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눈
공광규 시, 주리 그림 / 바우솔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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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다 내리지 못한 눈은

어디에 내릴까요?

 

 

여린 풀과 벌레, 곤충을 밟지 않으려고

맨발로 산행하신다는 공광규 시인.

작은 생명도 귀히 여기는 마음이 느껴져요.

 

 

작은 것도 놓치지 않는 작가님의

섬세함이 시에 묻어나요.

 

 

주리 작가님의 그림 또한 섬세해요.

어릴 적 할머니가 시골에 사셨을까요?

제가 어릴 적 본 모습이 그대로 떠올라요.

 


 

할머니의 몸배 바지, 꽃무늬 이불,

수도꼭지 고무호스, 세숫대야, 빨래판…

하나하나 그대로에요.

 

 

할머니는 가마솥에 밥을 짓고

된장찌개에 소박한 밥상이 차려집니다.

한 쌍의 숟가락, 젓가락이 외로워 보입니다.

 

그런 할머니의 곁을 지키는 흰 눈.

 

 

다 내리지 못한 눈은 매화나무 가지에,

벚나무 가지에,

조팝나무, 이팝나무 가지에 앉아요.

 

 

하얗게 피어나 향기를 내뿜는 흰 눈.

할머니 곁을 지키며 더 하얗게 빛납니다.

 

 

그리곤.. 할머니 머리 위에 내려앉지요.

 

할머니가 꽃나무 가지인 줄 아는 거니?

 

흰 눈을 따라 시간은 흘러갑니다.

잔잔한 시와 시골 풍경을 그대로 담은 그림에

애틋하고 아름답습니다.

 

 

흰 눈이 흰 꽃이 되어 내리는

작가님의 상상력과 관찰력에 감탄합니다.

그림만으로도 소장 가치가 충분한 책!

어른, 아이들 모두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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