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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던 문 ㅣ 매드앤미러 4
김유라.엄정진 지음 / 텍스티(TXTY) / 2025년 1월
평점 :

[읽고난 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그려보았는데요. 저는 그림 그리기는 잼병이라, AI에게 시켜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방법을 모르겠어서-지독한 컴맹- 어쩔 수 없이 직접 그려 봅니다.]
#없던문
이번에 서평단으로 제공받아 읽게 된 소설, <없던 문>. 처음에 서평단 신청할 때에는 전건우x전혜진 작가의 <금지된 아파트>를 먼저 읽어야겠다 싶었는데, 책이 두 권 도착하고 뒤의 설명을 읽어보니 <없던 문>도 너무나 재미있어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고민하다가 이걸 먼저 읽어보자고 선택함.
<금지된 아파트>는 <매드앤미러> 3번째 작품, <없던 문>은 <매드앤미러> 4번째인데요. 매드앤미러가 뭐냐고요?
#매드앤미러
국내 대표 호러 전문 창작 집단 매드클럽과 국내 최대 장르 작가 공동체 거울의 콜라보 프로젝트
'매력적인 한 문장이 각기 다른 작가의 상상력과 만날 때 어떻게 달라질까?'라는 상상에서 시작했습니다.
같은 한 줄에서 탄생한 두 이야기를 다시 한 권의 책으로.
개성 있고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은 매드앤미러 시리즈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매드앤미러 시리즈의 모든 책에는 두 가지 미션이 숨어 있습니다.
미션 1) 매미가 등장하는 장면을 찾으세요.
매미는 매드앤미러의 줄임말인 동시에 시리즈를 상징하는 이미지입니다. 매드앤미러의 모든 작품에 반드시 등장합니다. 어디에, 어떻게 등장하는지 작품을 읽으며 찾아보세요.
미션 2) 각 작품에서 다른 작품의 흔적을 찾으세요.
인물, 대사, 장면, 장소 등 서로의 작품 일부를 자신의 작품에 숨겨 두었습니다. 어쩐지 기시감이 느껴지는 대목을 자세히 살펴 보세요.

1. <하루에 오백, 계약하시겠습니까>_김유라
어느 날 퇴근길에서 마주친 낯선 남자가 영훈에게 하루마다 오백만 원을 줄 테니 방을 빌려달라고 한다.
엉겁결에 받아들인 다음 날 아침, 집에 문이 생겨 있다. 여전히 꿈속인지 의심하던 와중에 핸드폰이 울린다. 오백만 원 입금 알람이다.
영훈은 이 계약을 유지하려 마음먹지만...
31쪽_ 이 돈이면 아영이와 헤어지지 않고 결혼도 할 수 있다. 그가 바라 왔던 것들, 하고 싶고 되고 싶었던 것들, 아버지 사고만 아니었다면 응당 누렸어야 할 것들을 이제 비로소 누릴 수 있는 것이다.
그래, 남자의 정체가 악마면 어떠랴, 절박할 때 도움을 요청하는 대상이 꼭 신이어야 하는 법은 없지 않은가. 신에게 구하는 건 정상이고 악마에게 구하는 건 비정상인가. 어느 쪽이건 원하는 걸 들어준다면 그게 곧 신 아닌가?
첫 번째 작품을 읽으며 느낀 감정은[책에 꽂힌 책자에 '읽으면서 느꼈던 감정들'을 체크하는 부분이 있어요]
= 공허한/안타까운/끔찍한/진땀 나는/숨가쁜/놀라운
이렇게 되겠네요. 영훈의 모습을 보니 첫 번째로 안타깝더라고요. 그의 아픔과 결핍에 공감이 가서 그런 걸까요. 그래서 그가 변해가는 모습이 끔찍하기도 하고, 지금이라도 멈출 수 있도록 막고 싶기도 하고, 빠른 진행에 숨가쁘게 달려가며 읽은 느낌이 듭니다.
기억에 남는 장면은 제가 그림으로 그린 부분이네요. 집주인이면서 오지랖이 넓은 노파가 저 방에 들어가게 됩니다. 죄책감도 잠시, '계약이 깨졌다'라는 문자를 받고 말할 수 없는 분노를 느끼는 영훈. 그 노파 때문에 내 행복할 꿈이 산산조각이 났다는 생각에 노파를 향해 욕을 퍼붓습니다. 그 노파는 괴물에 의해 희생되었는데 말이죠. 도시가스 점검하시는 분이 나왔을 땐 긴장하며 읽었습니다. 영훈의 마음속 생각을 읽으며 '이 새끼가 드디어 미쳤구나'라는 생각을 하기도.

