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불변의 법칙 - 어떤 하락장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장지웅 지음 / 여의도책방 / 2023년 5월
평점 :
절판


저자 장지웅

미디어 커머스 기업 퓨처서비스 대표. 다년간 다숭의 상장사와 자산운용사, 창업투자회사, 벤처캐피털 등 기업의 인수합병을 주도했다.

대표 저서로는 <주가급등 사유없음><금융시장의 포식자들> 등이 있다.

https://www.youtube.com/@Master_Jang


중국 전기차와 중국 배터리가 K배터리를 위협한다?

이런 헛소리를 대체 언제까지 들어줄 것인가!


7쪽_금융가 사무실 책상에만 앉아 있느라 세상에 나와 본 적 없는 전문가 따위의 말은 들을 필요가 없다

8쪽_전문가들은 자신만이 답을 안다는 듯 자신 있게 미래를 전망하지만, 늘 그렇듯 전망이 틀리면 "미래는 예측하는 게 아니라 대응하는 것"이라는 낯간지러운 소리를 하며 잘도 빠져나간다

(중략) 정확한 방향을 잃은 분노는 본질에서 벗어나 우리를 여전히 개돼지에 머무르게 한다. 진정한 앎은 우리를 자유케 한다. 


늘 틀린 전망을 하는 게 미덕인 전문가들의 말을 믿지 말고, 시장의 풍파와 등락을 통해 검증된 절대법칙을 찾아 내 것으로 만들자.


<목차>

1장 최대주주가 바라보는 시장의 미래

=체감 물가는 경제지표와 다르다

=CAPEX(자본적 지출) 속 주가 상승 기업의 법칙

=어떤 기업에 투자할 것인가?

등 총 12가지 법칙

2장 금리는 어떻게 시장을 지배하는가

=원달러 환율 1,300원 돌파의 법칙

=금리와 성장주가 아닌 금리와 현금흐름

등 총 5가지 법칙

3장 금과 원자재 매매 타점의 법칙

=구리 가격의 변화에서 찾는 차익거래 기회

=RSI 70의 법칙

등 총 6가지 법칙


나는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은 변한다'라는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 그런데 시장 '불변'의 법칙이라니. 대체 어떠한 법칙일까, 하지만 만약 그러한 게 존재한다면, 시장이 불경기여도 살아남을 방법은 있다는 게 아닐까?


저자는 어떠한 하락장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시장 불변의 법칙을 알려주고자 집필했다. 하지만 백전불패는 사기다. 저자는 백번 싸워도 패배하지 않는다가 아니라, '위태롭지 않음'을 목표로 한다.

부끄럽지만 나는 금융문맹이다. 나같은 사람들은 '책보단 유튜브가 정보 수집엔 낫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할 것이다. 확실히 유튜브를 통해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지식을 얻을 순 있다. 그렇다면 책을 읽을 필요는 없는가? 아니, 유튜브로 접하기 힘든 깊은 내용이나 자세한 부분을 알려면 책이 제일이다. 그리고 유튜브는 알고리즘이 무섭다. 내가 어느 특정 학자나 전문가의 신봉자(?) 급이라면, 그 사람의 영상만 시청할 것이고, 편향된 지식을 습득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도 유튜브보단 책이 넓은 지식을 얻기에도 좋다.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와서, 저자는 각 내용의 마지막에 포인트로 정리까지 해 주셨다. 아마 읽는 사람의 편의를 생각해준 게 아닐까 싶다.

이 책을 읽으며 또 한 가지 깨달은 것은 소위 '전문가'의 말을 무조건적으로 믿지 말고, 나도 여러 가지를 알아봐야 한다는 것. 이 책은 그 방법들까지도 소개해 주는 알찬 책이다.


다음은 물가 지표에 관한 이야기다. 왜 지표와 현실의 괴리가 발생할까?



