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대학로 #혜화 #혜화역 #드림아트센터 #은하철도의밤 #미야자와겐지 #공연 #생일선물 #김리현 #정상윤 #조반니 #캄파넬라
평소 보고싶어 하던 공연을, 친구가 생일선물로 예매해준 덕에 2022.01.22 19시 공연을 대학로에서 관람하고 왔다.
관람하고 나오면서야 해당 뮤지컬에 원작 소설이 있다는 소식을 알게 되어 책을 전자책으로 바로 구매했다. 널리 알려진 문학작품이던데, 만 30년을 책 중독자로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책의 세계가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 이런 명저를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 조금 부끄럽기까지 할 정도랄까…
본격적으로 공연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오자면, 우선 내가 좋아하는 뮤지컬 #시데레우스 와 마찬가지로 무대의 배경이 은하, 우주로 구성되어 있어 황홀하고 아름다웠다.
그러나 더욱 아름다운 것은 공연의 서사 내용과 하나하나의 넘버들이었는데,
공연을 보며 떠오른 생각이 있어 휘발되기 전에 적어본다. 조반니에게 그를 위협하는 ‘자네리’의 목소리는 자기비난의 목소리가 아니었을까 싶다. 자기비난의 목소리이자, 분석심리학에 의하면 ‘그림자’로도 표현될 수 있을 것이다.(헤세의 <데미안>에서 크로머와 같은 존재랄까.) 공연 내에서 오르페우스 신화를 인용하면서 ‘의심’하지말라는 부분으로 등장하는데, 결국 조반니의 삶은 아버지(피에르)의 죽음에 대한 그 자신의 죄책감과 사고로 인한 장애 등 일련의 사건으로 인한 열등감을 극복하고 나아가는 자기 수용과 통합의 과정이었다고 여긴다.
조반니가 자기비난의 목소리(자네리가 축제때 했던 말), 그림자의 목소리를 이겨낼 수 있었던 힘의 근원에는 단연 그의 귀한 친구 캄파넬라가 있다. 나는 캄파넬라를 헤세의 <데미안>에 나타나는 , 싱클레어에게의 ‘데미안’과 같은 존재라고 여겼다. 아버지가 선물해준 귀한 친구이자 결국 그는 자기 내면의 또다른 모습이 아니었을까. 아직 원작소설을 읽지 못했기에 확언할 수 없으나 ‘캄파넬라’가 어쩌면 ‘조반니’가 인식하지 못했던 그 내면의 한 부분이라 여겨진다. 결국 조반니는 캄파넬라의 손을 잡고 자아의 수용과 통합을 이루어냈고 그 자신의 ‘미해결 과제’이자 고통을 극복하지 않았던가.
작품의 서사가 전체적으로 그림자의 목소리, 자기비난의 목소리를 이겨내고 결국은 자기통합,자기수용에 이르는 ‘성장서사’의 형태였던지라 성장서사를 좋아하는 내게 있어 더욱 마음에 와 닿았던 것 같다.
마지막 장면에서 피에르가 아들 조반니를 안아주며 재회하는 장면이 무척 뭉클했는데, 고통 속에 살아온 아들이 이제는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자신을 더 사랑했으면 좋겠다는 메세지가 전해져 그러했던 것 같다.
내 삶도, 더 사랑받을 자격이 있겠지..많이 부족한 나 자신이지만, 사랑받아도, 행복해도 되겠지-라는 메세지가 내게도 전해져 따뜻한 느낌이었고, 뭉클했고, 크나큰 지지와 격려가 되었다.
피에르와의 포옹이나 결말부의 자기통합 외, 그리스로마신화를 중심으로 다양한 별자리들의 이야기를 들려준 내용도 인상적이었는데, 특히 파에톤 신화 뒤에 ‘백조자리’의 이야기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기에 더 감동적이었다.
멋있는 작품이지만 생일선물로 이 공연을 보게되어 더욱 귀한 작품으로 남았고, 특히 작품 내용과 메세지가 만 30세에 이르기까지 여러 자기서사를 가져온 내게, 힘을 주는 메세지라서 더욱 가치로웠다.
조반니도, 나도 모두 행복하기를 진실로 소망해 본다.
(넘버가 너무 좋았기에 다시 듣고 싶은데 일단 유튜브로 만족하지만..꼭 앨범 발매가 되었으면 좋겠다. 제작사에 간청드립니다 ㅠㅠ)
마지막으로 헤세의 <데미안>의 한 구절을 인용하며 후기를 마무리한다.
공연 중 어 저거 공연 끝나면 메모해야지 하는 대사(씨앗~~열매 관련 대사였는데..정확한 대사를 아시는 분이 계시면 댓글을 부탁드립니다 ㅠㅠ)가 있었는데 정확히 기억나지 않아 아쉽다.
덧. 글을 쓰다가 원작 소설가 ‘미야자와 겐지’가 교사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소설이 더욱 기대된다.
덧2. 심리학 전공자이지만 당연하게도 작품 해석이 완벽하지 않습니다. 하나의 의견으로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고, 전문상담교사로서, 청소년상담사로서 더욱 깊이 공부해나가겠습니다.
‘완전히 자신 속으로 내려가면…’ 거기서 나는 검은 거울 위로 몸을 숙이기만 하면 되었다. 그러면 나 자신의 모습이 보였다. 이제 그와 완전히 닮아 있었다. 그와, 내 친구이자 나의 인도자인 그와. - <데미안>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