2. <어둠 속의 숨바꼭질>_엄정진
이선은 20년 전에 실종되었던 오빠를 우연히 목격하는데, 오빠가 아직도 그 당시 8세 모습이다.
무슨 일인지 파악하기도 전에 오빠가 도망쳐 버린다. 그를 뒤쫓다가 어렸을 때 살았던 집으로 들어간다.
작은 발자국이 난생처음 보는 통로 앞에서 끊겨 있다.
이거, 언제 생긴 거야?
170쪽_"웅...방학했다 아이가. 숙제도 없고...오늘은 수박도 사 주네? 과자도 사 주고? 무슨 날인 갑다."
"이상하다는 생각은 안 들어?"
"뭐가?"
"오늘은 며칠일까?"
돌연 푸의 목소리가 심각하고 딱딱해졌다.
(중략)
"정말 여기서 살아서 행복해? 계속 여기서 이대로 살고 싶어?"
"그럼 안 되나?"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살아도 좋아? 여기가 어떤 곳인지 알아도 그렇게 생각할까?"
(중략)
"말해 봐. 이름이랑 나이는?"
"이이선, 다섯 살!"
이선은 손바닥을 쫙 펴며 기운차게 대답했다.
두 번째 스토리는 뭉클하면서도 애틋한, 하지만 숨가쁘고 진땀 나는 장면들도 있었던 소설이었어요.
그리고 212-213쪽에 괴물을 공격하면서 이선의 회상 장면이 겹치며 나오는 장면이 마음에 들더라고요. 마치 드라마나 영화로 만든 영상을 보는 느낌이 든달까요. 눈앞에 상상한 장면들이 펼쳐져서 좋았어요.
기억에 남는 장면은 어린 이선이 어린 달우를 달래는 모습인데요. 보면서 눈물이 나서 혼났습니다.

* 즐기는 방법 - 미션 클리어하기 / 음악 들으며 읽기
미션 첫 번째인 매미를 찾는 건 쉽게 달성했습니다.
미션 두 번째인 '같은 장면을 찾기'는 하나만 찾았고, 다른 부분은 발견을 못 했어요. 이름만 바뀌고 문장이 완전 똑같아서 소름이 돋았습니다.
음악은 출판사 텍스티의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건데요.
[1HOUR] 하나의 설정, 두 편의 이야기 '매드앤미러'
https://www.youtube.com/watch?v=JXL_9-dKm7k
25:30 부분을 들을 때 책은 155쪽을 읽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묘하게 잘 어울립니다.
또 1:04:27 부분을 들을 때 책은 186쪽을 읽고 있었는데요.
"넌 못 나가"라며 히죽 웃는 달우와 나가게 해 달라는 이선의 부탁 장면에 긴장감을 더욱 부여해주는 음악이었어요.
너무나 재미있어서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읽었던 소설 작품이었습니다.
이제 저는 <금지된 아파트> 읽으러 가겠습니다. 다들 즐거운 설 연휴 보내세요. 이번 연휴 엄청 길던데, 여행을 가시는 분들 또는 가족과 함께 고향으로 내려가는 분들, 시간순삭되는 소설 한 권 가지고 가 보시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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