** 자본적 지출이란

자본적 지출이란 미래의 이윤 창출을 위해 지출하는 투자 과정에서의 비용을 말한다. 예컨대 생산설비나 기술 취득 등에 투자하는 건 앞으로의 이윤 창출을 위해 투자하는 것이다. 그런데 왜 자본적 지출의 흐름을 파악하고 분석해야 할까? 국내 증시에서 시장의 수익률을 뛰어넘는 주도군이 형성되는 업종은 항상 자본적 지출이 증가하는 업종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본적 지출의 흐름은 어떻게 포착할 수 있을까? 우리 같은 일반인들은 뉴스나 신문 기사의 흐름만 보려 하겠지만, 그걸로는 투자해야 할 기업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리고 보도의 오류 유무를 검증하기도 쉽지 않다. 저자는 자본적 지출을 이해하기 위해 투자활동현금흐름을 면밀히 살펴보라 조언한다.



그 외에도 구리&중국 위안화&전기차의 관계, ROE, 메자닌 채권 등이 나온다. 경제와 시장은 정치와 국제 정세와도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며, 전반적인 지식을 계속 습득해야 하는 것임을 새삼 깨달았다. 그래서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고, 우리나라에 금융 문맹이 많은 게 아닐까 싶은 씁쓸한 생각까지 든다.(물론 '돈을 밝히는 게 좋지 못 하다'라는 옛날 사고 방식도 악영향을 주었겠지만 말이다)


*서평단으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쓴, 저의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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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알고리즘
양곤성 지음 / 달콤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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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값진 것을 얻으면 잠시 행복해지지만, 익숙해지면 이내 또다시 새로운 자극을 찾아 헤맨다. 왜 우리는 늘 행복과 불행의 야속한 굴레를 벗어나지 못할까?



 솔직한 이야기를 쓰자면, 요즘 제 마음이 고장난 것 같아요. 모든 것에 불만이고, 다른 사람들은 행복한데 나만 불행한 것 같고, 동료들이 배려해주면 잠시동안 행복하고 감사한 마음이 들지만 그것도 잠시뿐. 나만의 장점과 강점이 있을 텐데 그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 1도 없고, 다른 사람들은 꿈을 갖고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데 나만 제자리 아니 퇴보하는 것 같고, 나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인간인 것 같고. 그때 저에게 찾아온 책이 양곤성 선생님의 <마음의 알고리즘> 입니다.


#마음의알고리즘

#양곤성

#달콤북스

#심리학

#추천도서



 우리가 흔히 유튜브를 이야기할 때 '알고리즘'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죠. 그런데 '알고리즘'이란 정확히 무엇일까요? 알고리즘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것을 처리할 방법을 순서대로 정리한 것이랍니다. 만약 우리가 목이 마를 때, 컵에 물을 따라 마시죠. 물이 뜨겁다면 미지근해질 때까지 기다리고요. 우리가 숨 쉬듯 자연스럽게 처리하는 기본적인 행동들에도 이렇게 알고리즘이 작동하고 있답니다. 하지만 이러한 알고리즘은 가끔 고장나고, 그 결과 주변에 있는 사소한 행복들을 놓치고 말죠. 컴퓨터가 고장나면 원인을 찾고 수리를 해야 하는 것처럼, 마음도 고장 원인을 찾고 고쳐줘야 합니다. 저자는 마음의 알고리즘을 알면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다른 사람이 행복해 보이는 이유는 모두 지나가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실 모두들 당신처럼 가끔 행복하고, 가끔 불행하다. 그러니 걱정하거나 초조해할 필요 없다. 당신도 나도 꽤 괜찮은 사람이니까"


#알고리즘

#행복

#불행



 많은 사람들은 주로 밤이나 주말에 쇼핑을 합니다. TV 홈쇼핑을 보거나, 휴일에 오프라인 매장으로 직접 가거나, 아니면 검색을 통해 온라인에서 구매를 하죠.

