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따가운 햇살.나비의 떨림.여름 장대비에 떨어진 떡갈나무 이파리.태어난 지 십일 된 애벌레의 꿈틀거림.작은 이끼의 초록빛.지나가던 개의 오줌 세례.잘 여문 강낭콩에서 떨어진 자줏빛 꼬투리.아흔아홉 번째 소나무의 쉰두 번째 솔방울.어느 돌 하나가 맞은 백만 번째 평범한 아침입니다.얼마나 많은 것들이 돌을 스쳐갔을까요?얼마나 많은 것들을 보았을까요?나보다 더 오랜 세월을 산 돌.나보다 짧은 생을 산 돌은 없습니다.이렇게 생각해 보신 적 있으세요?전 단 한 번도 없었어요.작가님의 그림책에서처음으로 돌의 생을 느껴보았어요.어릴 적차기 지나가면 뿌연 흙먼지를 날리는 길에서마음에 드는 이쁜 돌들을 주었어요.비 오는 날이면 더 좋았어요.돌들이 깨끗해져 있었거든요.색깔이 입혀진 돌, 반짝반짝 빛나는 돌.보석먀냥 돌을 주어왔어요.돌을 주우려면 돌아서 더 걸어야 했지만토요일 오후, 비 오는 날이면 그쪽으로 걸어갔어요.(그땐 토요일도 학교 다녔던 거 기억하시죠?) ㅋㅋㅋ그때가 생각나며 잠깐 추억놀이했어요.작가님의 그림책에서백만 년이나 살았음에도 순간순간을 새롭게 보는 돌이 느껴져요.나는 발이 없지만오늘을 살아요.조금씩오르락내리락..나는 온몸으로 살아요.기적 - 기특한 발자취.돌의 기적.돌이 남기고 간 기특한 발자취.나의 시간은 어떤 기적을 만들어내는지 생각해 보게 합니다. 돌 만큼만 했으면 좋겠다!이런 생각도 들었어요. ㅋㅋㅋㅋㅋ제가 본 그림책 중가장 아름다운 빗방울이 담긴 그림책이에요.글자마저 그림이 되고 기적이 되는 그림책.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한 돌을 통해시간과 인생을 생각해 보게 됩니다.여러분은 어떤 기적을 만들어가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