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프론 씨의 수프 함께 놀 궁리 7
조반나 조볼리 지음, 마리아키아라 디 조르조 그림, 김지우 옮김 / 놀궁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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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프론 아저씨는 잘생긴 산토끼에요.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털에 길쭉한 귀는 멋들어지게 쭉 뻗어있지요.

 


레프론 아저씨는 일 년에 딱 한 번, 가을의 첫날.

아들, 손주, 며느리, 손주, 손주의 손주와 함께 세상에서 제일 맛이는 수프를 만들어요.

농부의 밭에서 자라는 채소로 말이죠.

 

 

푸른 양배추, 붉은 양배추, 당근, 하얀 양파, 셀러리, 사탕무, 파슬리, 무, 상추, 콩, 완두콩

감자, 마늘, 호박..까지 없는 것이 없어요.

 


레프론 아저씨는 수프를 끓일 때 누가 곁에 오는 걸 싫어해요.

대가족이라 커다란 냄비에 채소를 넣고 허브를 넣고 물을 부어요.

마지막에 장작불을 붙이고 수프가 끓기 시작하면 소금 한 줌을 넣어요.

그러고는 잠깐 눈을 붙여요.

 

레프론 아저씨는 꿈속에서 온 세상을 궁전을 다니며 왕과 여왕을 위해 수프를

끓이는 꿈을 꿉니다.

은빛 혀를 날름거리는 불, 잃어버린 신화 속 요리를 만들기 위해 비밀의 밭에서 채소를

키우는 꿈. 크리스털 과수원도 있습니다.

아저씨가 눈을 뜰 때쯤 수프도 완성됩니다.

 


아저씨가 만든 수프가 맛있다고 소문이 납니다.

농부 아저씨도, 오소리, 여우, 거미, 이웃 마을 사람들까지

너도나도 찾아옵니다.

 

 

아무리 똑같이 따라 해도 레프론 아저씨의 수프 맛을 따라갈 수 없어요.

레프론 아저씨는 아무에게도 비밀을 알려 주지 않아요.

그저 평범한 수프라고 하지요.

 

 


그러던 어느 날, 숲속에 레프론 수프 공장이 생겨요.

밤낮없이 수프만 끓이는 커다란 벽돌 건물.

 

더 빨리, 더 많이!

 

더 빨리, 더 많이!

 

여전히 공장에서도 아저씨가 관리해요.

비법은 아무도 몰라요.

 

 

수프를 끓일 때마다 잠들었던 레프론 아저씨.

꿈속에서 신들도 만나고 수프 공장에 가보고 싶다고 하죠.

어떤 날은 바다가 수프가 되는 꿈도 꾸었어요.

 

 

그렇게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났어요.

소금 한 줌을 냄비에 넣고 눈을 붙일 때마다

레프론 아저씨의 꿈은 점점 불안해졌어요.

 

아저씨는 왜 이런 꿈을 꾸는 걸까요?

 

 

 

아저씨는 기자들을 불러 모아 무슨 말을 하려고 했던 걸까요?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레프론 아저씨의 수프 맛이 궁금해집니다.

 

대체 비법이 뭘까요?

 

감각적인 그림과 작가님의 상상력에 푹 빠집니다.

 

앤디 워홀의 <캠벨수프 통조림> 작품이 떠올랐어요.

물건을 대량 생산하고 소비하는 것을 표현한 점이 닮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어요.

 


더 빨리, 더 많이!

내 취향에 맞지 않으면 가차 없이 버리는 현대인.

아쉬울 때는 찾고 필요 없으면 버리게 되는..

우리의, 나의 모습이 생각났어요.

 

 

사랑스럽고 맛있는 레프론 씨의 수프!

레프론 아저씨의 수프 맛이 궁금하시다면

가을의 첫날 찾아가 보세요.

저도 레프론 씨의 수프 맛이 궁금합니다.

 

 

 

놀궁리 출판사의 도서 지원으로 읽고 적은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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