 퇴근 후 잠에 들기 직전, '오늘 고생한 나에게 위로와 격려의 의미'로 쇼핑을 정당화합니다. 하루종일 집에서 쉬다가 쇼핑을 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장바구니에 넣어둔 것을 확 지르기도 합니다. 그런데 정말 필요해서 구매한다기보단, 부정적 감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내 가치를 채우기 위해, 쇼핑이라는 도구를 이용하는 것 같습니다.


저자의 조언대로 저 물건이 없다고 나의 가치가 떨어질 일은 없는데 말이죠. 반대로 저 물건이 있다고 내 가치가 올라갈 일도 없습니다.


#자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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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쪽_우리가 평생 슬퍼할 수 없는 첫 번째 이유는 슬픔에 '유통기한'이 있기 때문입니다. (중략) 길버트는 이 절망의 늪을 무척 냉정하게 분석합니다. "인간은 비극적인 사건이 초래하는 슬픔에 대해 꽤 과장하고 과대평가한다. 또한 그 슬픔이 엄청나게 긴 시간 동안 지속될 거라고 착각한다"


33쪽_삶은 생각보다 정신없이 지나가는 법이지요. 친구들과의 술자리, 새롭게 시작한 취미, 처음 가입한 동호회, 직장에서 새로 시작된 프로젝트 등 금세 새로운 이벤트가 우리 앞에 정신없이 펼쳐집니다. (중략) 그것들이 여러분을 귀찮게, 바쁘게, 몰두하게, 때론 다시 기쁘게 만들어줄 거예요. 그 사이에 당신의 고통도 서서히 옅어질 것입니다.


 슬픔에 유통기한이 있다면, 행복한 감정에도 유통기한이 있겠죠. 좋은 대학에 들어가면, 대기업에 취직되면, 돈을 많이 벌면, 좋은 배우자와 만나 아이를 낳으면 장미 같은 삶이 기다릴 거라 생각했는데. 물론 저는 대기업에 취직한 것도 아니고, 아직 미혼입니다만, 주변에 소소한 행복이 찾아와도 영원히 행복함을 느끼지 않는 제 자신이 이상하게 느껴졌어요. 나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아이라고 생각했는데, 유통기한이 있었기 때문이네요. 내가 이상한 게 아니라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조금 편안해지네요.


#소확행

#끝없어보이는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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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쪽_정말 좋아하는 일이라 해도 한 곳에 너무 오래 머무르는 것은 그곳에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의 양을 줄입니다. 그보다 여러 다양한 일을 골고루 경험하는 것이 여러분의 즐거움을 늘려줍니다.


 '그래서 그렇게나 좋아하는 소설 읽기도 종종 지친달까 눈에 한 글자도 들어오지 않는 시기가 있는 거구나!' 싶더라고요.

 저는 휴일만큼은 하루종일 집에서 쉬는 걸 좋아합니다. 워낙에 집순이이기도 하고, 서비스직이다 보니 휴일만큼은 사람들에게 치이고 싶지 않다는 게 솔직한 마음인데요. 하지만 가족 모임, 친척 모임, 친구 모임 등은 주로 바깥에서 이루어지죠. 나와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의 감정을 생각해서, 그때만큼은 행복하지 않아도 즐거운 척 연기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솔직히 부담스러워요. 그래서 '나 피곤하니까 이제 그만 집에 가자'라는 말을 쉽게 못 합니다.

