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한 책들의 문화사
고영란 지음, 윤인로 옮김 / 푸른역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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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한 책들의 문화사'라는 대제목만 보고 책을 일기 시작했는데 제목만으로는 전혀 유추할 수 없는 내용이었다. 그나마 '일본제국의 출판자본, 식민지 조선의 출판시장과 만나다.'라는 부제가 어느 정도 책 내용을 설명해준다.
책을 주인공으로 삼아 이야기를 풀어나가고는 있지만 일제시대, 일본과 한국의 다양한 문화, 사상적 배경을 아울러 날카롭게 벼려진 칼끝으로 예술적인 솜씨로 도축하듯 써내려가 글은 감탄이 저절로 나온다.
이런 장르의 책이 있을 수 있구나, 그런데 그걸 이렇게 유려하게 풀어낼 수 있구나 놀랍다.

1920~30년대 지문을 채취하고 불량분자를 관리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게 당시 기술로 가능한 일이었는지 궁금하다.
거대한 힘이 밟아 누를 때, 잠자고 죽어 버리는 게 아니라 억압받고 있음을 상품화하면서 자본을 만들어 내는 힘을 통해, 대항운동을 지속하는 힘이 생성될 수 있음을 논증하려고 했고 그 지점에서 오늘을 살아 가는 힌트를 얻고자 했다는 말이 가장 인상적이다.
단선적이 시선에서만 바라보던 습관에 경종을 울리며 보다 입체적으로 사회를 볼 수 있는 시야를 넓혀주는 멋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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