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
김지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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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 줄 책 소개해 드릴게요.

 


 



작가 소개

 

김지윤 작가

"소중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요,

그래서 그걸 써 보려고 합니다.

글로, 아주 소중하게."

 

작가님의 소개가 간결하죠.

세 줄로 소개가 되니 더 작가님에 대해 알고 싶어집니다.

 


작품 소개

 

주가를 올리는 연남동에 상가가 가득 들어차고 사람 사는 집은 드물게 되었다.

그곳에 자리 잡은 파란 대문의 이층집.

이곳엔 진돌이와 장영감이 삽니다.

아내의 숨결이 묻어있고 아들과의 어린 시절 추억이 묻어있는 이 집을 떠날 수가 없습니다.

 

유명한 성형외과 의사가 된 아들 대주는 이 집을 팔자고 합니다.

연남동 인기가 사그라들기 전에 집을 팔고 건물을 짓고 세를 받으면 된다고요.

그 돈으로 대주는 아들 수찬이를 공부시키겠다고 합니다.

 

찾아오는 아들, 며느리.

장영감과 아들은 서로 같은 말만 합니다.

화를 내며 돌아서는 아들의 뒷모습을 보며 장영감은 만감이 교차합니다.

 

 

"돈이 안 되면 추억이고 그리움이고 다 버려야 되는 거냐?"

 


 

연남동 빌라에 사는 미라와 우철, 딸 나희.

열심히 사는데 왜 이리 빡빡한지.. 일을 다시 하고 싶어도 어린 나희를 돌봐야 하기에 할 수가 없다.

집주인의 전세 재계약 조건으로 5천을 올려달라 하고..

부족한 전세자금을 마련할 수 없는 미라와 우철은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해야 하는데.

미라는 이곳을 떠나기 싫어합니다.

 



작가 지망생 여름.

공모전에 꼬박꼬박 보내지만 아직 소식은 없습니다.

드라마 작가로 히트작을 꾸준히 내고 있는 경희 작가님의 보조 작가.

자기보다 늦게 들어온 작가 지망생은 공모전에 당선되어 그만두고

오늘도 터덜터덜 퇴근길에 오릅니다.

퇴근길에 신촌역 3번 출구 앞에서 버스킹을 하는 청년을 봅니다.

'하준'을 써놓은 피켓을 올려놓고 혼자 기타를 치며 덤덤히 노래를 부르는 남자.

마치 영화 속 화면이 정지된 것처럼 멈추게 됩니다.

 

힘이 되고픈 마음에 기타 케이스에 만 원을 넣고 가는데..

잔액이 부족한 통장. 전철 표를 끊을 수 없습니다.

다시 돌아가 오천 원을 가져가는 여름.. 아! 쪽팔리다.

 



연남동 골목 모퉁이에 위치한 옥탑방에서 사는 하준.

드라마에서 나오는 옥탑방의 낭만은 없습니다.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도 작고 조회 수도 안 나옵니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 막막합니다.

오늘도 빨래를 하러 빨래방에 갑니다.

 

 


쓰레기 같은 남자친구를 좋은 사람인 줄로 알고 만났던 미대생 연우.

단톡방에서 모든 게 공유되었던 연애사.

학교 선배였던 그 쓰레기들 때문에 이상한 소문이 돌고 연우는 휴학을 한다.

그러다 만나게 된 새끼 길냥이. 메아리란 이름을 지어주고 데려옵니다.

 



보이스피싱을 당해 삶을 마감한 유열의 형 재열.

200만 원 고작 그 돈 때문에.. 공부하던 유열이 모은 전 재산.

형에게, 가족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던 유열은 감당하기 어려웠던 거다.

재열은 그 보이스피싱 놈들을 잡고 싶어 한다.

스스로 미끼가 되어주는데.. 그래, 난 널 꼭 잡는다!




이들에게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은 어떤 의미일까요?