 위의 부분을 읽고 뜨끔했던 것도 그 이유에요. 예를 들어 친구들과 만날 때 홍대나 부평에서 술을 마시며 노는데요. 저 혼자서 휴일에 홍대나 부평에 갈 일이 얼마나 될까요? 아마 거의 0%일 겁니다. 이렇게라도 외출해서 바깥 바람을 쐬고, 사람 구경(?)도 하고,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면 끝이 없을 텐데, 저는 안 좋은 쪽으로만 생각하곤 합니다. 마치 미리 마음의 벽을 치듯이, 그게 내 마음을 지켜주는 방어벽이 될 거라는 듯이. 이게 저 자신을 스스로 힘들게 하는 마음의 알고리즘이었던 걸까요? 삶이 당신을 아프게 하는 게 아니라, 마음이 당신을 아프게 한다는 저자의 말처럼, 제 마음이 저 스스로를 힘들게 했던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도 있듯이, 위의 말을 항상 가슴속에 새겨보려 합니다. 다양한 일을 골고루 경험하는 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혜를 쌓을 수 있는 지름길이겠죠. 즉흥적인 도전-못 먹어본 음식 도전, 못 해봤던 활동을 시도하는 것 등-이 삶의 만족도를 높여준다는데요, 저도 새로운 활동을 해 보고 싶어지는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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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양곤성

서울의 여러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쳐 왔고, 현재 서울 구암초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다. 상담과 심리학을 꾸준히 공부하며, 심리학을 통해 알게 된 삶의 의미를 사람들에게 돌려주려 노력 중이다.

<마음의 알고리즘>에서는 삶에 위로와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심리학의 법칙들을 경쾌하게 풀어냈다. 크고 작은 불안과 상처를 품고 사는 보통의 사람들이 쉽고 재미있게 읽으면서, 있는 그대로의 삶을 조금 더 사랑하기를 바라며 이 책을 썼다.


.*.서평단 도서로 제공받아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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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집이 점잖게 피를 마실 때 네오픽션 ON시리즈 11
박해수 지음 / 네오픽션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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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해수 저자의 작품 <나의 집이 점잖게 피를 마실 때>를 짧게 표현하자면, '기이하면서 흥미롭다, 재미있어서 술술 읽히면서도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우리의 마음에 날카롭게 박힌다'라고 쓰고 싶네요. 단순히 자극적이고 무서운 내용들만 있는 게 아닙니다. 읽으면서 이토 준지가 떠오르는 부분도 있었지만, (나중에 다시 쓰겠지만) 이상하게도 '너무 자극적이다'라는 생각은 들지 않더라고요.


 그의 일곱 가지 이야기는 현실의 문제를 파헤치고 고발합니다. 저도 우리나라의 한 구성원으로 공감가는 부분도 많았고, 찔려서 반성하게 된 부분도 많았어요. 서평단 여부를 떠나, 평점을 준다면 5점 만점 중 5점을 주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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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블랙홀 오피스텔 601호

세컨드 헤븐, 천삼백하우스

나의 집이 점잖게 피를 마실 때

범인은 로봇이 분명하다

몰락한 나무들의 거리

신의 사자와 사냥꾼

한때 홍대라고 불리던 곳에서

작가의 말


 스토리를 어느 부분까지 쓸지 고민이 많이 되었어요. 재미와 흥미를 어디까지 전달해도 될지, 스포로만 이루어져 있으면 앞으로 이 소설을 읽을 독자들의 즐거움을 뺏는 것은 아닐까 싶었거든요. 그래서 온라인 서점(알라딘)에 나와 있는 출판사 제공 카드뉴스의 내용들을 참고해서 조금만 더 내용을 추가하여 적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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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 오피스텔 601호> 이토 준지의 작품을 읽는 느낌


 주인공은 마을버스조차 다니지 않는 오래된 블랙홀 오피스텔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대학 졸업 후 취업에 실패하였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집을 구하다 보니, 서울에서 벗어나 경기도 변두리까지 오게 되었죠. 하지만 지방에 계신 부모님은 주인공이 서울의 회사에 다니고 있는 줄 알고 계십니다. 월세가 올라 어쩔 수 없이 서울에서 바깥으로 나오거나, 반지하 집에서 살 수 밖에 없는 2030이 참 많을 겁니다. 그러한 우리들에게 집은 '바깥에서 일 또는 학교에서 공부를 하여 피곤에 찌든 몸을 이끌고 들어와 쉴 수 있는' 장소죠. 하지만 그 오피스텔에서 일어나는 기이한 일이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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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드 헤븐, 천삼백하우스> 복잡한 감정(분노, 안타까움 등)과 재미를 한꺼번에 잡은 작품



 '두 번째 천국이라니, 무슨 뜻일까?' 하는 궁금증과 함께 읽어나가기 시작했어요. 개인적으로 굉장히 흥미롭게, 그리고 씁쓸함을 느끼며 읽은 작품입니다.

