꾸는 덕주.
여인들의 기록을 남기고 싶은 할머니, 빙허각.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했어요.
아버지에게 들키지 않을까 조마조마하고
뒷이야기가 이어지기를 덕주의 성장과정을 더 듣고 싶었어요.



실제 인물인 빙허각 이 씨(1759-1824)
조선 유일의 여성 실학자로 그가 한글로 쓴 실용 백과사전인
[규합총서]는 오랫동안 인기를 얻으며 널리 퍼져나갔어요.



실존 인물을 각색하여 쓴 동화여서 더 의미가 있어요.
현실에 가로막혀 있으면서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치열하게 해나간 여인! 빙허각!




이런 여인이 계셨다는 것이 얼마나 뿌듯한지!
이 이야기를 더 알려주고 싶더라고요.
대장금 같은 드라마로 나와도 좋겠다 생각이 들었어요.




나답게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가?
끊임없이 묻고 결국 답을 찾아가는 덕주와
빙허각의 모습은 용기와 감동을 전해줍니다.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시길 적극 추천입니다.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꿈을 키우실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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