 

빨래방에 한가득 빨래를 가져온 그들은 그들의 걱정거리도 가져옵니다.

빨래방 한편에 자리 잡은 연두색 다이어리.

누군가 시작한 다이어리의 메모는 답글이 달리기 시작합니다.

때로는 힘들다고, 때로는 시답잖은 얘기에도 반응해 주며 소통을 합니다.

 

 

케케묵은 마음의 묵은 때를 씻어주는 곳.

뽀송뽀송한 마음으로 건조까지 해주니 더없이 좋습니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시대.

아날로그적인 소통은 사람의 정을 느끼게 해줍니다.

그렇게 빨래방은 서로의 정을 나누는 방앗간이 됩니다.

 

특히나 혼자 사는 장영감에게는 더없이 따뜻하며 포근합니다.

(제가 감정이입해서 읽은 인물이기도 합니다.)

 

 

빨아도 지워지지 않는 진돌이의 오줌 냄새를 말끔하게 지워주고

보송보송한 향도 더해줍니다.

삶의 생기를 불어넣는 곳.

 

고장 난 세탁기에 나희의 오줌 묻은 빨래는 미라의 수고를 덜어줍니다.

 

여름의 슬픈 마음을 빨아주는 곳.

 

하준에게 희망을 선물해 주는 곳. (덕분에 요정님을 만납니다.)

 

연우 마음의 얼룩을 지워주는 곳.

 

재열에게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는 걸 알려준 곳.

 

아버지 장영감의 마음을 조금은 알 수 있는 곳(대주).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은 특별합니다.

마법을 부린 것도 아닌데 마음이 따뜻해지는 곳.

 

 

연남동에 가면 빙굴빙굴 빨래방을 찾을 수 있을까요?

 


 

밑줄 그은 문장

 

그래도...... 내가 다 닳을 때까지. 아니, 다 닳아 없어진 그다음에도... 참으로 많이 사랑한다...

 

(장영감의 아들 대주를 향한 마음의 글)

 

 

대주의 등 뒤에서 세탁기 한 대가 조용히 돌아갔다.

철썩철썩 파도 소리를 내면서 하얀 빨래가 세탁기 안에서 돌다가 떨어지고 다시 올라가기를 반복했다.

또 누군가의 고민이 묻어 있는 묵은 빨래가 깨끗해지는 중이었다.

 

'누구나 목 놓아 울 수 있는 자기만의 바다가 필요하다.

연남동에는 하얀 거품 파도가 치는 눈물도 슬픔도 씻어 가는 작은 바다가 있다.'

 

(p. 362~362)

 

 

대주에게 아버지 장 영감은 어떤 존재일까요?

자식은 평생 가도 부모님의 사랑을 반도 따라가지 못합니다.

헤아릴 수 없는 사랑에.. 자식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은 모든 부모가 똑같습니다.

지금 누리지 않으면 사라질 수호와의 추억을 안타까워하는 장영감의 마음을 아들은 이해할까요?

 

 

반듯한 장 영감이 키운 아들인데.. 왜 저럴까? 싶은 생각도 들고

아들 대주를 보니 세상 속에서 살아남으려고 허우적대고 있었구나!

안타까운 감정도 들었습니다.

 

 

왜 파란 대문 이층집을 팔지 못했는지..

팔고 싶지 않은지..

돈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다는 걸 알려주는 소설이었습니다.

 

저는 장영감과 아들 대주의 이야기에 가장 많은 공감을 했습니다.

 

여러분은 이 책을 읽고 어떤 인물에 공감할지 궁금합니다.

 

 

마음의 힐링을 느끼고 싶은 분들.

자식 걱정으로 근심이 많으신 분들.

하는 일이 제대로 되지 않아 지치신 분들을 위해 추천합니다.

 

 

"저마다의 고민으로 눅눅했던 마음이 뽀송뽀송해지는 곳.

여기는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입니다.

 

 

 

출판사의 도서 지원으로 읽고 적은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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