 여자 주인공은 40대 중반으로 현재 미혼입니다. 부모님과 연락 두절, 즉 가족도 친한 친구도 없습니다. 그녀는 신약 실험 알바를 하다가 신장이 망가졌고, 화성행 크루즈선의 청소라는 노가다를 하며 건강을 잃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현재 무직이라는 설정에 고개가 끄덕여 집니다. 세컨드 헤븐이라 불리는 천삼백하우스에는 가난한 사람들만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이거든요. 그녀에게는 그곳에 들어갈 자격이 있습니다.


 스토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리고 싶어요. 저는 읽으면서 가난한 입주자들을 착취하며 그들을 위하는 것처럼 말하는 회사 CEO에게 먼저 화가 났고, 이 현실을 알게 된 주인공의 심리 변화에 씁쓸함과 안타까움을 느끼면서도, '나였다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이 작품을 읽으며 '배부른 돼지가 되지 말고,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자'라는 말이 떠올랐지만 바깥도 지옥입니다. 저는 주인공처럼 찢어지게 가난하다는 걸 느낀 적이 없어요. 그래서 '나라면 바깥으로 나갈 텐데. 주인공 바보 아니야? 이러한 취급 당해도 당연해'라는 말을 쉽게 할 수 없겠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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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집이 점잖게 피를 마실 때> 이야기 설정과 재미까지 탄탄한 작품


 카드 뉴스에도 적혀 있네요, '시간을 역행하여 서술'한다는 내용이. 읽으면서 '저자는 왜 시간을 역행하여 썼을까? 시간 순서대로 썼다면 어떻게 변했을까?'라는 상상을 했는데요. 제 추측으론 시간을 역행하는 저자의 선택이 탁월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또 다른 '나'는 누구이며, 어떻게 이 세상에 왔고, 왜 왔는지 등등이 하나하나 풀어지는 재미가 컸어요.


 114쪽_화영이 눈을 반짝이며 가방을 꼭 끌어안았다. 살고 싶은 집을 찾았다. 어떻게든 해낼 각오가 되어 있었다. 꿈이 현실을 향해 무섭게 굴러가기 시작했다.


 또다른 '나'가 참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이란 자신의 꿈을 위해 무엇이든 하는 존재인데, 뭐가 이기적이라는 거야?'라는 생각이 드실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자신의 꿈(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건 참 무서운 사고 방식이죠. 타인이 자신의 꿈을 위해 나를 헤치려 한다면? 지금까지의 내 노력과 의지는 상관치 않는다면요?


 제목 옆에 쓴 것처럼, 이야기 설정과 재미까지 탄탄했던 작품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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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은 로봇이 분명하다> 저자의 기발한 상상력에 박수를.

 주인공 운정은 친구네 집에 갔다가, 친구가 잔혹하게 살해당한 현장을 발견합니다. 첫 스타트 부분을 읽었을 땐 순간 고바야시 야스미의 작품을 떠올렸어요. 그의 작품에 잔혹한 장면들이 나오는데도, 읽으면서 상상하면 그러한 것을 느끼기 힘듭니다. <범인은 로봇이 분명하다>의 첫 부분의 장면도 그렇습니다.


 117쪽_침실은 피와 내장이 뿜어내는 비릿한 냄새로 가득했다. 고요하기만 했던 집에 순식간에 사람들이 몰려왔고, 그들은 덧없이 끝나버린 어느 인생의 최후를 살피고 있었다. (중략) 표정이 사라진 친구의 입 속에는 음식물이 쑤셔 넣어져 있었고, 반듯하게 눕혀진 채 배가 꽃처럼 갈라져 있었다.


