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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일렁이는 교실 ㅣ 노란상상 그림책 102
조셉 코엘로우 지음, 앨리슨 콜포이스 그림, 김여진 옮김 / 노란상상 / 2023년 9월
평점 :
풍요로운 가을처럼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그림책 한 편 소개해 드릴게요.
한 편의 시가 있는 책! 시가 일렁이는 교실입니다.

아이의 춤을 추는 듯한 동작과 표정은 절로 흐뭇하게 합니다.
학교 등교 시간.
시끌벅적한 아이들 틈에 한 아이만 조용히 책상에 앉아 근심 어린 표정을 하고 있습니다.
시 낭송의 날이라고 공지가 붙어있어요.
이것 때문에 불안해하는 걸까요?
짜잔~! 새로 오신 플롯섬 선생님이 들어오십니다.
선생님은 전 세계를 여행하고 오셨대요.
선생님의 밝은 에너지가 책 밖으로 전달이 됩니다.
새콤달콤 화려한 온갖 색깔의 옷이 너울너울 춤을 춥니다.
선생님의 모험담은 아이들을 사로잡습니다.
플롯섬 선생님이 다가와 아이에게 책을 읽어줍니다.
묵묵한 영웅들이 나오는 낯설고도 아름다운 노래예요.
아이는 시의 첫 행이 떠오릅니다.
다른 아이들의 수군거림에 선생님은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모두 자기만의 노래를 품고 있어요.
언제 부를지는 스스로 정하는 거지요."
친구들이 말도 못 하는 애라고 놀려 될 때 선생님은 아이 편이 되어줍니다.
친구를 놀려서는 안되겠지요!
아이는 선생님께 조금씩 마음을 열어갑니다.
입에서 목소리가 나올 줄 아이도 몰랐어요.
소곤소곤 이야기할 때마다 들어주시는 선생님.
아이는 세상을 나아갈 용기가 생깁니다. 말을 할 용기가 생깁니다.
춤을 추듯 기지개를 켜고 발끝을 쭉 펼쳐요.
아이 안에서 하고 싶던 말들이 운율이 되어 시로 나오려 합니다.
선생님은 친구들 앞에서 아이가 쓴 시를 낭송해 볼래? 물어봅니다.
아이는 거센 바람이 불어닥쳐도,
가파른 산을 오르는 기분이에요.
하지만 멈추지 않아요.
아이는 친구들 앞에서 시 낭송을 잘 했을까요?
선생님의 따뜻한 배려와 흘러넘치는 긍정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어요.
마치 한 편의 발레 공연을 보는 듯한 우아함이 넘치는 시가 일렁이는 교실입니다.

이 책을 읽으니 또 한 권의 그림책이 생각났어요.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
둘 다 말을 하기 어려운 친구들이 나와요.
말이 안 나오고 나와도 더듬거리죠.
하지만 아이들은 결국 해냅니다.
시가 일렁이는 교실에는 햇살처럼 따스한 플롯섬 선생님이 계시고
나는 강물처럼 말해 조에서는 든든한 아버지가 계십니다.
여기선 든든한 선생님은 계시지 않죠.
그 차이가 크게 느껴졌어요.
마음을 열게 하는 해님 같고, 시를 알려주시는 시인 같고, 친구들이 놀릴 때 내 편이 되어주는 천둥 같은 선생님.
이런 선생님이 계셔서 아이가 말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고마운 선생님들이 많이 계시죠!
선생님들의 안타까운 소식을 듣는 요즘,
선생님께 감사하는 마음이 더 듭니다.
시가 일렁이는 교실에서 선생님의 사랑을 느껴보세요.
선생님과 아이들로부터 밝은 긍정 에너지를 받으실 거예요.
유아부터 초등학생까지 이 그림책을 추천합니다.
노란 상상 출판사의 도서 지원으로 읽고 적은 솔직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