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한 책들의 문화사
고영란 지음, 윤인로 옮김 / 푸른역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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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한 책들의 문화사'라는 대제목만 보고 책을 일기 시작했는데 제목만으로는 전혀 유추할 수 없는 내용이었다. 그나마 '일본제국의 출판자본, 식민지 조선의 출판시장과 만나다.'라는 부제가 어느 정도 책 내용을 설명해준다.
책을 주인공으로 삼아 이야기를 풀어나가고는 있지만 일제시대, 일본과 한국의 다양한 문화, 사상적 배경을 아울러 날카롭게 벼려진 칼끝으로 예술적인 솜씨로 도축하듯 써내려가 글은 감탄이 저절로 나온다.
이런 장르의 책이 있을 수 있구나, 그런데 그걸 이렇게 유려하게 풀어낼 수 있구나 놀랍다.

1920~30년대 지문을 채취하고 불량분자를 관리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게 당시 기술로 가능한 일이었는지 궁금하다.
거대한 힘이 밟아 누를 때, 잠자고 죽어 버리는 게 아니라 억압받고 있음을 상품화하면서 자본을 만들어 내는 힘을 통해, 대항운동을 지속하는 힘이 생성될 수 있음을 논증하려고 했고 그 지점에서 오늘을 살아 가는 힌트를 얻고자 했다는 말이 가장 인상적이다.
단선적이 시선에서만 바라보던 습관에 경종을 울리며 보다 입체적으로 사회를 볼 수 있는 시야를 넓혀주는 멋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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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발견하는 인류학 수업 - 문화인류학으로 청소년 삶 읽기 ㅣ 사계절 1318 교양문고
함세정 지음 / 사계절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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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본인의 시선으로 이해한 내용으로 청소년의 삶에 글을 쓴 것인데, 문화 인류학이 제목에 있고 구성주의, 본질주의 등등의 학문적 용어를 설명하며 굉장히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내용인 것처럼 포장되어 있다.
청소년들이 혼자 있을 때와 무리지어 있을 때 나타나는 특성이 굉장히 다르다는 것, 청소년의 상태를 이해하는 것은 좋지만 그것이 태도로 자리잡도록 허용되는 것은 다르다는 것, 내가 주고 싶은 것을 돈을 써서 주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원하는 것을 마음을 써서 주는 것이 나눔이라는 것, 학교 선생님과 친구들, 학원 선생님과 친구들어 대한 성급한 일반화 등등 이게 무슨 말인가 싶은 내용들이 많다.
서평에 악평을 적기가 쉽지 않지만 객관적인 데이터도 없이 본인이 인터뷰하고 프로젝트 한 멏 몇의 사례로 일반화하여 출판한 책에 당황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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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미에 손을 넣으면 - 제11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작품집 ㅣ 사계절 1318 문고 149
김나은 외 지음 / 사계절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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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한낙원 과학 소설상 작품집을 읽고 있는데 이번 11회 수상작 작품들도 역시 좋다. 

'아가미에 손을 넣으면'이라는 제목을 보았을 때 당황스러웠다. 우리가 아는 아가미는 물고기에 있는 건데 거기에 손을 넣는다고? 으웩! 

물의 행성에 사는 생명체는 아가미로 호흡을 하고 그 숨을 느끼면서 소통하는 방법인 것을 알았을 때, 상대가 호흡하는 그 귀한 부분을 아프지 않게 조심스럽게 손대면서 생명의 흐름을 가만히, 천천히 느끼는 장면이 그려졌다. 마치 잠든 어린아이가 쌔근쌔근하면서 가슴이 오르락 내리락 하고 살짝 벌린 입으로 숨이 드나드는 것을 숭고한 마음으로 지켜보는 것처럼. 

'몽유'에서 로로가 할 수 없는 일이 세탁기 문을 열지 못하는 것이고 그 때문에 내가 마음먹고 응차!하고 힘을 내서 드디어 세탁기 문을 열어야만 한다는 비유가 참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세탁을 마치고 가능한 빨리 세탁기 문을 열어야만 냄새가 배지 않고 그간의 애씀이 헛되지 않게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너무 동떨어져있지 않으면서 기발한 상상력이 반짝이는 다섯 편의 글이 모두 재밌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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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권리는 그냥 얻어진 게 아니야! - 인권을 위해 싸운 7인의 치열한 재판 이야기 ㅣ 모두의 교과서 1
김시은 지음, 달상 그림 / 썬더키즈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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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고 편리를 추구하지만 나와 다른 조건의 사람이 같은 것을 요구하면 그것은 특권이고 혜택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요즘 아이들은 온 가족의 관심을 받으며 자기중심적으로 생활하기 때문에 권리의식이 특별해서 배려나 양보를 어려워한다. 예전에는 이러한 생각이나 행동을 할 때 주변에서 눈치를 주거나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가르쳐 주었는데 요즘에는 쉽사리 누구도 말을 꺼내기가 어렵다. 싸움이나 민원의 소지도 있고 많은 사람들이 이기주의, 개인주의 성향을 드러내며 사회 분위기가 되어 버리니 각자 자기 것만을 챙기는 분위기가 팽배해진 것 같다. 

이런 와중에 "우리의 권리는 그냥 얻어진 게 아니야!"는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좋은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책이다. 아동 인권, 노예 인권, 흑인 인권, 장애인 인권, 여성 인권, 종교인 인권, 디지털 인권에 해당하는 실제 사례를 소개하며 이에 대한 재판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관련한 다른 사례는 어떤 것이 있는지를 아주 잘 연결 지어 쉽게 설명하고 있다. 비단 어린이, 청소년뿐만 아니라 어른들이 읽어도 너무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어떤 배경을 통해 우리가 사는 세상의 인권 존중의 귀한 규칙들이 생겨났는지 알게 되면서 상식도 넓히고 인권 감수성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누려온 많은 법과 규칙들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고, 당시에는 너무나 높은 벽이어서 감히 깨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못하면서도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기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하신 여러분들께 감사한 마음이 든다. 덕분에 나도 인권 감수성을 높여서 우리 사회 인권이 부족한 부분은 없는지 주의를 기울이고 사회적 약자와 함께 연대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인권을 확대하려는 노력에 더욱 힘있게 함께 할 수 있게 되었다. 

강하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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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인은 205마크입니다 ㅣ 사계절 1318 문고 148
조은오 지음 / 사계절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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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밝혀지지 않은 가제본 책으로 버블을 읽고 완전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그 작가가 이 책의 저자라니..
오~ 조은오 작가~ 이름을 기억해야겠다. 개연성있게 이야기를 잘 풀어내고 사회에 대한 따뜻한 시선, 훌륭한 은유가 느껴지는 좋은 작품을 만든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이라는 것은 아무 이유없이 남을 도울 수 있는 존재라는 전제가 좋다. 요즘의 나의 화두인 <인류애 풀충전>을 공유하고 있어 좋다.
편집자의 글이 참 촣았다.
"[약한 지구인과 강한 목성인, 돈 많은 목성인과 돈 없는 지구인은 날 때부터 정해져 있으니 그걸 애써 바꾸려 하면 나만 힘들다고요. 나는 지구인이니까 이 모든 걸 받아들여야 한다고요.] 여기서 지구인의 자리에 '사람'이라는 말을 넣으면 어떨까요? '청소년'은 아니면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어떤가요?"

[어렵더라도 옳은 일을 하자고 속삭이는 목소리가요. 그것이 순진함이나 미숙함이 아니라 정의를 바라는 양심이라는 걸 기억한다면 우주 대혁명도 가능할거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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