 꽃처럼 갈라져 있었다라..운정은 충격적인 장면을 보면서도 '위화감이 느껴짐에도 잘 정렬된, 기묘한 질서의 감각을 느꼈다'라고 묘사합니다. 아름답게 피어나는 '꽃'으로 비유해서 그런지, 잔혹한 장면임에 틀림 없지만 기분이 불쾌해지지는 않더라고요.

 제가 가져온 책의 내용을 읽고 '범인은 사이코패스인가? 아님 쾌락살인인가?'라는 추측을 하실 것 같은데요. 대답은 '아니다'라는 것을 이 책을 읽어보시면 아시게 될 거에요. 저자의 기발한 상상력에 박수를 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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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락한 나무들의 거리> 이토 준지가 떠오르는 작품으로, 글로 접하는 즐거움이 크다

 '이건 해수의 잘못도 아닌데, 왜 비정상인으로 분류된 거야?!'라며 슬프기도 하고 화도 나는 작품이었어요. 가족인 아내를 비롯해 수많은 사람들이 뼈가 자라나지 않는 해수를 비정상으로 여기거든요. 저급하고 천박한 글을 쓰지만 자라난 뼈가 아름다워서 인기를 끌게 된 작가(155p)도 등장하고요. 그런데 여러분,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맞아요! 주인공의 이름이 저자와 같죠!

 이 작품의 주인공 해수도 괴기환상소설을 쓰는 작가입니다. 1년 전, 거의 모든 사람에게서 뼈가 자라는 괴현상이 일상이 되어버리자 그의 소설도 빛이 바래고 말았습니다. 물론 공포문학의 '공포'도 빛을 잃었죠. 공포소설보다 현실에 일어난 괴현상이 더 공포였던 거죠.


 그로테스크한 장면도 있어서 또다시 이토 준지를 떠올리게 하지만, 만화나 영화 같은 영상으로 보는 것보단 글로 내용을 접하며 상상의 날개를 펼치는 게 더 좋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160쪽_삐딱한 시선으로 쳐다보는 형사의 말에 해수는 기가 막혔다. 형사는 뼈가 자라지 않는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월등히 높다는 설명을 해가며 해수를 범죄자로 몰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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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사자와 사냥꾼> 죽음이 있기에 치열하게 산다는 걸 느꼈다.


 처음에 읽을 땐 '죽음이 사라진 세상'이 부러웠어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읽고 싶은 책도 많고. 영생을 얻으면 두려울 게 없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전혀 아니었습니다. 자원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죠. 소수의 힘 있는 자들이 더 많은 것을 소유하고, 그만큼 영원히 빈곤층으로 살아야 하는 사람 또한 늘어갑니다.


205쪽_정말 더 이상 치고 올라갈 틈이 없는 걸까? 어떻게든 기회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난 평생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고.


 이야기와 상관 없는 사족이랄까, 궁금증을 잠깐 쓰자면 이 작품의 주인공은 '태기'이고 동료의 이름은 '양정'인데요. 205쪽과 206쪽에 '운정'이 등장합니다. 네 맞아요, <범인은 로봇이 분명하다>의 주인공이요.

 '운정은 순찰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운정은 복잡한 생각들을 뒤로한 채 (중략)' 등 몇몇 문장에 등장하죠. '운정'을 주인공 '태기'로 바꿔 읽었는데, 아마 '태기'가 맞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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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홍대라고 불리던 곳에서> 코로나19보다 더 무서운 상황 속, 진정한 '인간'이란?


 주인공은 28살 취준생이었습니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이지만 어쩔 수 없이 면접을 보러 여러 회사를 돌아다녔죠.그러던 어느 날, 부산에서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확산되었다는 속보가 뜹니다. 하지만 서울에 살고 있는 주인공에게 부산은 먼 곳의 이야기. 의료진 등 다른 사람들이 알아서 해결할 거라 생각하고, 자신의 현재 문제에만 온 신경을 집중합니다.


