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2월부터 붙잡고 있던 한강 작가님의 4.3 관련 소설<작별하지 않는다>를 오늘에서야 드디어 완독했다. 이렇게까지 완독에 오래걸린 책이 드문데 말이다. 독서 뿐 아니라 여러가지 할 일이 많았다는 것도 한 요인이었겠으나, 초반부의 환상성? 몽환성?이 빠른 일독을 방해한듯도 싶었다. 쉬이 책장이 빠르게 넘어가는 소설은 아니었다.
그러나 경하가 인선의 부탁으로 새를 돌보러 가서 새를 묻어주는 사건 이후 서사는 빠르게 진행된다. 특히 후반부의 내용 중 인선 어머니의 생애가, 그녀가 오빠를 찾아 헤맨 인선 어머니의 자기서사가 참으로 마음 아프고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마지막 <작가의 말>에서 한강작가님은 ‘이것이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이기를 빈다.’고 했는데, 참으로 그렇지 않은가.
행방도, 아니-생사조차 알 수 없지만 한평생을 사랑하며 그린 오라버니의 존재, 너무 작디 작아 자신이 겪은 고통을 겪게 하고 싶지 않았던 딸에 대한 사랑, 4.3으로 인해 오빠와 마찬가지로 교도소에서 복역한 남편에 대한 연민……그리고 1960년대 제주에서 비극을 겪은 그 모든 이들에 대한 깊은 애정과 고민…. 다소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이 소설은 작품 후반부를 읽고 작가의 말에 이르러서야 드디어 너무 지극한 사랑과 슬픔에 이루 형용할 수 없는 어떤 한 작품으로 남는다. 추후 재독하고 싶은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