 270쪽_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내가 진정으로 무언가를 선택한 적이 있었던가? (중략) 수많은 회사에 지원서를 낼 때도 정말 내가 원해서 그렇게 했던가? 그렇게 해서 얻은 것은 결국 나 자신에 대한 불신뿐이지 않은가? 나는 문득 깨달았다. 지금까지 나는 비겁함과 나태함을 달고 다니면서 열심히 살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내가 쓴 글인가?'하는 슬픈 착각에 휩싸였습니다. 내 마음과 불안을 잘 표현하는 문장을 만난 순간이었죠. 자극적인 재미만 추구하지 않는다는 걸 새삼스럽게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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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해수

 한때는 미친 듯이 영화에 몰입했지만 지금은 텍스트가 영상보다 더 많은 것을 보여준다고 믿고 있다. 르 클레지오를 비롯한 프랑스 소설과 이토 준지의 공포 만화, 백진스키의 그림을 좋아하는데 거기에 타고난 멜랑콜리가 더해지다 보니 지금과 같은 글을 쓰게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재즈와 데스메탈, 카레, 홍차, 울적한 기분으로 산책하기를 사랑한다. 소설을 통해 자신만의 거대하고 괴기한 세계관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어린 시절부터 괴물, 유령, UFO, 마법 등을 좋아했던 저자. 하지만 어른이 된 박해수 저자는 상상 속의 친구들 생각은 접어둔 채 평범한 삶을 살게 됩니다. 누구나 그렇듯 일과 저축, 대출, 약간의 취미 활동으로 삶을 보내다가, '이제는 뭔가 해야만 한다'라는 각오와 함께 글쓰기 교실을 다니기 시작했다고 해요.

 저자의 말대로 현실은 공포 영화보다 잔혹한 일들이 일어나고, 더 살기 힘들고 무서운 세상입니다. 이 소설은 박해수 저자의 첫 번째 책입니다. '새롭게 발굴된, 앞으로 국내 소설을 이끌어갈 저자 중 한 명'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나올 그의 작품이 더더욱 기대됩니다.


☆서평단 도서로 제공받아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나의집이점잖게피를마실때

#추천소설

#국내도서

#박해수

#네오픽션

#자음과모음

#이토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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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 열릴 예정인 국제도서전에 공포 호러와 관련된 프로그램도 많이 준비가 되어 있어서 두근두근 기대 중인데, 이러한 서평단 이벤트가 열려서 기쁜 마음에 달려 왔습니다ㅎㅎ


자음과 모음 블로그에 들어가시면

소설 <나의 집이 점잖게 피를 마실 때> 서평단을 응모하실 수 있어요!


https://blog.naver.com/jamo97/223104644718


 아직 달력으론 봄이지만 날씨는 이미 여름이라, 호러 소설과 만화책을 찾아 서점을 돌아다니곤 하는데요.(아마 저처럼 호러 좋아하시는 분들은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네요) 게다가 제가 좋아하는 만화 작가 이토 준지가 키워드라니?! 환괴지대랑 토미에 만화책을 개인소장해서 보고 싶을 때마다 보곤 하거든요. 키워드만 봐도 <나의 집이 점잖게 피를 마실 때>가 과연 어떤 스토리일지 궁금해 집니다.


 예전과 달리 공포소설이 다양해지는 걸 느껴요. 예전엔 귀신이나 좀비만 나오면 공포, 호러라고 느끼곤 했는데. 지금은 사회의 어두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인간의 무서움을 느끼게 해 주기도 하고요. 재미만 있는 게 아니라, 요즘엔 작가의 의도도 느낄 수 있는 작품이 더 끌립니다.


 표지도 신비로우면서도 기묘해 보여서 내용이 더욱 기대가 되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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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사로잡는 말센스의 비밀 - 모르니까 서툴 수밖에 없는 이들을 위한 대화의 기술
장차오 지음, 하은지 옮김 / 미디어숲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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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안녕하세요, 책을 처방해 드립니다. 오늘은 무슨 일로 오셨나요?

가와카미 : 현재 살인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형사 입니다. 사건과 관련된 비밀스러운 인물을 찾고 있는데요. 그 사람을 알 법한, 카페 사장님과 저번에 대화를 나누었는데..생각보다 정보를 많이 캐내지 못 했어요. 사장님이 빈정거리는 말투이셔서 우선 환심을 사려 했는데..

리뷰 : 아하, 똑같은 단어를 써도 말센스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대화 흐름이나 결과가 달라지더라고요. 가와카미 님께 오늘 추천드릴 책은 <마음을 사로잡는 말센스의 비밀> 입니다. 이 책의 내용은...


요즘 재미있게 읽고 있는 소설 <클론게임>의 내용(145쪽)을 참고해서, 등장인물과 대화를 나눠보면 어떨까 싶어서 시도해 보았어요~

<마음을 사로잡는 말센스의 비밀>은 대화법, 말센스를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도서인데요. 사례와 '센스 있게' 대화하는 법을 알려주고, 각 내용의 마지막에 '관계를 이어주는 최고의 말센스' 파트로 앞에서 읽었던 내용을 쉽게 정리해주거나 읽을 거리를 더 주기도 하고요.


제가 저 소설책을 읽으며 이 책이 떠오른 이유는, 씁쓸함을 느끼면서도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읽었던 내용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110-117쪽을 간단히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좋은 대화는 두 사람 모두 대화의 '좋은 기운'을 느끼게 한다. 축구에는 전혀 관심 없는 사람이 상대를 위해 억지로 축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위축된다.

상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강박에 무조건 상대가 좋아하는 이야기만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대화가 부드럽게 진행되는 것 같지만, 실제는 다르다. 별 의미 없는 추임새와 말하는 사람 혼자만 신이 나는, 어딘가 균형감이 떨어진, 지루한 대화가 된다. 상대를 배려한다는 차원에서 굳이 자신은 흥미가 없는 이야기에 몰입할 필요는 없다. 차라리 서로 아예 모르는 분야를 이야기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대화를 할 때 서로 즐거움을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게임에 전혀 관심이 없지만, 좋아하는 남자가 자주 플레이하는 게임 영상을 보고 배우려 한다던가, 짝사랑 상대가 좋아하는 연예인에 대해 알아본다던가. 넓고 얕은 지식을 쌓는다는 점은 좋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어요. 그리고 '상대도 내 노력(?)을 알아봐주지 않을까?' 하는 이상한 기대심리까지 생깁니다. 그리고 책에도 나온 내용처럼, 상대가 좋아하는 분야에 대해 아무리 지식을 쌓더라도,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정보만큼 깊지도 못 해요. 그래서 길게 대화를 나누기가 힘듭니다.



말이 있기에 사람은 짐승보다 낫다.

그러나 바르게 말하지 않으면 짐승이 그대보다 나을 것이다.

_사아디 고레스탄


그러고 보니 저희 회사에는, 휴일에 있었던 이야기를 자주 들려주시는 분들이 몇 분 계셔요. 하지만 저는 제 이야기를 굳이 하려 하지 않아요. 일명 '안물안궁'이라고 하죠? 상대방에게 제 개인사는 안물안궁일까봐 이야기를 잘 안 합니다. 웃픈 이야기인 경우, 어쩌면 제 얼굴에 침 뱉는 느낌도 들고요.


대화법 때문에 고민이신 분들이 많으실 거예요.

내 말 때문에 마상(마음의 상처)을 입었다는 지인도 있을 수 있고

또는 무례한 상대에게 한 방 먹이고 싶기도 하고

그런 분들에게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저자의 조언과 노하우를 전달하는 책 <마음을 사로잡는 말센스의 비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싶네요.


<마음을 사로잡는 말센스의 비밀>

저자 장차오

출판사 미디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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